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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초록의 바다가 부른다

[강원의 맛·지역의 멋]숨·명·찾 가이드 (5) 여름 빛깔 ‘강릉 경포'

 

 

자연의 보고 경포가시연습지
초록 물결 메타세쿼이아길
라이딩·산책하며 힐링 만끽

 

손 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햇볕의 밀도가 높아지는 계절, 초여름 온기를 머금은 호수는 여름 빛깔로 물들고 강릉 경포의 바람은 어디선가 날아온 새소리를 실어나른다.

경포대 주차장에서 운정교를 따라 달리는 풍경은 온통 초록빛이다. 나뭇가지는 여름 온기를 따라 진한 연두색으로 여물고, 호수만큼 넓은 갈대밭 뒤로는 끝없이 이어진 메타세쿼이아길이 초록 바다를 만들었다. 2년만의 수학여행을 맞이한 중학생 무리의 눈에는 초록빛 청춘이 어리고, 유모차를 타고 지나가는 아기의 눈에도 유록색 자연이 한 움큼 담긴다. 빨간 개양귀비도 거대한 초록 물결 아래 보송보송한 머리칼을 늘어뜨린다.

온통 초록으로 빛나는 강릉 경포가시연습지는 시민들에게는 시원한 그늘과 아름다운 자연을, 삵과 너구리, 수달에게는 살 곳이 돼 주는 고마운 곳이다. 바다 뒤에 숨겨진 작은 명소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7년간의 생태복원 사업 끝에 7과 237종의 식물, 42과 152종의 조류, 52종의 어류 이웃을 품게 된 도심 속 ‘자연의 보고'다. 도로변에서 자전거를 한 대 빌려 넓은 호수를 따라 정신없이 페달을 밟다 보면 일상의 시름도 짭조름한 바닷가 공기에 어느샌가 녹아버리고, 자연에 대한 감사함이 마음 한 곳에서 차오른다. 자전거가 지나가는 도로를 따라 수달을 조심하라는 팻말이 붙어 있으니, 운이 좋으면 수달 친구와 조우할 수 있겠다.

7월에는 전설의 식물인 ‘가시연'이 개화하는데, 진흙탕 속에서도 때 묻지 않고 분홍, 하양 꽃잎을 보여준다. 아직 가시연이 꽃을 피우지 않을 시기라 뜨거운 햇살과 물속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기만을 기다리며 자라고 있겠구나 생각하면 어느샌가 보는 사람의 마음속에도 부처의 염화미소가 피어난다. ‘그대에게 행운을'이라는 꽃말과 함께 활짝 필 가시연을 기다리며 올여름엔 이 초록의 품에 안겨보는 것은 어떨까.

글=박서화·이현정·김현아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