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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정론직필 71년…지역민과 함께 ‘100년 신문’ 밝힌다

광주일보가 걸어온 길
4·19, 5·18 등 격동의 시대
애환 함께 한 호남역사 산증인
시대 변화 이끄는 다양한 기획물
근현대사 재조명·지역 발전 견인
호남예술제·3·1절전국마라톤 등
문화 창달·지역 인재 키우기 앞장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정론을 편다’는 가치를 고수하며 호남 대표 일간지로서 위상을 지켜 온 광주일보가 올해로 창간 71주년을 맞았다.

광주일보는 ‘불편부당의 정론을 편다. 문화창달의 선봉에 선다. 지역개발의 기수가 된다’는 3대 사시(社是)를 걸고 격동하는 현대사를 헤쳐 오면서도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호남의 역사 그 자체를 써 내려왔다. 광주일보는 지난 2015년 5월 28일 지령(紙齡) 2만호를 발행했으며 2022년 창간 70주년을 맞이하는 등 호남 지역 최초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호남과 함께 써내려간 71년 역사= 광주일보의 시작은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일보의 뿌리인 옛 전남일보는 1952년 2월 11일 타블로이드판 2개 면 첫 호를 창간호로 발행했다.

창간호는 당시 사회·정치 상황에 맞춰 1면 대부분을 판문점 휴전회담 기사로 채웠으며, 총 2000부 인쇄돼 광주시내는 물론 전남 지방 곳곳에도 배포했다. 발행 부수는 창간 3개월만에 5000부로 늘면서 나날이 광주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옛 전남일보는 1958년 5월 1일부터 지방지 최초로 매일 4개면 발행에 들어갔으며, 1959년 1월부터는 월 2회 휴간하던 정기휴간제를 폐지하고 연중무휴로 신문을 발행했다.

한편 또 다른 뿌리인 옛 전남매일신문은 4·19혁명 직후인 1960년 9월 26일 창간호를 냈다.

두 신문은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에 따라 ‘광주일보’라는 제호로 다시 창간됐다. 광주일보 창간일인 4월 20일은 옛 전남일보의 법인설립 등기일(4월 20일)에서 비롯됐다.

광주일보 71년사에는 6·25전쟁부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88올림픽, IMF외환위기, 한·일월드컵,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한국 현대사와 호남의 역사가 오롯이 녹아 있다.

3·15부정선거와 4·19혁명, 5·16쿠데타 등으로 어수선했던 시기 광주일보는 이승만 독재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1960년 4·19 혁명의 시발점이 된 마산상고 학생 사망과 마산 시위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으며 광주·전남에서 진행된 4·19 혁명 시위를 신속히 보도해 시민 정신을 일깨웠다.

언론이 탄압받던 유신 시대에도 펜촉은 무뎌지지 않았다. 유신 정권이 1974년 10월 25일 긴급조치 1호를 내리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상황에서도 광주일보는 기자 41명이 뜻을 모아 언론자유 수호선언을 결의했다.

1980년 5·18 민중항쟁 때는 5월 21일부터 열흘동안 신문 발행이 중단되는 등 탄압을 받았으나, 같은 해 6월 2일 ‘아, 광주여’(옛 전남매일신문), ‘무등산은 알고 있다’(옛 전남일보) 등 제목의 기사를 내 한 맺힌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당시 군홧발에 짓이겨 광주의 참극을 알리지 못해 진실보도의 의무를 저버린 기자들의 자책감과 반성, ‘광주의 5월 진상은 꼭 밝혀져야 한다’는 기자들의 목표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광주일보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지역민 목소리를 지면에 반영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에서 유가족들의 슬픔과 제도 개선 목소리를 전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 현장의 열기를 글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광주시 동구 학동 참사와 서구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 사고, 서울 이태원 참사 등 끊이지 않는 비극의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오롯이 지면에 반영했다.

◇지역민과 함께 지역발전 한 목소리= 광주일보는 71년 동안 현대사를 바로 세우고 시대변화를 이끄는 기획물과 읽을거리를 보도해 사회 공기(公器)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힘썼다.

