축산업 발전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대(大)동물 수의사'가 사라지고 있다. 업무 강도가 높으나 소(小)동물에 비해 급여가 적고, 농장이 대부분 농촌에 위치해 젊은 수의사들이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동물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대동물수의사를 '공수의사'로 의무등록하는 등 양성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120(소 번호), 임신이요 19일 오전 8시께 찾은 화성시 장안면의 한 젖소농장. 권순균(57) 홍익동물병원 원장을 비롯한 3명의 대동물수의사가 젖소 120여 마리의 상태를 살폈다. 수의사 2명은 소의 머리와 꼬리 부분을 잡고 임신 여부를 감정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정기검진일마다 수의사들은 농가가 일정한 착유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젖소들의 임신을 감정하고 수정을 돕는다. 권 원장과 같은 대동물수의사들은 정기적으로 대동물을 관리하고 난산 등 응급상황에 대처하며 축산업 발전의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필수인력'인 대동물수의사는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수의사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경기도의 등록 수의사는 3천880명이지만, 대동물수의사는 이중 약 4%인 165명뿐이다. 수의사들은 대동물 대신 반려동물 등
80년 만에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경기도 도심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는 반복되는 도시 홍수의 원인으로 빗물이 지하에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률'을 지목한다. 지표면이 콘크리트·아스팔트 등으로 덮여 배수가 어려운 도심이 특히 호우에 취약하다는 것인데, 곳곳에 '투수 블록'을 설치해 빗물을 저장할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는 11일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도로 침수 171건, 주택·상가 침수 156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도심 지역의 침수 피해가 컸다. 지난 8일 부천시의 한 병원·식자재마트 건물 지하 1~2층이 침수됐다.(8월9일 인터넷보도=[현장르포] "피해 금액만 7억원… 자연재해라 보상도 없고 막막") 이 사고로 환자와 의료진들이 불편을 겪었으며 약대오거리 도로는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같은 날 고양시 탄현동 먹자골목 인근과 도로 5개소가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됐고 상가 10곳이 침수돼 영업을 하지 못했다. 광명은 지난 10일 오전 호우경보가 해제되기까지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총 341건의 피해가 접수됐으며, 1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콘크리트·아스팔트 덮여 '불투수 면적'
연평균 5천600억원 예산이 책정된 경기도교육청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된 정황이 확인됐다. 2021년부터 2022년 사업대상으로 선정된 사립학교 15개교(18개동) 평가가 고작 두 달 만에 끝났고, 개축이냐 리모델링이냐를 가른 평가가 2명에 의해 20일 만에 이뤄졌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연평균 '5600억 예산' 투입 불구 2명이 20일만에 15개 학교 평가 벽과 바닥에 균열이 가득한데 리모델링이라니 대체 어떻게 이런 평가를 받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올해 개교 48주년을 맞은 평택 진위고등학교의 A동은 2021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대상교로 선정됐다. 200명이 넘는 학생과 교사들이 사용하는 A동은 건물 곳곳이 갈라지고 천장 사이로 건물의 골격이 보일 정도로 낡았지만 개축이 아닌 리모델링 판정을 받았다. 새로 짓지 않고 고쳐 쓰라는 것이다. 지난 2일 찾은 진위고 A동 교실 내부의 아스팔트 구조물은 깨져 있었으며 바닥과 벽 곳곳에 균열이 가득했다. 건물이 기울었다는 점검 결과도 있을 정도다. 진위고 관계자는 "건물이 오래돼 아직도 교실마다 아스팔트 교단이 있는데, 학생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다 없애야 한다. 정밀점검에서 건물이 2도 정
40년 동안 마약전과 9범 이력을 쌓았다. 죽는 순간까지 이별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마약을 끊을 수 있었던 건 그의 곁을 지켰던 사람 덕분이었다. '마약 같다'는 표현이 있을 만큼 끊기 어려운 마약에 작별을 고한 경기도 다르크 임상현(71) 센터장은 이제 중독자들에게 "마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의지를 전한다. 임 센터장은 17살부터 마약을 시작했다. 학교 선배와 친구의 권유로 처음 시작한 마약을 50대 후반이 될 때까지 끊지 못했다. 그는 "약이 주는 쾌락이 나를 사로잡았다. 끊으려고 마음을 먹기까지 10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17살부터 손대 '40년간 전과 9범' 치료 도운 아내 직접 신고해 수감 "끊게 해달라 간절히 기도" 울먹 가정 피폐… 50대 후반에야 끊어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가라오케 등 사업을 하며 부를 축적했지만 마약은 번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단약 3년 뒤, 8년 뒤 끊은 줄 알았던 마약에 다시 손을 댔다. 마약중독에 도박, 알코올 중독까지 더해져 가세는 기울었다. 그 사이 모델 출신의 아내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쓰레기를 주웠고 두 아들은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원에 가는 대신 고깃
생활 속으로 파고든 마약범죄가 40% 이상의 높은 재범률을 기록하며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작 마약중독을 치료하고 예방할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지난 2020년 1만8천50명, 2021년 1만6천153명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7천212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드러나지 않은 암수범죄까지 포함하면 마약사범은 이보다 10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UN은 인구 10만명 당 20명 미만의 마약사범이 존재하는 국가를 '마약청정국'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마약청정국 기준선인 1만명(10만명당 25.2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사상 최대인 1천295㎏의 마약이 압수되기도 했다. 경기지역에서도 마약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광주에서 마약에 취한 운전자가 차를 몰다 편의점을 들이받아 3명이 다쳤으며(5월 27일자 보도=[단독] 차로 편의점 돌진 20대… 체포 당시 "나 마약했다"), 지난 9일 포천에서는 마약 지명수배자가 음주운전 의심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마약 범죄 건수는 지난 2016년 1천512건에서 2020년에 2천430
