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때 찹쌀떡 선물한다는 건 이제 옛말이죠.” 오는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가운데 떡·제과 업계의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예년과 같이 수험생에게 찹쌀떡, 초콜릿을 선물하는 일명 ‘수능 특수’가 사라졌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14일 오전 방문한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마산 번개시장 일대 떡집에서는 과거 이맘때 쉽게 볼 수 있었던 ‘수능 합격 기원 선물’을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20년 동안 떡집을 운영해온 이순천(65)씨는 “수능 기간만 되면 학교나 동문회에서 단체 주문이 많이 들어와 수천명분 찹쌀떡을 만들었다. 그때는 밤새도록 떡을 준비했을 정도”라며 “3년 전부터 수험생에게 떡을 주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단체주문은 거의 안 들어오고 이제는 3~4박스도 팔기 힘들다. 예전에는 ‘합격 기원’같은 스티커도 붙이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산구 상남동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한명석(58)씨는 수능이 치러지는지 모를 정도로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씨는 “한창일 때는 찹쌀떡만 준비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사 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도 “떡집 입장에서는 아쉽긴 하지만 수험생들이 선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는 경남도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도민들은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도 압사 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트라우마를 호소했고, 행정당국은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도내 곳곳 애도 물결 이어져= 애도 기간이었던 지난 5일까지 경남도청 앞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는 1843명의 시민이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지난 6일까지 운영된 거제시청 앞 분향소에도 623명이 방문해 함께 슬픔을 나눴다. 또 지난 4일에는 도내 진보 단체를 중심으로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촛불을 밝히기도 했다. 희생자 중 경남도민 20대 남성 한 명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슬픔은 더 커졌다. 합동 분향소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젊음을 꽃피우지 못한 이들이 한순간 떠나게 돼 안타깝고 슬프다”며 눈물을 훔쳤다. 지난 7일 도내 한 익명 기부자가 희생자 유족을 위해 써달라며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유족에 대한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트라우마·경각심 거세져= 이태원 참사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일상생활 중 언제든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
“이름 모를 당신의 마지막이 왜 이리도 서글픈지. 아직 끝맺지 못한 계절이 남았는데 무엇이 당신을 서둘러 보냈을까요.” 오주영씨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아픔을 이렇게 추모 시로 표현했다. 경남청년진보당 준비위원회는 지난 4일 오후 7시 정우상가 앞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100여명 시민들이 촛불을 들며 ‘사고가 아니다. 사회적 참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도 보였다. 한편에 마련된 추모의 벽에는 ‘부디 그곳에서는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여진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었다. 자유발언에 참여한 청년진보당 당원 권은진씨는 “분명한 사실은 우리에게는 안전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권리 또한 갖고 있다. 그날 이태원에 있었던 희생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가려진 진실을 보아야 한다. 희생자들의 잘못이 아니라 길을 통제할 병력을 충분히 배치하지 않았던 국가의 잘못임을 명확히 알아야만 한다”면서 “더는 어두운 사회에서 다치지 않도록 여러분이 들고 계신 환한 촛불로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서울 이태원 참사 소식에 경남도민들은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며 아픔을 함께 나눴다. 31일 오후 경남도가 마련한 도청 앞 합동분향소. 시민들과 공무원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하얀 국화 한 송이를 헌화했다. 도청 공무원들도 식사 후 복귀하면서 분향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고 일부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경남도는 추모객들을 위해 국화 200송이를 마련했다. 이번 참사에 10·20대 희생자가 많았던 만큼 어린 자녀와 손주를 둔 시민들의 아픔은 컸다. 딸과 손녀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오유미(59·창원시 북면)씨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렸다. 오씨는 “10살짜리 아이를 잃은 적이 있어 이번 아픔이 남 일 같지 않다”며 “자식과 손녀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소중한 생명들이 떠났다는 게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다. 분향소가 있는 줄 몰랐는데 지나가다 보여 희생자들 영혼을 위로해주고자 찾았다”고 말했다. 손녀는 우는 할머니를 위로하며 손을 꼭 잡았다. 김귀숙(60·창원시 신월동)씨는 “정말 슬프다. 유족들이 이런 아픔을 어떻게 견딜까”라며 “꽃다운 나이에 젊은 친구들이 떠났다는 게 가슴 아프다”고 했다. 분향소를 찾은 공무원 김도영(4
직격탄 맞는 외식업계·자영업자 “비용 부담·일손 걱정에 잠 못자” ‘창원시 돌돌컵’ 등 대안용품 주목 비닐봉지 대체 장바구니 판매도 “일회용품 규제 시작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도 대책이 없으니 걱정이 큽니다. 환경 살리는 건 좋지만 자영업자는 죽겠습니다.” 내달 24일부터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 사용규제 강화 조치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규제에 직격탄을 맞는 외식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중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상 확대 규정이 내달 2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카페와 식당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종이컵, 젓는 막대 등 사용이 금지된다. 또 편의점이나 제과점, 슈퍼마켓 등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 판매가 중단돼 종량제·종이봉투나 다회용 쇼핑백을 따로 구매해 사용해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도 입구에 비치됐던 우산 비닐도 볼 수 없다. 위반 시 최대 과태료 300만원이 부과된다. 다만, 33㎡ 이하 규모 매장과 배달·포장은 규제에서 제외된다. 26일 방문한 창원시 일대 카페와 편의점 업주들은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자영업자 잡는 규제’라고 토로했다. 창원
