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인 김진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교수가 최근 ‘주석달린 어린왕자’를 펴냈다. 김 교수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천천히 읽어보기를 제안하며, 70개의 주석을 통해 지금껏 발견하지 못했던 ‘어린왕자’의 깊은 의미를 꺼내 든다. 주석의 폭은 넓다. 프랑스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 원어의 뉘앙스가 빠지는 것을 말하고, 몇몇 낱말들에 대한 그간의 번역어를 살펴보기도 하며, 반복되는 단어의 의미를 작품의 주제와 연관해 설명한다. 표현이나 낱말들에 대한 조명뿐만 아니라, 문장과 내용에 비추는 조명도 도움이 된다. 생텍쥐페리의 삶을 비춰보며 작품의 읽기를 더 풍성하게 한다. 김 교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의 유려한 번역보다 원문의 건조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살리는 번역을 추구하며 차별점을 뒀다”고 밝히며 “‘어린왕자’의 주제는 ‘인생을 이해하기’로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의 차이를 아는 것이 이 작품을 읽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갤러리들이 소속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 현대미술의 흐름과 미술 정보를 들여다볼 기회가 될 전망이다. ‘탐라국제아트페어 2022’가 22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2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센터에서 열린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제주의 생태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에코 아트페어’를 지향한다. 대표 이미지 역시 ‘제주의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예술이 조화로운 섬’을 주제로 제주의 자연을 대표하는 오름과 동백, 밤바다 이미지로 디자인했다. 이번 탐라국제아트페어에는 프랑스, 미국, 독일, 일본 등 총 8개국, 32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제주에서도 갤러리 노리, 갤러리 데이지, 공간오름, 루씨손 아뜰리에, 서이 아트 스페이스, 현인갤러리 등 6개 갤러리가 참여해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미셸 들라크루아 작품을 비롯해 이배, 최병소, 하태임 등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160여 명의 작가가 6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중에는 제주를 거점으로 활동했던 변시지 화백과 장리석 화백의 작품과 김수연, 전현선, 이해강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포함됐다. 특별전 부스에서는 제주 작가 9명이 인간의 감정을 방법론
제주마을문화진흥원(이사장 안정업)이 추진하고 있는 ‘해녀의 삶, 그리고 바다의 꿈’ 사업이 문화재청 선정 지역 문화재 활용 우수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되며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문화재청은 14일 대전 호텔ICC에서 2022 지역 문화재 활용 우수사업 27건을 선정하고 시상했다. 제주에서는 생생문화재 부문에서 ‘해녀의 삶, 그리고 바다의 꿈’과 함께 제주전통옹기전승보존회의 ‘제주옹기와 놀멍농멍 가봅주!’가,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 부문에서 선덕사가 추진하는 ‘보멍 들으멍, 마음에 새기다’ 등 총 3건의 사업이 우수사업에 선정됐다. ‘해녀의 삶, 그리고 바다의 꿈’ 사업은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녀와 함께 1박 2일, 찾아가는 해녀문화축제, 문화상품개발, 해녀문화탐방 등 4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안정업 이사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도민에게는 문화 갈증을 해소하고, 관광객에게는 제주의 색다른 매력을 안겨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제주의 신화와 전설, 그리고 해녀의 삶이 깃든 제주문화를 활용한 역사문화탐방과 다크투어 등 관광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은 문
