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내리는 밤, 별밤 미술관을 만나다.’광주시 광산구 쌍암공원은 주민들이 많이 찾는 쉼터다. 아름다운 분수와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등이 어우러진 공원엔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산책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 19로 실내활동이 어려운 요즘, 탁 트인 공간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편안한 시간을 누릴 수 있어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지난해 9월부터는 산책하며 멋진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광주 광산구(구청장 김삼호)가 문을 연 ‘별밤 미술관’은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야외갤러리다. 4m×3m 규모의 아담한 컨테이너 갤러리는 낮에도 좋지만 어둠이 내리고 불이 켜지는 한밤에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산책하던 시민들은 불빛에 이끌려 자연스레 작품 감상을 하게되고, 문턱이 높은 미술관 대신 ‘일상의 공간’에서 그림을 접하며 새로운 경험을 한다. 지친 삶에 찾아든 위로와 힐링이다. 별밤 미술관에서는 지금까지 서양화, 한국화,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났다. 시원한 폭포 그림을 선보인 송필용 작가의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전을 시작으로 지난 한해 동안 이호국의 ‘선을 그리며’, 이이남 ‘BEYOUND THE LIGHT’전이
지난해 5월 광주톨게이트에 완공된 광주폴리 Ⅳ ‘무등의 빛’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등의 빛’은 이이남 작가의 무등산 형상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LED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무등산 사계와 낮과 밤, 의향, 예향, 미향이라는 3향을 담은 영상이 송출되면서 ‘광주다움’을 독창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가 실시한 ‘무등의 빛’ 작품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1월 22~26일) 에서 ‘매우만족 43.9%, ‘대체로 만족’이 41.6%를 차지, 전체 응답의 약 85.5%가 작품에 만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3170명이 참여했으며 광주시민이 47.9%를 차지했다. 만족에 대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타 지역톨게이트와 비교했을 때 광주만의 독특함’, ‘광주의 인상적인 첫 인상’, ‘광주의 상징이자 특징인 무등산을 잘 살렸다’, ‘광주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등이었으며 스쳐 지나가는 톨게이트가 지닌 기존의 용도에서 벗어나 예술작품으로 확장한 측면 등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광주폴리 ‘무등의 빛’ 작품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의 의미를 선택하는 질문에는 ‘광주 관문에 설치된 작품으로 문화도시 광주 이미지에
인구 3만명의 시골 마을, 곡성 읍내에 예술의 꽃이 활짝 피었다. 몇 주 전, 시골의 작은 갤러리까지 찾아간 건 전시장에 나온 공예 작품과 세련된 전시 다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아서였다. 물론 작가 이름도 눈길을 끌었다. 스타 셰프 강레오. 곡성 홍보대사로 곡성에 머물며 멜론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농부이자, 요리사이자, 공예가다. 강 씨와 옻칠공예가·사진작가인 오정훈 초대기획전 ‘사와호-옻칠과 식문화 예술’(2월7일까지)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107’(곡성읍 중앙로 107-1)은 곡성군 읍내에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섬세한 예술가들의 손으로 꾸며진 전시공간은 흥미로웠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옻칠로 작업한 다양한 식기로 직접 제작한 다채로운 색감의 나무 테이블에 전시돼 볼거리를 더한다. 무엇보다 전시에 나온 식기들의 색감이 오묘하다. 또 꽃 한송이, 나뭇가지 하나, 낙엽 한장이 멋진 소품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사와호’는 서양을 대표하는 사자와 동양을 대표하는 호랑이를 합친 두 사람의 프로젝트명으로 현대와 전통사이에서 방황하는 한국의 식문화와 공예 미술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세계적인 작가 리암 길릭 신작전, 세계 미디어아트의 총본산 독일 ZKM 소장품전, 광주 출신 추상화가 강용운 탄생 100주년 기념전.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리는 올해 광주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전시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이 뉴노멀 시대 새로운 의미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2021년 전시 일정 등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펜데믹 시대 치유와 회복을 위한 전시, 그린 뉴딜·디지털뉴딜에 기반한 현대미술전 기획 등 특화된 전시와 함께 교육·강좌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올해는 본관 기획전 5회, 하정웅미술관 3회, 사진전시관 2회, 어린이미술관 2회 등 총 12건의 전시가 열리며 모든 전시는 지난해에 이어 온라인 전시가 병행된다. 특히 아시아디지털아트 아카이빙 플랫폼을 10월 착공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게 된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기념 특별 기획 ‘리암 길릭 The Work Life Effect’전(2월 25일~6월 27일)이다. 현대미술의 가장 센세이셔널한 세대인 yBa(Young British Artist) 대표 작가이자 개념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리암 길릭은 이번 전시에서 광주의 역사와 공간을 재해석한
전라남도문화재단은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제정에 힘입어 올해부터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기초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핵심사업으로 마한고분군 국가사적 지정과 마한역사문화 교육·홍보사업 등 2개 분야에 연구 역량을 집중한다. 재단은 사업에 앞서 3월 중 마한사 복원·연구 및 정책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계·언론계·활용분야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을 수렴할 계획이다. 첫번째 핵심사업인 마한고분군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 흩어져 있는 마한역사 자료집성 사업을 확대·추진한다. 2023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마한 총론, 주제별 연구총서를 분야별로 발간한다. 지금까지 ‘전남의 마한유적’(2019), ‘전남의 마한 분묘유적’(2020)이 발간됐고 올해는 ‘전남의 마한 취락유적’을 펴낸다. 또 ‘생산 및 패총’(2022), ‘관방유적’(2023)도 발간 예정이다. 마한사 실체 규명을 위한 조사·연구사업도 활성화한다. 2월 전남도와 영암·함평군의 지원을 받아 영암 내동리 쌍무덤(도 기념물 제83호)과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도 기념물 제151호·제152호)에 대한 연차적 발굴조사를 실시해 그 성과를 도민과 함께 공유한다. 또한 10월경 사적
