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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아이 목숨 앗아간 부모, 그 죄의 무게는 가벼웠다

영아 방치·살해유기 고작 3~8년형
아동보호단체 “여전히 형량 적어
단지 부모라는 이유로 감형 안돼”

자신들이 낳은 영아를 출생 신고도 하지 않고 방치·유기하거나 살해하는 등 소중한 목숨을 잃게 한 부모가 유죄 판결을 받고 있지만 아동보호단체는 여전히 처벌이 너무 미약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아 방치·살해유기

△창원 ‘생후 5일 영아’ 유기= 창원에서 생후 5일 된 아이를 야산에 유기한 사건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고법판사)는 최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 재판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3월 창원에서 출산 이후 생후 5일 된 영아를 야산 둘레길에 유기해 살해하려 한 혐의다. 검찰은 아이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살인죄가 아닌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원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망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생존이 확인된 상태도 아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되자 A씨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과 함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검찰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항소했지만, 항소심은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생후 3일 영아’ 살해= 또 생후 3일 된 영아를 살해한 뒤 유기한 사건은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40대 B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B씨는 2017년 10월 창원의 한 병원에서 출산한 뒤 한 모텔에서 생후 3일 된 영아를 살해하고 다음 날 평소 생활하던 김해의 한 숙소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거제 ‘생후 5일 영아’ 살해 유기= 생후 5일 된 영아를 살해한 뒤 하천에 유기한 사건은 부부가 항소심에서 징역 7~8년을 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친모 C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 20대 친부 D씨는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심에선 각 징역 8년이 선고되자 부부는 형이 무겁다며,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쌍방 항소했다. 재판부는 친모에 대해 반성하고 범행을 적극 주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형했다. 이들은 2022년 9월 거제 한 주거지에서 생후 5일 된 아기를 살해하고 인근 하천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생후 76일 영아’ 방치 사망= 창원에서 생후 76일 된 아기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사건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친모가 항소심에서 반성한다는 이유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E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E씨는 2022년 3월 창원 주거지에서 영아가 분유를 토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방치하다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죄가 무겁다며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이에 검찰은 징역 18년을 구형한 것보다 형이 가볍다며, E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 등으로 항소했다.

◇죄에 비해 가벼운 형량

△영아 목숨 잃게 한 부모들 징역 3~8년= 사망한 4명의 영아의 경우 태어난 뒤 출생신고가 되지 않는 등 이른바 ‘그림자 아동’ 이었다. 일부는 정부의 전수조사 등 수사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범죄 사실이 드러났으며, 특히 야산이나 하천 등에 유기된 영아는 시간이 오래 지나 시신 수습은 어려웠다. 이들 부모들은 징역형이 선고된 데 불복해 모두 대법원에 상고하고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간 재판에서는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것과 함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 엄벌이나 선처 등 어떤 처벌을 내리는 것이 합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앞서 ‘생후 76일 영아’ 사망 사건 항소심 재판의 경우, 판사는 “범행은 엄벌에 처해야 함이 마땅하지만, 피고인이 부분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가해자 겸 유족인 이중적인 지위를 겸하는 점을 참작하면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는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잃은 부모라는 점을 헤아려 선처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아동보호단체는 이 같은 판결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지난해 영아살해죄가 폐지되고 일반 살인죄처럼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직도 법원에서는 범죄 대상이 영아일수록 형량을 적게 주고 있다. 생명의 무게는 누구나 똑같아야 한다”라며 “오히려 영아가 살아갈 기대수명이라든지, 자신을 보호해줘야 할 부모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점을 고려하면 엄벌에 처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존속살해는 가중처벌이 되지만 비속살해는 그렇지도 않다. 영아의 목숨을 잃게 한 부모가 단순히 부모라는 이유, 반성한다는 이유로 봐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