지난 1960년 4월 23일부터 9회 연재된 ‘光州학생 4·19 발자취’ 기획물은 광주에서의 4·19 전개과정과 뒷얘기들을 기록한 것으로 현대사 현장에서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역사적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5·18민중항쟁을 다룬 기획 ‘5·18 -9년’은 1989년 1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총 47회를 게재하며 5·18 진상 규명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백회씩 연재한 대형 기획연재로 한국 신문사에 큰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1973년 9월 1일부터 1975년 8월 15일까지 2년 동안 ‘광복 30년’ 기획물을 553회에 걸쳐 연재했으며, 1975년 12월 1일부터 1977년 7월 21일까지는 역사기획물 ‘義兵列傳(의병열전)’을 439회에 걸쳐 연재했다.

지역 발전 기수(旗手)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5·16 군사정변 이후인 1966년 3월 19일 국회 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분석, 영남 위주 경제 개발과 지원을 언급하며 ‘호남 푸대접’ 문제를 지적하고 호남 발전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강구했다. 그 결과 호남선 복선화 착공(1969.10.8), 호남고속도로 기공(1970.4.15) 등 성과를 이끌어냈다.

언론 통폐합 조치 이후의 첫 기획연재물인 ‘榮山江을 살리자(45회)’는 제 5공화국 들어 심리적 절망에 빠진 지역민들을 위해, 영산강 개발을 지역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온누리안 리포트-국제결혼 다문화가정’, ‘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외국인 노동자의 삶과 꿈’, ‘함께 열어요 우리의 미래 - 다문화가정 2세들의 꿈·희망 대안찾기’ 등 다문화사회 기획물을 연재하는 등 시대의 흐름을 따라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획물도 썼다.

세월호 침몰 참사와 학동 참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태원 참사 등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사실 보도에 충실하는 한편, ‘불안한 광주전남, 바꾸자 안전지대로’, ‘건설현장 사고 악순환 끊으려면’ 등 기획물을 통해 우리 사회 곳곳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했다.

◇호남 문화 창달을 선도= 광주일보는 ‘예향’ 광주를 비롯해 호남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의 가치를 조명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70년대에는 아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남도 판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남도창’(南道唱·1973년·26회) 기획물을 통해 학계·예술계의 관심을 한 데 모았다.

광주일보 사상 최초의 전문 종교물인 ‘천년가람(千年伽藍)’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기획은 1987년부터 4년간 140회를 주간 연재해 전남 500여개 사찰 대부분을 역사적·학문적·문화재적으로 정리한 연재물로, 우리 불교의 모든 것을 풀어나간 역작으로 꼽힌다.

1987년부터 2년간 66회 연재한 역사탐구시리즈 ‘백제의 숨결’을 통해 그간 축소·왜곡됐던 백제사를 바로잡고 국내에 백제사 재조명의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2012년 4월 19일부터 2019년 10월 4일까지는 기획물 ‘아시아 문화원류를 찾아서’ 시리즈를 총 90회 연재했다. 중앙아시아·인도·중원·인도차이나·네팔 등 세계 각국을 도는 대장정을 거쳐 아시아 문화의 뿌리를 찾는 등 광주·전남을 넘어 세계의 문화를 탐구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광주일보는 광주지역 최초의 사설공립도서관인 남봉도서관(옛 전일도서관)을 개관하고 광주 최초 사설미술관인 남봉미술관(옛 전일미술관)을 열어 지역민에게 문화·예술을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올해로 68회를 맞는 광주일보 주최 ‘호남예술제’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역사로 평가받는 예술 꿈나무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호남예술제는 특별한 문화 행사가 적었던 1970년대만 해도 온 지역민들이 함께하는 문화 축제였다. 1970년 열린 제15회 호남예술제 개막식에는 무려 10만명의 인파가 광주공설운동장에 모여들 정도였다.

지난 2013년에는 창간 61주년을 맞아 문화예술잡지 ‘예향’을 복간, 21세기 새로운 문화 트렌드와 콘텐츠를 소개하며 지역 내 수준 높은 문화 예술 담론을 펼치고 소통하는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 3·1 절 전국마라톤대회 등 전국적인 체육 행사를 통한 지역 인재 육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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