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감소와 노후화로 존폐의 기로에 섰던 대구 유일의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 '동성아트홀'이 끝내 폐관했다. 매년 약 500편 세계 예술영화가 상영되면서 1만여 명의 관람객 발걸음이 이어졌던 30년 대구 예술영화 역사는 뒤안길로 접어들었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동성아트홀은 지난해 11월 잠정 휴관에 들어간 뒤 올해 9월 공식적으로 폐관 절차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2년 첫 운영을 시작한 지 30년 만이다. ◆존폐 기로에 섰던 동성 아트홀 동성아트홀은 폐관 위기를 수차례 겪었다. 대구시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과 극장 수익으로 운영을 지속해왔지만 운영난이 지속되면서 지난 2015년 폐관을 한 차례 겪기도 했다. 동성아트홀이 재개관에 나선 건 그로부터 2년 뒤. 2017년 광개토병원이 동성아트홀을 인수하면서 한동안 운영이 정상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은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관객이 80% 수준으로 감소한 데다 정전, 상영관과 화장실 누수 등 건물 노후화까지 겹쳤다. 설상가상 건물주는 2021년 연말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퇴거를 요청했다. 운영 종료 위기를 앞두고 당시 동성아트홀 관리단은 백화점이나 멀티플렉스 영화관 입
코로나 거리두기가 완화된 올해는 문학·출판 분야의 창작 열기가 다소 살아났다. 전염병 발병과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골방’에서 창작을 할 수 있는 게 문학인의 특권이다. 올해는 아시아문학페스티벌(10월 20~22일)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작가의 참여는 없었지만 나름 내실 있는 행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아시아 문학인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위협받고 있는 평화에 주목하며 두 손을 맞잡았다. 행사는 짜임새 있는 구성과 트렌드에 맞는 주제 설정으로 진행됐다. 대주제 아래 ‘마주보기’, ‘새로보기’, ‘함께보기’ 등 3개의 세션이 조화롭게 구성됐으며 작가들은 오늘의 위기 상황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실천적 행동을 모색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일회성 이벤트 행사로 끝나는 게 페스티벌이 아니다’라는 일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페스티벌에서 다뤄지거나 창작됐던 작품을 모티브로 2차 콘텐츠화 등 확장력 있는 결실로 이어져야 한다는 견해다. 또한 ‘몇몇 소수 엘리트 문학인들을 위한 아카데믹한’ 행사라는 비판은 결국 문학의 활성화와 공유·공감·확장이라는 대의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고민해야 할
밀항으로 일본 오사카 이카이노에 터전을 마련한 사람들이 있다.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히라노 운하를 중심으로 닭장 같은 집에 모여 사는 이들은 차별과 저임금, 민족 내부의 갈등을 겪으며 한국과 일본,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들이다. 그들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재일한국인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 흩어진 사람들. 경계인. 살아남기 위해 일본 오사카로 밀항한 재일한국인의 이야기가 연극 무대에 오른다. 강원도 원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극단 노뜰(대표 원영오)과 간드락 오순희 대표가 함께 마련하는 연극 ‘이방(異邦)의 물고기’가 29일부터 31일까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공연장 BeIN;(비인)에서 선보인다. ‘이방의 물고기’는 1년 동안의 조사를 기반으로 완성됐다.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진행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이 과정을 연극적 구성으로 풀어냈다. 원영오 대표는 “이카이노의 그들은 밤마다 히라노 운하를 서성이다 하루의 고통을 잊을 듯 운하에 몸을 던진다. 그들은 밤새 히라노 운하의 잉어가 되어 어두운 물속을 유영하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이카이노의 삶을 산다”고 비유하며 “‘연극적 상상력’을 동원해
전주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된 영화배우 정준호와 민성욱 현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 26일 전주시장실에서 임명장을 받고 새 집행부 정식 출범을 알렸다. 지난 15일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 전환 공지와 함께 영화제는 바람 잘 날 없이 영화제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은 정 집행위원장의 임명을 반대해 온 영화인 이사들이 이사회 직후 줄이어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혼란이 커졌다. 지금까지도 일각에서는 독립과 대안의 가치를 지닌 영화제의 색깔이 정 집행위원장의 선출로 흐릿해지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와 정 집행위원장의 오랜 영화인 경험이 영화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이날 정 집행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저 역시도 인지하고 있다. 23년을 달려온 영화제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심적 부담과 고민도 있었다"며 "영화제는 영화인의 축제고 전주시민, 전 세계 영화 팬들이 함께 즐기는 자리기 때문에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우려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 시장은 공동 집행위원장에 영화제가 지닌 가치는 끝까지 지켜 줄 것을 요청했
