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다룰 문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춘천 봄내극장에서 열린 춘천문화재단 제42차 지역과 문화포럼에서는 정부와 지역사회가 외로움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또 고립된 이의 문을 두드릴 시민들과 예술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고립과 단절의 시대, 예술로 공감하고 어루만지기’를 주제로 한 이날 포럼은 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 ‘마주 보는 집’ 공연에 이어 강연, 토크가 진행됐다. ‘마주 보는 집’은 집 밖 세상이 두려워 4년 넘게 집 밖을 나가지 않은 남자와 홀로 자취를 하며 취업을 목표로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외롭지 않은 세계, 홀로이지 않은 예술’ 에 대해 강연한 정치철학자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당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한국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그렇지 못했다고 답했는데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사실상 차관)을 임명해 화제가 됐던 영국보다도 비율이 낮았다”고
“우연한 표현으로 제작된 작품들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듯 의미를 부여하고 관조(觀照)하는 대상이 됩니다.” 제14회 고민철 개인전 ‘환희-바람속으로’가 내년 1월 2일부터 5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구상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추상작품으로 100호 이상 대형 작품 14점이 출품됐다. 캔버스에 여러 가지 색상의 물감을 부어버린 후 나이프로 속도감 있게 드로잉하듯 작업한다. 이때 재료가 가진 물성의 효과가 발현되며 의도하지 않은 이미지들이 마치 제주의 바람과 용암의 흐름과 같이 펼쳐진다. 고 작가는 새해 전시를 앞둔 28일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실제와 다른 세계, 내면에 내재하고 있는 형상, 무의식에 의해 형성되는 개념을 표현하고 싶다”며 “행위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그대로 캔버스에 투영돼 의미가 되도록 표현했다”고 말했다. 무의식이 만들어 낸 색채라도 그것은 작가의 마음속 이미지가 가지는 색채다. 고 작가의 추상화에서는 거센 바람이기도, 때로는 거친 파도이기도 한 제주의 자연이 떠오른다. 표현은 추상적이지만, 관조를 통해 바람과 파도가 형상화된다.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을 엿본다. 고 작가는 “그동안 창작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문득 의도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운영 방식을 두고 새어 나오던 잡음이 하나둘 정리되는 모양새다. 현재 미술관은 서울관에 상주 직원 2명을 배치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1명만 배치할 예정이다. 최근 미술관은 보증금 7억 5000만 원, 연 임대료 2억 지불, 많지 않은 미술관 내 인력을 서울관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어 전북도의회, 미술관 운영자문위원회에서도 같은 문제로 지적받으며 서울관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줄 계획이었다. 미술관은 본관 기획 전시에 2명의 인력이 배치되는 것을 감안해 도내 미술인에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 크게 작품 반·출입 시 출장 형태 인력 배치, 중앙 무대에서 활동하는 비평가 매칭, 희망 작가에 한해 출장 형태 인력 배치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은 도내·수도권 미술인 등과 간담회를 거쳐 미술관이 가장 힘을 실었던 비평가 매칭 제도 도입은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애선 관장은 "도내·수도권 미술인 등 간담회를 거쳐 전체 의견을 모으고, 종합 설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비평가 매칭에 대한 반대 의견이 대다수라 내년부터 상주 직원을 1명 배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장은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 중 비평가
해를 거듭할수록 안정과 변화가 기대되는 ‘부산문화회관 챔버 페스티벌’이 2023년 계묘년 새해를 힘차게 열어젖힌다. 2017년 처음 시작해 어느새 6회째를 맞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초청할 수 없었던 세계 정상급 해외 연주자 방한도 이번에는 대거 성사되는 등 부산의 겨울밤을 낭만적인 실내악 선율로 물들일 채비를 마쳤다. 실내악(Chamber Music) 팬들은 벌써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화제의 프로그램은 매표 상황도 좋다. 이번엔 어떤 연주자가, 어떤 음악으로 체임버 페스티벌을 달굴지 면면을 들여다본다. ■요나 김·미셸 김·데니스 김 부산 찾아 2023년 챔버 페스티벌 부제 ‘부산으로부터의 초대’를 받아 30일부터 속속 입국하는 연주자 중에는 국내에선 거의 만나기 힘들었던 첼리스트 요나 김(Jonah Kim·그래미상 2회 수상)과 벤자민 휴즈(BBC 콘서트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외에도 바이올리니스트 미셸 김(미국 메네스음대 교수·뉴욕필하모닉 부악장)과 데니스 김(전 서울시향 악장·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교수·퍼시픽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이 눈에 띈다. 이들과 따로 또 같이 실내악 호흡을 맞추는 국내 연주자 중에는 부산시립교향악단
대구 유일의 아이맥스관(IMAX)관이 올해 마지막날인 오는 31일 북구에 들어선다. 이로써 내년부터는 대구에서도 아이맥스관을 통해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됐다. 27일 찾은 대구 북구 칠성동 2가의 스펙트럼시티. 건물 외벽에는 'IMAX'가 적힌 광고판이 수십m가 떨어진 곳에서도 한눈에 보일 만큼 크게 걸려있었다. 또 이곳 4층에서는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공사를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개관을 앞둔 'CGV 대구'의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CGV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맥스관을 포함한 총 10개 상영관 규모의 'CGV 대구'가 오는 31일 스펨트럼시티 4층에 들어선다. 다만, 1차로 아이맥스관 1개를 포함한 총 5개 관이 먼저 개관하고, 4DX 상영관 1개를 포함한 나머지 5개 관은 내년 1월 중순쯤 개관할 예정이다. CGV 관계자는 "아직 일부 공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아이맥스관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아 일부만 먼저 개관하기로 결정했다. 대구 유일의 아이맥스관이 들어서는 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CGV 대구'는 대구 '유일'한 아이맥스관을 보유한 영화관이지만, '최초'는 아니다. 중구에 아이맥스관을 보유하
