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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고물가·경기침체 … 추석 밥상 화두는 ‘민생’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
고단한 일상에 ‘정치 무관심’
지역 정치권에 실망 고착화
국회의원 현수막 크게 줄어
“잘 쉬고 갑니다”

 

 

나흘 간의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마무리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추석이었던 만큼 3000만 명의 귀성객들이 고향과 가족·친지를 찾아 민족 대이동을 했다. 그래서 인지 이번 추석 연휴는 더욱 뜻 깊고 소중한 명절의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이러한 명절의 소중한 기분도 잠시 뿐,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고단한 일상과 태풍 피해가 추석 밥상머리 화제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근심과 걱정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지만, 유가와 환율·금리 등 삼중고로 인해 민생 회복은 더디기만 한 탓이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다 금리 인상마저 겹쳐 빚을 갚아야 하는 가정과 기업에서는 삼중고, 사중고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햅쌀 수확철을 맞아 쌀값을 걱정하는 농심도 우울하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주부 장모(54)씨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명절로 3년 만에 갖는 가족·친지들의 모임에 맞춰 음식 장만을 하는데, 최악의 먹거리 물가에 너무 놀랐다”면서 “친지들끼리 대부분의 시간을 앞으로 민생 경제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51)씨는 “민생 경제가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텨야 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불안하고 막막한 상황이라는 것이 대다수 친구들과 후배들의 걱정이었다”면서 “정치권에 큰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정치권이 현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 회복을 위해서는 협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정치권에 대한 냉랭한 민심은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1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추석 연휴 민심은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 전반에 대한 냉소적 분위기가 컸지만 호남 민심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민생의 현장에서 치열함을 보이지 않았고 과감한 정치적 도전과 응전의 모습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또 결집보다는 각자도생에 안주하면서 ‘호남 정치의 실종’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여전히 죽기살기식 정쟁 대결만 하고 있는 여야 정치권과 호남 민심 눈높이에 맞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냉랭한 반응이 주를 이룬 것이다.

현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 ‘민생’을 외치고는 있지만, 실상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로, 날을 세우고 있는 모습에 지역 민심은 더욱 정치권을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을 위로하고 민생을 돌봐야 할 정치권이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질만 하고 있는 모습에 정치권이 앞으로는 더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조차 갖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등을 거치면서 지역 민심은 정치에 대한 실망을 넘어 무관심으로 방향을 튼 상태여서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의 쇄신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민심을 반영하듯 명절 때면 거리 곳곳에 나붙었던 지역 국회의원들과 지방의원들의 명절 인사를 위한 현수막도 이번 추석에는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 정치인들이 민생의 현장에서 치열함을 보이지 않았고 과감한 정치적 도전과 응전의 모습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이 대체적이었다”면서 “무엇보다 지역 정치권이 결집하기 보다는 1년 6개월 뒤에 치러지는 차기 총선을 위해 각자도생에 안주하면서 ‘호남 정치의 실종’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석 연휴기간 형성된 바닥 민심은 오는 2024년 총선까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지역 정치권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 모두 과오를 반성하고 지역민의 생각과 바람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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