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新팔도유람]'비움의 미학' 겨울이 더 아름다운 충남 천리포수목원
귀화한 미국인 故민병갈, 모래언덕에 씨앗 심으며 평생 가꾼 곳 사람 손길 최대한 억제… 분재 가꾸는 대신 '자연 그대로' 간직 낙우송 기근등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는 나무 본연의 모습 매력 월동 가능 식물도 다수… 눈 내리면 색채 선명해져 '눈부신 풍광' 채움의 삶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비워서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고 한다면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충남 태안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은 풍성한 잎사귀와 화려한 꽃이 떨어진 지금이 나무 본연의 모습을 즐기기에 가장 적합하다. 천리포수목원의 설립자인 고 민병갈(Carl Ferris Miller, 1921~2002)은 독일계 미국인으로 1945년 미군 선발대 정보장교로 한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물에 반해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고 민병갈 원장은 귀화전인 1970년부터 태안 천리포해변의 헐벗은 모래언덕에 어린 나무와 씨앗을 심으며 평생을 바쳤고, 그 결과가 바로 천리포수목원이다. 고 민병갈 원장은 비록 사람이 만드는 공간이지만 자연에 사람의 손길을 최대한 억제한 곳, 풀과 나무들이 자연의 섭리대로 자랄 수 있는 곳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