간판을 읽을 수가 없어요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간판을 읽을 수가 없어요.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경기도내 중국인 밀집지역에 한글을 표기하지 않은 한자 간판들이 즐비하지만 지자체가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간판에 외국 문자를 표기할 때 한글을 병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자 간판이 가득해진 중국인거리에 한국인들의 발길은 끊어져 고립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인 밀집지역 한국인 발길 뚝 한글 병기 없는 옥외광고물 즐비 원곡동 가게 메뉴판도 한자 도배 지난 13일 오전 찾은 안산 원곡동. 한글 표기조차 하지 않은 한자 간판들이 곳곳에 보였다. 메뉴판마저 한자로 쓰여 있어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알기 어려웠다. 사진을 통해 어떤 음식을 파는지 짐작하거나, 한자 옆에 붙은 가위 표시를 보고 미용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가게 안은 물론 거리에서도 한국인을 찾기는 어려웠다. 같은 날 오후 찾은 수원 고등동도 상황은 비슷했다. 안산보다는 한글을 병기한 간판이 많았으나, 대부분 조그만 글씨로 쓰여 있었다. 간판, 메뉴 모두 한자로 표기됐으나 '각종 모임', '단체석 완비' 등만 한글로 표기한 가게도 보였다. 한국
버스 파업을 매개로 한 노사의 협상(4월27일자 7면 보도='불씨' 남긴 버스 파업 협상… 민영제 노선 결렬땐 재점화) 결과, 서울·부산 등 타 지자체는 합의에 도달했지만 경기도는 결과를 유보했다. 이 차이의 배경에는 경기도의 '부분 준공영제'와 '적자노선'이 있다. 28일 버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버스의 20%인 2천88대는 준공영제(광역버스), 80%인 8천210대는 민영제(시내·시외버스)로 운영된다. 민영제 노선 버스 운전기사들은 격일제 근무로 하루 17~18시간 장시간 운전을 하고 있어 경기지역 버스노조는 준공영제를 도입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도입 전까지는 1일 2교대제 전환을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전일제로 일해 피로도가 높아 사고위험 역시 높고, 근무강도에 비해 임금은 낮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민영제 노선 외 준공영제 노선 운전기사들 역시 서울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다. 이번 협상을 통해 서울이 5% 인상 합의를 이뤘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경기도 준공영제 노선과의 임금 격차는 기존 14.4%에서 17.5%까지 벌어진다. 준공영제가 아닌 도내 민영제 노선과 서울을 비교했을 때, 임금이 낮은 수준인 도내 민영제 노
경기도 대학에 때 아닌 삭풍이 불고 있다. 미달사태를 피하지 못한 경기도 대학들이 모집인원을 감축하거나 학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더 이상 지방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연령 인구(만18세)가 입학정원에 미달하기 시작하며 전체 대학의 신입생 미충원 인원이 4만명을 넘었다. 학령인구는 2024년도까지 급격히 감소해 미충원 인원이 1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전국 대학 미충원 4만 넘어 학령인구 감소로 10만명 전망도 도내 대학들 역시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미달 사태에 각 대학은 모집인원 감축, 학과 구조조정 등에 나서며 자구책을 찾는 모습이다. 화성 신경대학교의 신입생 충원율은 2019년 89.2%, 2020년 65.4%, 2021년 28.9%로 감소 추세다. 몇 년째 미달사태가 발생해 2021년 미달 인원이 2023년으로 이월되기도 했다. 신경대 관계자는 "인원이 많으냐 적으냐의 차이지, 몇 년째 계속 학생이 미달되고 있다"며 "일부 학과의 개편안을 담은 2023년 모집 계획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양평 아신대학교 신입생 충원율 역시 202
수원에 들어설 '미래형 통합학교'의 개교가 중앙투자심사 효력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늦춰지자 주민들이 '사업 좌초'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18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미래형 통합학교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중장기 역점사업으로 학교 건물이나 운동장을 공유하는 방식을 넘어 학년 간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새로운 방식의 학교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1339번지에 수영장, 평생학습교육관 등 복합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미래형 학교(초·중)는 지난 2020년 2월과 6월 각각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설립이 본격화됐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용도가 완화되며 지난 9월 현대산업개발이 학교복합화시설 275억원을 기부채납하기로 결정됐다. 미래형 학교는 당초 2023년 3월 개교 예정이었으나 2024년 3월로 한 차례 개교 시점이 미뤄졌다. 그러나 아직 설계조차 끝나지 않아, 2024년 3월 개교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투자심사 효력 기간인 3년(2023년 2월)이 지나기 전 착공하지 못하면 다시 심사를 받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수원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미래형 학교의 설계는 올해 10월 중 완료되며, 내년 1월 말 착공에 들어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학생용 스마트단말기 보급사업'이 관리부실 비판에 직면했다.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내 학생들에게 스마트단말기(태블릿PC)를 보급하고 있지만 관리시스템이 없어서다. 기기분실·파손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일선 학교에선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작년 이어 올 24만5천대 지급 계획 2026년까지 도내 모든 학생에 보급 2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학생용 스마트단말기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오는 2026년까지 도내 모든 학생들에게 스마트단말기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교육청은 지난 해 1천818억원, 올해 1천42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학생들에게 스마트단말기를 보급하고 있다. 올해는 도내 초5·중1·고1 학생에게 24만5천여대의 스마트단말기를 지급할 예정이다. 기기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관리시스템은 마련되지 않아 학교현장에서는 "보급 후 대책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내 한 중학교 교사 황모씨는 "파손, 고장, 분실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어디서 AS를 받아야 하는지, 교사가 맡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