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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버스에서 ‘노 마스크’ 아직은 눈치 보여요”

2년 5개월 만에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해제 첫 날 풍경
코로나 걱정 여전하고 미세먼지에 승객들 대부분 마스크 착용
“벗고 나니 홀가분” 소수 그쳐 …기사들 “강요 안해도 되니 좋아”

 

“아직은 ‘노 마스크’가 어색하고 눈치 보여요. 대중교통에는 여러 사람이 몰리니 코로나 감염 걱정도 있고, 요즘 미세먼지도 심하니 그냥 마스크 쓰고 버스 타려고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0일 광주시내 버스와 택시, 지하철에서 만난 시민들은 아직 대다수가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2020년 10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지 2년 5개월 만의 해제지만, 시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남아있다며 불안한데다 다른 사람 눈치가 보이고, 최근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등 이유로 쉽게 마스크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었다.

20일 광주시 서구청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강수진(여·23)씨는 평소처럼 마스크를 쓴 채로 나주행 버스에 올랐다. 강씨는 “혹시나 방심했다가 코로나19에 걸릴지 몰라 마스크를 벗지 못하겠다”며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될 때 까지는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닐 생각이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곳에서 만난 김모(30)씨는 마스크를 홀가분하게 벗어던지고 버스를 탔다. 김씨는 “마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며 “당당하게 마스크를 벗고 버스를 타니 숨쉬기도 편하고,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도 없어 좋다”고 웃었다.

김윤명(22)씨도 친구를 만나러 충장로로 가는 길에 마스크를 벗어 손목에 걸어둔 채로 버스에 올랐다. 김씨는 “비염이 심해서 그동안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타는 게 답답하고 괴로웠는데, 이제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안 써도 되니 상쾌하다”며 “아직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데, 다행히 종식되는 분위기라 걱정 않고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 때문에 불편했던 마스크를 벗어던져 홀가분하다는 이도 있었지만, 반대로 호흡기 질환 때문에 쉽사리 마스크를 벗지 못하겠다는 이도 있었다.

두암동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탄 A(73)씨는 “호흡기 건강이 좋지 않은데 그동안 마스크를 쓰면서 아픈 것도 줄었고 걱정도 줄었다”며 “요즘 미세먼지도 심하니 당분간은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탈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하철 승객들 또한 대다수가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였다. 이날 오전 상무역에서 출근 지하철을 탄 김모(31)씨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길래 마스크를 집에 두고 출근했는데, 지하철 승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 당황스러웠다”며 “괜히 다른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라고 눈치를 주는 것 같아 불편한 마음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건 버스기사 및 택시기사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은 아직 마스크를 벗고 일하기엔 눈치가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택시기사 정찬주(63)씨는 “오후 1시께부터 3시간정도 운전하면서 손님 6명을 태웠는데,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분위기가 이러니 나도 섣불리 마스크를 벗고 운전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마스크를 쓰고 운전하는 게 익숙해지기도 했고, 혹시 손님에게서 감기라도 옮을지 모르니 일단은 마스크를 계속 쓰고 일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광산구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차학선(67)씨는 “20일 하루 300여명 승객들이 버스를 탔는데, 그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3~4명 수준이었다”며 “그래도 마스크를 안 쓰고 버스를 타려는 승객에게 ‘마스크 써 달라’고 싫은 소리 할 필요가 없어진 것만으로도 부담감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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