시, 내일부터 오는 11월 13일까지 당시 무기·군복 등 100여점 전시 美25사단 자료 토대 입체적 재구성 기념관 건립 위한 국비 요청도 학도병으로 참전 92세 류승석씨 “꿈도 못 꿨던 전시 감격스러워 미래세대 안보교육장으로 활용을” “마산방어전투는 나라를 구한 전투였는데, 그동안 잊혀져와 항상 마음이 아팠습니다. 꿈도 못 꿨던 이런 전시회가 열려 감격스럽고 미래 세대들이 많이 찾는 안보 교육장으로 쓰였으면 합니다.” 15일 오전 10시 창원시립마산박물관에서 열린 ‘대혈전의 마산방어전투 특별전’에서 학도병으로 전투에 참전했던 류승석(92)씨는 방어전투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날의 회상에 잠겼는지 전시품 앞에 한동안 서 있었다. 마산방어전투는 지난 1950년 8월 3일부터 9월 16일까지 45일간 마산 진전면 일대에서 한미 동맹군과 인민군 간 벌인 전투다. 이 기간 핵심 격전지였던 서북산은 고지의 주인이 19번이나 뒤바뀌었고 인민군 4000여명과 미군 1000여명이 희생됐을 정도로 큰 규모의 전투였다. 마산과 당시 임시수도인 부산까지는 직선거리로 40~50㎞에 불과했다. 당시 북한군에 대부분의 국토를 빼앗기고 이 전투에서 패하면 마산은 물론 부산 함락마저
“크지 않은 키, 검은 얼굴, 야무지고 끝을 매섭게 맺는 말씨, 항시 무엇을 주시하는 눈매, 온몸이 혁명에 젖었고 혁명 그것인 듯이 대담해 보였다.” 1946년 11월 21일 독립신보에 게재된 ‘여류혁명가를 찾아서’ 기사에서 마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김명시(金命時·1907~1949) 장군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김 장군은 중국에서 목숨을 걸고 항일운동을 했지만, 사회주의 활동 이력과 광복 후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창원지역 시민단체인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지난 2018년부터 김 장군에 대한 사진 등 자료와 유족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근거를 하나둘 밝혀내고 있다. 국가보훈처에서도 오는 8·15 광복절에 맞춰 김명시 장군 서훈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독립유공자 선정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마산 동성동 출신 여성 항일독립운동가 사회주의 이력·행적 불분명 이유로 2019년부터 포상신청했지만 제외 ◇목숨 걸고 독립운동했지만= 김명시 장군은 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에서 태어났다. 1923년 마산공립보통학교 졸업 후 1925년 서울 배화여학교에
"모자란 승리지만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리고 다시 싸울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최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의 목소리가 대우조선해양 서문 행사 차량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다.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과 노조원 1500여명은 박수로 격려했다. 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서문에 전국 16개 시·도에서 온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가 도착했다. 전날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지만, 노조를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한 전국 시민들의 연대 행렬이다. 행렬 가장 앞에는 조선하청지회 소속 집행부 및 고공 농성자, 조합원들이 자리 잡았다. 이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하청지회 조합원의 양옆과 뒤편에 앉아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11년 전 첫 시작한 희망버스의 응원 대상이자, 대우조선해양 희망버스를 제안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더 뭉치고 더 커지자. 우리가 뭉치면 세상이 뒤집히는 걸 보여줬다"며 "수십 년 동안 하청 노동자를 착취했던 대우조선해양이 불법이고, 툭하면 밀리는 임금 체불이 불법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청 노동자들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오로
2019년 도입돼 전국 14곳서 운영 창원엔 지난달부터 500여대 등장 인지도 높고 대여·반납 편하지만 15분에 1500원… 누비자보다 비싸 “주행시 힘 적게 들고 승차감 좋아” “택시 이어 영역 침범 대기업 횡포” 우리나라 최초 공공 자전거인 창원시 ‘누비자’가 공용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에 이어 이번에는 대기업 카카오가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까지 등장하면서 이용객 감소 등 운영에 위협을 받고 있다. 창원시가 지난 2008년 도입한 누비자는 그동안 시민들은 물론 전국 지자체의 공공자전거 롤모델로 큰 호응을 얻었지만 매년 이용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올해부터 보관대에 꽂는 대신 QR코드 인식 방식으로 바꿔 대여와 반납이 더 편리해진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았다. 하지만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T바이크’까지 등장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11시께 기자가 직접 ‘카카오T바이크’를 타고 창원대 일대를 주행했다. 어플을 통해 근처에 있는 카카오T바이크 위치를 확인한 후 QR코드 인증을 해 대여했다. 카카오T바이크는 전동 자전거라 언덕을 주행할 때 전동음이 들리며 동력이 가해져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10여 분 주행 후
경남도·창원시 등 8곳만 운영 함양·하동 등 일부는 개소 계획 합천·의령·산청 “청년인구 감소 예산 없어 센터 건립 힘들다” 도내 청년 “취업·커뮤니티 도움” 공모 등 활용해 청년공간 조성을 취업을 준비 중인 김수민(가명·여)씨는 경남도에서 운영하는 창원시 상남동 소재 ‘경남청년센터’에 방문해 자격증 공부와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매번 공부를 위해 독서실이나 카페를 가기엔 금전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경남청년센터를 찾는 청년들은 음료와 간식은 물론이고 스터디룸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또 상주하는 직원들이 있어 수시로 취업·청년 정책 상담을 받을 수 있고, 동아리 지원과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가해 청년 커뮤니티 형성도 가능하다. 이 같은 지원이 가능한 데는 지난 2020년 8월 청년기본법 시행 이후 창원시를 비롯해 경남도와 도내 18개 시·군 모두 청년센터(청년시설)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도내 18개 시·군 중 60%인 11곳에서 청년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남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도(창원)를 비롯해 창원·통영·김해·거제·양산시, 고성·남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