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매일신문) 대구 지역 건설업계 격앙 "市 발주 공사 마저 외지로 넘어가나"

'100% 지역 업체 선정 협약 지켜야'..상화로 입체화 사업 하도급 두고 지역 건설업계 반발
일부 공정 설명회 자리에 외지 업체 4곳 참석해 논란
지역 업계 "하도급 100% 준다는 협약 깨는 짓" 비판
"대구시가 협약 이행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 커져

 

지역 업체에 상화로 입체화 사업의 하도급을 맡긴다는 협약이 유명무실해질 조짐을 보이자 지역 건설업계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사를 발주한 대구시가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상화로 입체화 사업 하도급 공사를 두고 지역 건설업계가 분노하고 있다. 28일 코오롱글로벌㈜이 마련한 '상화로 공사 종점·나들목 부근 개착부 공사 입창 설명회' 자리에 지역 업체 2곳 외에 부산 1곳, 서울 3곳 등 외지 업체 4곳이 참석한 게 기폭제가 됐다. 지역 업체에 100% 하도급을 주겠다는 협약과는 달리 외지 업체도 경쟁에 참여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지역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황당하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대구에서 일감이 줄어드는 판에 대구시가 발주하는 대형 관급 공사마저 외지 업체에 넘어가는 게 이해할 만한 일인지 의문"이라며 "최저가 입찰을 하더라도 지역 업체끼리 경쟁하도록 해야 협약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B업체 대표도 협약은 휴지 조각이 된 거나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수·특허 기술이 필요한 공정이 아니라 협약 예외 사항에도 해당되지 않는데 외지 업체를 끌어들이는 건 협약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하차도, 지하터널 공사 실적이 있어야 한다는데 우린 이 요건을 충족했다.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한다"며 "지금처럼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행동을 좌시하면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제기하고 협약을 이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사에 참여하진 않지만 지역 건설업계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협약을 했으면 당연히 지켜야 한다. 지역 업체를 적극 활용하는 게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다른 지역은 이런 경우 현장 공사는 물론 광고 분야에서까지 지역 업체를 쓰라고 압박한다. 대구시가 이대로 두고 봐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역 건설업계가 모인 단체들도 코오롱글로벌 측 행위를 질타하고 있다. 최종해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은 "최근 대구시가 지역 건설업계에 힘을 실어주겠다면서 지원 계획을 세웠다는 소식이 들려 반가웠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약속을 무시하게 내버려둬선 안된다. 건설업이 지역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큰 만큼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2021년 당시 협약식에 참석했던 김석 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의 말은 더욱 직설적이다. 김 회장은 "이런 행태는 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것이고 대구시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큰 기업이 이렇게 옹졸한 모습을 보인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큰 기업답게 약속을 지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