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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다시 돌아온 송광사 불화·불상 ‘그리운 만남’

유출됐다 돌아온 유물들…송광사 성보박물관 8월 15일까지 특별전
‘삼일암 지장시왕도’, ‘묵암당 진영’ 등…‘국보 화엄경변상도’ 모사본도

 

도난 등 유출됐다 송광사에 돌아온 불화, 불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지난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해송불교미술원이 실시한 ‘국보 화엄경변상도’ 모사가 완료돼 송광사로 회향했는데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도 함께 열리고 있어 의미가 더욱 깊다.

송광사 성보박물관(관장 고경스님)은 오는 8월 15일까지 ‘그리운 만남,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770년 조성된 ‘화엄경변상도’는 지상과 천상 7곳에서 9번 설법한 ‘화엄경’의 내용을 압축, 묘사한 그림이다. 모두 아홉 차례 설법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했다. 18세기 말 작품임에도 불·보살상의 형태는 단정하고 정연해 당대 최고 불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9년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될 만큼 귀중한 자료다. 모사본 ‘화엄경변상도’는 불화의 원형을 그대로 모사하면서 부분적인 복원을 더했으며, 향후 원 봉안처인 화엄전에 봉안될 예정이다.

현재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유물 중에는 도난 등으로 유출됐다 돌아온 성보 외에도 기증과 매입 등을 통해 받은 유물이 적지 않다.

1810년 5월 함경도 덕원권 묘적암에서 조성된 뒤 적조암에 봉안한 ‘지장시왕도’는 한암 경은과 문변 스님이 그렸다. 그러나 1912년 ‘지장시왕도’와 ‘금동여래좌상’이 함경도 원산의 본원종 분원으로 옮겨 봉안됐다가 일본으로 유출됐다.
 

이후 불화를 소장하고 있던 일본 진종대곡파 이각사 주지 하세 요시오스님은 불상과 불화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봤고, 인연이 있는 봉안처를 찾았다. 당시 송광사 율원 율감인 지관(智觀) 스님과의 인연으로 지난 2000년 불화와 불상이 송광사로 기증됐다.

지난 1991년 도난당한 ‘삼일암 지장시왕도’도 지난 2014년 6월 회수돼 2017년 4월 송광사로 무사히 돌아왔다. 1780년에 조성한 송광사 16국사 진영을 그린 송계당 쾌윤(快潤)이 1765년 순천 선암사에서 그려 삼일암에 봉안됐다. 녹색 채색이 두드러진 이 불화는 지상보살의 오른쪽 무릎에 연꽃 혹은 복주머니처럼 도드라지게 그려진 갑대가 인상적이다.

지난 2017년 일본에서 들어온 ‘묵암당 진영’은 1920년대 일본 교토박물관의 한 전시회에서 ‘조선 승려의 초상화’로 출품됐다. 2017년 동국대박물관 특별전에 공개된 이후 같은 해 12월 일본 소장자와의 협의를 거쳐 송광사로 돌아왔다.

 

 

 

묵암 최눌(默菴 最訥)스님은 조선후기 대표적인 학승으로 화엄학의 대가로 유명하다. ‘제경회요(諸經會要)’, 시문집 ‘묵암집(默庵集)’ 등 문헌을 남겼으며 비와 부도는 지금도 송광사에 남아있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 시대 스님 진영은 대부분 19세기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묵암 대사를 눈앞에서 마주한 듯한 생생한 표정은 물론 신체 비례가 자연스러운 면이 눈에 띈다.

지난 2020년 6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해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다 발견한 ‘치성광여래도’ 도 볼 수 있다. 화기 앞부분에 적힌 제작 연도와 봉안 사찰명이 훼손돼 있었지만 종단에서 불화의 화풍과 남아있는 화기를 분석해 송광사 청진암에 봉안됐던 불화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광사 불조전 보수공사(1969~1970년) 과정에서 사라졌던 불조전 53불도 가운데 2폭의 ‘오불도’도 감상할 수 있다. 1폭은 1970년대 인사동 골동품점으로 흘러 들어가 당시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씨가 구입했다. 이후 1985년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오불도’도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고, 2014년 마티엘리씨는 ‘오불도’를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이 박물관에 있던 한국 문화재를 조사하던 중 그 실체를 확인했고 2016년 12월 마침내 송광사로 돌아오게 된다.

지난 2021년 12월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나머지 ‘오불도’ 1점은 1990년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협의를 거쳐 장기 대여 형식으로 ‘오불도’를 올해 3월 모셔와 이번 전시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