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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문화전당 ‘미디어 월’ 존치 방안 찾아야

2017년 설치…전당 랜드마크 역할
5·18 콘텐츠 등 홍보 플랫폼 인기
옛 도청 복원사업으로 철거 위기
시민단체 등 “창의적 보존” 목소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랜드마크이자 ACC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시민에게 알리는 채널 역할을 해온 ‘미디어월’은 미디어아트창의도시 광주가 보유한 중요한 문화자산이다. 특히 주말이면 ACC 아시아문화광장과 상상공원 일대에는 미디어월에서 상영하는 오월 콘텐츠와 문화전당이 창·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보기 위해 젊은이들이 붐빌 만큼 인기가 높다. 또한 5·18이 미래세대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이라는 점에서 미디어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의 변수였던 사업비 증액을 위한 타당성 재조사가 완료되고, 2023년 예산이 반영돼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둔 상황에서 미디어월 철거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옛 전남도청 복원 정신도 살리는 한편 플랫폼으로서의 전당의 홍보효과, 시민들과 소통하는 ‘창’으로서의 기능 등을 다각도로 감안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까지 미디어월이 문화전당의 구조상 건물 대부분이 지하에 있는 단점을 보완하는 상징물로서의 기능 외에도 ACC가 창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문화 랜드마크임을 감안하면 존치를 주장하는 문화계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26일 광주문화도시협의회가 ‘옛 전남도청 원형복원! 미디어월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세미나실에서 시민사회 집담회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 이번 집담회에는 각계의 단체가 참여해 미디어월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특히 미디어월 철거 여부를 둘러싸고 지역사회에서 마련한 첫 공론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집담회에서 홍성칠 옛 전남도청원형복원 범시도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복원사업 경과 및 향후 계획, 미디어월 현재 상황 및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홍 위원장은 “대책위에서는 최후 항쟁지로서 옛 전남도청(경찰국) 모습이 온전히 드러나지 못하는 상황과 후면의 항쟁 흔적과 수많은 이야기가 사장된다는 점을 우려했다”며 “지난 2020년까지는 철거 입장이 명확했지만 이후 전당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구조물은 철거하되 미디어월을 없애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의 입장은 철거라는 논점보다는 미디어월의 위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설치하자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정부분 복원 대책위의 견해와 유사한 면이 있다.

임성환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장은 “복원대책위가 주장했던 철거 의미는 경찰국 본관이 80년 5월 27일 계엄군 진입 시 총격을 받은 장소로, 향후 탄흔 보존처리와 전시도 해야 하는 상황 등을 반영한 관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콘텐츠의 홍보 플랫폼이라는 문화전당의 관점도 충분히 이해된다. 다만 미디어월을 철거한다는 방침보다는 다른 쪽 방향이나 위치를 옮겨 설치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임 추진단장은 “이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했고 관련 예산 43억원을 확보했다”며 “복원의 방향성도 살리고 전당의 플랫폼 기능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려해 시민사회의 해법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문화전당은 가능하면 현재 위치에서 높이나 디자인 등을 달리해 미디어월을 존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디어월로 인해 향후 복원공사가 지연되거나 지역사회가 분열되는 것은 원치 않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강현 전당장은 “현재 원형을 그대로 존치해야 한다는 원칙은 아니다. 높이는 낮춰서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현재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 설치한다면 빛의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전제 하에 도청 측면이든 전당 내 다른 에어리어 부분에서든 설치 여부에 대한 논의 및 수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담회에 참석한 시민사회도 철거와 존치, 이전 등 각기 의견이 달랐다. 박홍근 포유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꼭 철거만이 대안인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는 것처럼 관점을 달리하면 미디어월은 철거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정도 시설로 옛도청 일원의 이야기와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엄수경 광주전남문화유산연대 공동대표는 미디어월이 그 자리가 아니어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점을 견지했다. 그는 “미디어월이 현 자리에서 5·18 정신을 소통하게 하는 창인가를 깊이 숙고해야 할 때”라며 “현 위치에서의 미디어월의 존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