슈퍼 히어로 영화부터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 전 세계를 강타한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을 즐길 수 있는 콘서트가 펼쳐진다. 라이브러리캠퍼니는 내년 2월 12일 오후 5시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블록버스터 영화음악 콘서트'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대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블록버스터 영화음악 콘서트'는 슈퍼 히어로 영화부터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스타워즈' 등 전 세계를 강타한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을 90인조 풀 편성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라이브 연주로 선보이는 대규모 영화음악 콘서트다. 이번 콘서트는 '인터스텔라'를 시작으로 전 세계가 열광한 '어벤져스', '아이언맨', '토르', 탄탄한 마니아층을 자랑하는 '해리 포터',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아바타', '글래디에이터', '미션 임파서블', '캐리비안의 해적' 등 명작들의 영화음악으로 구성돼 있다. 90인조의 초대형 풀 편성 오케스트라의 압도적인 연주로 대전 관객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지휘는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의 지휘를 맡고 있는 클래식계 차세대 지휘자 김재원이 지휘봉을 잡고 그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WE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한다. WE필하모닉
국회에서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이하 평창 국립전시관) 운영 예산이 반영됨에 따라 평창으로 돌아오는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에 대한 지역에서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하반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평창 국립전시관으로 이관될 오대산사고본 실록은 1932년과 2006년, 2018년 등 모두 세차례에 걸쳐 일본에서 환수한 75책으로 조선 후기 4대 사고(史庫)에 분산 보관된 실록 가운데 글자를 수정, 삭제하거나 추가한 기록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유일무이한 교정본이다. 또 82책이 돌아오는 오대산사고본 의궤는 조선시대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행사를 반차도(행사 장면을 묘사한 기록화)와 함께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이러한 특징과 역사성 등을 감안하면 전시 이외의 문화 컨텐츠화 작업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미 전주사고가 있는 전북 전주시가 조선왕조실록을 포쇄(曝曬·주요 문서를 습기와 충해로부터 보존하기 위해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것)하는 장면을 재현하는 컨텐츠를 특화시켜 지역 대표 문화콘텐츠로 육성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도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이 간행됐다는 역사적인 사실 만으로도
제주국제관악제는 향후 축제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한 환경적·사회적 이슈를 고려하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위원장 이상철)가 27일 제주문화예술재단 지하 회의실에서 2022 제주국제관악제 평가보고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향후 과제에 대해 “내년부터 축제를 봄·여름 시즌제로 정비해 연속성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관악제를 통해 생성되는 네트워크의 질적·양적 수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27회째 축제를 치러내며 제주지역의 다양한 재원이 투입되는 축제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더하기 위해 축제의 지속가능성 이슈, 즉 ‘그린 페스티벌 실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방문객 650명과 참여자 2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 ‘제주국제관악제를 통해 제주도에 대한 인식이 향상됐다(방문객 4.36점, 참여자 4.27점)’고 답했으며, 제주국제관악제의 지속적인 개최에 대한 지지도 역시 4.63점(5점 기준)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방문객의 31.1%가 2022 제주국제관악제에 대한 정보를 ‘주변인의 소개로 접했다’고 답해 홍보 콘텐츠의 다양화 전략이 필요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시설 및 규모, 모범적인 운영 등으로 전국 지자체 및 문화예술 유관 기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다. 올해에만 충남도청, 인천문화재단, 하남문화재단 등 3개 기관 관계자들이 전당을 방문해 시설 견학 및 운영 노하우 등을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청은 충남도립예술의전당 건립을 위해 선진 사례 견학을 목적으로, 인천문화재단과 하남문화재단은 야외공연장 건립을 계획으로 방문했다. 이는 전당이 공연 문화 활성화를 위한 선진 사례에 부합하다는 의미다. 전당은 지난 2001년 개관 당시 서울예술의전당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건립됐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3개의 실내 공연장과 700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전시장 4개와 250석 규모의 국제회의장, 야외 놀이마당, 200석 규모의 연회장 등 부대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하고 있다. 전당은 최근 전국 250여 개 문예회관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문예회관상 부문 최우수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모범적인 시설 운영으로 전국 문예회관의 부러움을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22 송년 공연은 전통에 깊이 뿌리를 둔 국악관현악 협주곡들로 채운다. 공연 제목 ‘전통에 대한 경의 스페셜(special)’ 그대로이다. 2년 전인 2020년 기악단 정기공연으로 마련했다가 코로나19로 취소돼 2년 만에 재성사됐다. 연주곡목이나 지휘, 출연진은 그대로다. 국립부산국악원의 ‘전통에 대한 경의’ 시리즈는 2014년 제10회 기악단 정기연주회로 출발했다. 동·서양음악 작곡가들과 함께 만드는 전통의 계승과 발전을 위한 작업이다. 이후 네 차례를 더 거치는 등 총 5회의 전통에 대한 경의 시리즈를 연주했다. 스페셜 무대는 전통 기반 국악관현악 작품 중에서 단원들이 직접 뽑은 5작품이 공연된다. 관객의 찬사를 받은 곡들이다. 남창가곡을 위한 국악관현악 ‘폭포수 아래Ⅱ’(2019년 초연·작곡 이정호, 협연 이희재)는 ‘수룡음 계락 주제에 의한 국악관현악 폭포수 아래’의 2022년 정가 협연 버전이다. 마치 폭포수 아래로 떨어지는 물을 표현한 듯한 수룡음(水龍吟)의 정악적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여창과 거문고를 위한 국악관현악 협주곡 ‘태평성대’(2016년 초연·작곡 양승환, 협연 박혜신·유은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