코로나 19로 신년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지만 광주시내를 걷다 보면 새해를 축하하고 위로를 건네는 상징물을 만날 수 있다. 충장로 파출소 앞에는 신년 메시지 ‘해피 뉴이어(HAPPY NEW YEAR)’가 사람들을 반긴다.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의 광주 폴리 ‘99칸’을 활용한 상징물이다. 광주 도심 랜드마크 ‘광주폴리’가 국비를 확보, 업그레이드 된 버전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낡은 폴리는 리노베이션 작업을 진행중이고 일부 작품은 장소를 옮겨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또 2월까지 신년 분위기를 전하는 아트 조명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폴리를 관리하는 (재)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올해도 협의 과정을 거쳐 2~3개의 폴리를 신설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광주 폴리사업은 4차까지 완료됐으며 모두 30개의 폴리가 시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광주형 도시재생과 연계된 폴리 리뉴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폴리시민위원회 의견 등을 반영해 30개 폴리 중 11개를 작업 대상으로 확정하고 노후 작품 보수, 작품 이설, 작품 보완 등으로 작업을 진행중이다. 구시청 사거리 ‘열린공간’(도미니크 페로), 아시아문화전당 앞 ‘광주사랑방’(프란시스
광주비엔날레가 코로나 19 여파로 전시 일정을 두 차례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작품 운송 등 전시준비도 본격화 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오는 2월 26일 개막할 예정이었던 제 13회 광주비엔날레를 오는 4월1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재단은 당초 지난해 9월 개최 예정이었던 행살르 이미 한차례 연기한 터라 또 다시 개막을 늦추는 것에 부담이 있지만 유럽 등 세계적으로 코로나 19가 꺾이지 않으면서 결국 두번째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전시 폐막일은 기존 일정인 5월9일을 유지, 행사 일정은 전체 73일에서 39일로 대폭 축소된다. 재단은 지난해 행사를 연기하면서 개막 일정을 최대한 늦추길 원했으나, 같은 전시장을 사용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9월부터 열릴 예정으로 있어 5월까지는 전시장을 비워줘야하는 상황이었다. 재단은 개막이 연기되면서 관람 기회를 더 주기 위해 폐막 일정을 2~3주 늦추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예술감독, 작가들과의 계약 기간 문제 등이 얽혀 기간을 연장할 경우 새 계약을 체결해야하는 터라 연장은 고려치 않기로 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온·오프라인 결합행사로 치러지면서 지난해 1차 연기 당
지난 한해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가장 많은 낙찰 총액을 기록한 작가는 이우환 화백이었다. 단일 작품 최고 낙찰가는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가 기록했다. 또 경매 시장 낙찰 총액은 1153억원으로 지난 5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 코로나 19 등으로 미술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아트프라이스(대표 고윤정)가 최근 2020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결산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칸옥션, 꼬모옥션)가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 분석결과다.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낙찰총액 1153억원은 2019년 1565억원, 2018년 2194억원, 2017년 1900억원, 2016년 1720억원에 비교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경매 총 출품작은 3만 276점, 낙찰작은 1만8349점으로 낙찰률 60.61%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만5962점 중 1만7279점이 주인을 찾아 낙찰률은 66.55%를 기록했다. 올해 경매 출품수가 처음으로 3만 건을 넘어서는 등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됐지만 낙찰총액은 가
2020년은 호남 서양화단의 주요 인물인 배동신(1920~2008), 양수아(1920~1972)의 탄생 100년이 되는 해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광주가 낳은 천재 수채화가 배동신과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양수아가 남긴 100년의 미술사적 유산을 조명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두 사람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등을 만나는 ‘배동신·배수아-100년의 유산’전은 2021년 4월 1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5~6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들의 작품 세계를 2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역사의 격량 속에 침몰한 낭만적 참여주의자’(이석우 경희대 교수), ‘굴레를 초월한 절대 자유의 염원’(장석원 전남대 교수) “아버지는 마지막 낭만주의자셨던 것 같습니다. 예술을 위한 인생을 사신거죠. 아버지는 굴곡진 삶의 응어리들을 추상작품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으셨을 겁니다. 그렇게 즐겨 드셨던 술은 피폐해진 마음을 달래는 것이었구요.” 지난 24일 고(故) 양수아(1920~1972)화백 아카이브전을 함께 둘러본 아들 양승찬 나인갤러리 관장은 아버지의 지난했던 삶을 들려주며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양 관장은 “아버지 작품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시고, 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는 2020년 지역 문화계도 흔들어놓았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수많은 행사들이 취소·축소 되었고 예술가들은 활동할 터전을 잃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 확대 등 다채로운 기획으로 돌파구를 찾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오월정신’의 미래를 기약하는 등 예술 활동은 이어졌다. 올해 문화계 현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 편집자주> 코로나 19 여파로 지역 미술계는 변화를 겪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미술 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고 내년 2월로 연기됐다. 또 광주의 가장 큰 예술장터인 ‘광주 아트페어’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등 많은 전시가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해 관람객을 만났다. 올해 지역 미술계의 핫 키워드는 ‘5·18 40주년’이었다. 올해 열린 5월 전시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광주시립미술관이 열고 있는 ‘별이 된 사람들’(2021년 1월31일까지)전이다. 기존 5·18 전시의 틀을 깬 과감한 시도가 돋보이는 이번 전시는 직접적인 고발 중심의 리얼리티 묘사 대신 은유와 암시로 광주정신의 ‘미래’를 엿보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