제주 여성에게 민족과 국가는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독립’과 ‘자존’은 무엇인지를 묻고 답한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마련하는 윤석남 작가 특별기획전 ‘제주여성 독립운동가’전이 16일부터 내년 3월 7일까지 제주여성역사문화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난 윤 작가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어머니를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며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자리를 굳혔다. 윤 작가는 여성에게 내재한 강인함과 생명력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통해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번 기획전 역시 윤 작가의 시선으로 강평국, 김시숙, 고수선, 최정숙, 김옥련, 부춘화 등 제주 여성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채색 초상화로 담아내며 재조명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라는 격랑의 시기에 식민통치와 가부장적 사회구조,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서 여성교육을 통해 여성의식을 뿌리내리고 확장시켰다. 윤 작가는 “당시 우리 민족이 처했던 정치적 한계와 특히 여성이 처했던 사회적 한계라는 겹겹의 굴레를 떨치고 정치적 독립과 함께 여성의 존엄을 얻고자 했던 여성 독립의 주체를 호명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성독립운동가 100인의 초상을 완성하는 것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다양한 예술공연이 마련돼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진흥원은 기획공연으로 9일 오후 7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앤 더 넘버시리즈’를 마련한다. 뮤지컬 ‘그날들’, ‘금발이 너무해’, ‘투란도트’ 등에서 활동한 장소영 음악감독과 뮤지컬 배우 신영숙, 남경주의 하모니를 즐길 수 있는 콘서트다. 유명 뮤지컬뿐만 아니라 대중음악과 함께 11인조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반주로 채워진다. 제주아트센터는 2022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 유통협력사업에 선정된 ‘퍼커셔니즘’ 공연을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마련한다. 국악, 아프리칸, 라틴 장르 안에서 타악기가 중심이 된 공연으로 이번 제주공연에서는 국악연희단 하나아트가 함께한다. 서귀포시에서는 창작발레 ‘레 미제라블’ 공연이 9일 오후 7시30분과 10일 오후 2시와 5시에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선정 우수프로그램으로 최초로 발레로 제작되면서 무용과 영상으로 빅토르 위고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서귀포시는 국립합창단과 공동기획으로 창작합창 서사시 ‘훈민정음’을 16일 오후 7시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총 3부로 구성
재일교포 건축가 고(故) 유동룡(이타미 준)의 미술관인 ‘유동룡미술관’이 6일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한림읍 용금로 906-10)에 개관한다. 연면적 675㎡, 지상 2층 규모로, 건물 내부에는 3개의 전시실과 라이브러리, 교육실, 아트숍과 티라운지로 구성됐다. 미술관은 유동룡의 딸이자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이화 대표가 맡았다. 유 대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조응하는 방식, 지역의 풍토와 역사를 고민하며 건축을 풀어갔던 아버지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미술관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개관 첫 전시로 유동룡의 40여 년 건축 작업을 회고하는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전이 6일부터 내년 11월 1일까지 마련된다. 1970년대 초기 작품에서부터 말년의 제주도 프로젝트까지 재일교포 건축가로서 유동룡이라는 본명 대신 예명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을 회고하고, 자연을 존중하는 건축을 통해 본질의 힘을 회복하고자 하는 유동룡의 의지를 담았다. 1전시실에서는 ‘먹의 집’, ‘트렁크’, ‘온양미술관’, ‘각인의 탑’, ‘엠 빌딩’, ‘조각가의 아틀리에’, ‘오펠 골프 클럽하우스’, ‘오보에힐스’ 등의 작품이 선보이며, 2전시실에서는 제주에서 건축을 매개로 인간과 자연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외성 ‘동문지(東門址, 동문이 있던 자리)’의 실체가 더욱 명확해졌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3일 제주시 애월읍 발굴조사 현장(고성리 655-3번지)에서 제7차 발굴조사에 따른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지난해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동문지의 동측 문확석(문을 고정시키는 돌)에 대응하는 서측 문확석을 비롯한 보도시설을 추가 발굴했다고 밝혔다. 7차 발굴조사는 2021년 6차 발굴조사 시 확인된 문확석 1매를 매개로 위치상 동문지가 서쪽으로 연장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동문의 전체 구조양상을 살피기 위해 지난해 복원된 토성 일부에서 시작했다. 조사결과 문확석은 동서 방향으로 총 2매가 배치됐고, 문확석 상부에는 홈을 파서 확쇠(문을 여닫을 때 쓰이는 회전축의 장치)를 고정한 것으로 확인했다. 확쇠 간 추정 거리는 326㎝로, 확쇠에서 남쪽으로 인접한 문설주(문짝을 끼워 달기 위해 문의 양쪽에 세운 기둥) 홈과 문턱도 추가로 확인했다. 세계유산본부는 “문턱은 확쇠와 문설주 홈 사이에 동서 방향으로 얕게 조성한 구조로, 문을 내측으로 여닫는 내개형 구조의 문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성내 도로망과 연결된 내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의 방어잡이 어선들은 새벽에 자리돔을 우선 잡는다. 어창 물간에 자리돔을 풀어놓고, 외줄낚시로 해저 60m 아래 거센 물살을 헤치고 다니는 방어를 잡아 올린다. 밤사이 채낚이로 잡아 올리는 방어는 1m에 달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무게만도 7㎏에 달한다. 새벽 모슬포항으로 들어온 어선마다 잡아 올린 방어를 가두리에 풀어 놓는다. 오전 10시 경매에 들어간다. 국토 최남단 서귀포시 마라도의 거센 물살을 헤치며 '방어'가 돌아왔다. ■ 마라도 방어가 돌아왔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 연안지방 극동에 있는 캄차카반도에서 남하하던 방어가 1년 만에 서귀포시 마라도 해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라도 부근 해역은 먹이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이곳에서 잡히는 자리돔과 고등어는 지역의 특산품이기도 하지만, 방어의 먹이가 된다. 특히 겨울 초입 마라도 부근의 거센 물살은 모든 어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모슬포 방어는 청정 바다 환경과 거센 물살에서 자라 육질과 맛에서 다른 지방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어는 해저의 급경사와 강한 조류가 있는 곳에서 서식하는데, 제주 연안 해저에 이런 지형이 많기 때문이다. 자리돔·고등어 먹고 자라
제주의 다양한 생물 군락을 조사한 4년간의 연구성과가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와 함께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기획전시실에서 제주 지역의 자연을 주제로 특별기획전 ‘제주의 자연, 세계의 유산이 되다’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국립중앙과학관, 제주세계유산본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경북대학교 자연사박물관, 충남대학교 농업과학연구소, 한국환경생태연구소, 한국야생동물생태연구소, 아리아생물다양성연구소, 한국해양생물다양성연구소, 한국동물생물연구소, 자연사연구회 등 민·관 12개 기관이 2019년도부터 올해까지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천연보호구역과 천연기념물인 구좌읍 평대리 비자나무숲, 천지연·천제연폭포, 안덕계곡, 그리고 명승인 산방산과 정방폭포 등 제주 곳곳에서 다양한 생물분류군을 조사한 협업 연구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 흑두루미, 독수리 등 조류와 노루, 족제비 등 포유류, 제주풍뎅이와 한라산누에나방 등 곤충과 지네발난, 탐라산수국 등 식물에 이르기까지 300여 점의 다양한 표본과 함께 현장조사 사진과 영상 등이 선보인다
축구를 하고 물구나무를 서고 배를 깔고 엎드려 시냇물을 마시며 깔깔거리는 아이들, 그리고 에이즈라는 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13살 소녀의 모습 등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사람들의 슬프지만 따뜻한 서사가 카메라 앵글에 담겼다. 사진가 양종훈의 ‘블랙마더 김혜심’전이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1에서 마련된다. 양종훈 사진가가 올해 발간한 사진집 ‘Black Mother 김혜심’은 아프리카의 어머니로 불리는 원불교 김혜심 교무의 삶에 초점을 맞춘 사진집이다. 김혜심 교무는 아프리카 스와질란드(Swaziland)에서 20여 년간 AIDS 환자를 돌보며 계몽과 치료,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헌신적 봉사활동을 펼친 한국의 ‘마더 테레사’로 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 가운데 20여점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