‘메이드 인 부산’ 공연이 통했다!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은 3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부산유니온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2회 공연은 좌석 점유율 97%에다 유료 관객 95%를 차지했다. 콘텐츠 부족에 시달리는 부산 문화 환경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3회 전석 매진 상황은 저희도 놀라웠어요. 재관람자도 많았습니다. 매진이라고 공지했는데도 무작정 오신 분들도 있었어요. 그분들은 현장에서 대기하다 취소 자리를 구매하고 입장했습니다.” 지난 23~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에 쏟아진 반응이다. 23일 오후 2시 사회복지 기관(시설) 및 관계자 대상 ‘문화나눔 특별 공연’ 관람자 500여 명 외에 23일과 24일 3회에 걸쳐 이뤄진 본 공연에 3300명이 다녀가는 등 총 3800여 명이 이번 공연을 관람했다. 문화나눔 공연 현장에서 만난 ‘만학도’ 이옥자(74·동주대 사회복지학과) 씨는 만학도 동기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이 씨는 “구두쇠 할머니 스크루지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어려웠던 시절이 새삼 떠오르기도 했다”면서 “뒤늦게 대학에 입학해 공부하고, 이런 멋진 공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올해 마지막 공연 '2022 피날레(Finale)'를 29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오케스트라부터 플루티스트, 성악가, 팝페라가수 등 다양한 장르의 연주자들과 이들이 준비하는 다채로운 무대들로 구성돼있다. 특히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종신 수석으로 선임된 김유빈 플루티스트와 서울대 교수로 재직중인 김민지 첼리스트가 한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또한 지휘자 박인욱, 팝페라가수 배은희,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테너는 김동녘이 담당하고,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약 40명으로 결성된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공연의 문은 오케스트라 연주가 연다. 로시니 오페라 '도둑 까치' 서곡에 이어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바흐의 플루트 협주곡 d단조 연주로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후에는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팝페라가수 배은희, 테너 김동녘이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 중 '나의 온 마음은 당신 것이오',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오레파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2022년은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해였다. 올해 4월 18일을 기준으로 공연장 띄어앉기가 사라졌고 관객 수 제한 역시 찾아볼 수 없게됐다. 운영시간 단축도 해제돼 공연계는 숨통이 트이고 관객들은 하나 둘 공연을 즐기기 위해 걸음하기 시작했다. 먼저 소극장 축제가 활발하게 펼쳐졌다. 우선 7월에는 구미, 춘천, 부산, 대구, 전주를 비롯해 광주까지 총 6개 지역의 극단이 함께 하는 ‘제 11회 대한민국 소극장열전’이 광주에서 열렸다. ‘월화수목금토일 여기, 연극이 있다’를 주제로 열린 소극장열전은 푸른연극마을이 운영하는 씨어터 연바람, 예술극장 통 등에서 7일간 진행됐다. 10월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사)한국소극장협회 광주지회가 공동 주최하는 ‘광주소극장축제’가 약 한달간 열렸다. 올해로 25년째를 맞이한 소극장 축제는 광주지역의 예린소극장, 예술극장 통, 씨어터 연바람, 공연일번지, 문예정터, 지니아트홀 등 6개 소극장을 비롯해 ACC 예술극장 극장1에서 선보여졌다. 소극장 창제작 컨텐츠 페스티벌 ‘작은 무대에 부는 바람’도 11월 한달간 광주 소극장 씨어터 연바람에서 열렸다. 전국 9개 지역 소극장에서 제작한 9편의 작품 중 5편이
"작사가 이기 이전에 저도 노래를 즐겨 듣는 대중의 한 사람입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또 어렵고 아픈 이들에게는 힘과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노래 가사를 쓰고 남기고 싶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한 작사가 한시윤(41)이 밝힌 포부다. 작사가 한시윤은 "나이야 가라 나이야 가라 나이가 대수냐"는 가사로 유명한 트로트 가요 '오늘이 젊은날'(가수 김용임)과 TV 드라마 '내 이웃의 아내' OST로 알려진 '바이바이'(가수 추가열) 등의 노랫말을 직접 썼다. 올해에는 최근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가수 길건의 '에이스', '난 몰라', '사랑은 그렇지' 등의 곡 가사를 쓰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그가 가사를 붙인 노래는 공식 음원 사이트에 등록된 기준으로 16곡이다. 작사가 한시윤을 최근 송도신도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유명한 작사가를 제외하고는 작사가는 보통 부업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한시윤도 마찬가지다. 공예 강좌가 열리는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뷰티숍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를 만났고, 본의 아니게 작사에만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작사가라는 본업으로만 활동해도 될 만큼 열심히
“가시리 가시리잇고(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나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부른 노래 ‘가시리(일명 귀호곡)’이다. 가시리의 가사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널리 알려졌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시리 악보도 전해오는데 왜 그런 것일까? 부산의 정가(正歌) 가수 제민이는 “악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시리뿐 아니다. 청산별곡, 서경별곡, 만전춘, 이상곡, 상저가, 사모곡, 쌍화점 같은 다른 고려가요도 마찬가지다. 제민이 등 그의 스터디그룹이 고려가요 전곡의 리듬 해석에 도전했다. 제민이는 27일 오후 7시 30분 해운대문화회관 고은홀에서 국내 최초로 고려가요만으로 독창회를 개최한다. 2016년 전통 가곡 독창회를 국악 반주로 연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독창회다. “고려가요는 지금까지 14곡이 전해옵니다. 고려가요 악보와 1절 가사는 세종실록, 대악후보, 시용향악보, 금합자보 등에 실려 있고, 가사 전체는 악장가사라는 가사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8곡을 준비해서 들려줍니다.” 제민이는 부산대학교 국악학과(현 한국음악학과)에서 정가를 전공했다. 정가는 전통 정형시에 선율을 붙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대면 크리스마스'에 대구 주요 성당과 교회가 북적였다. 한파 속에서도 많은 시민이 성탄절 미사와 예배에 참여해 이웃들과 축복을 나눴다. 25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대성당(계산성당)에서는 신자 수백 명이 성탄미사를 함께 했다. 계산성당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집전으로 성탄대축일 밤 미사가 열리면서 1천여 명이 모였다. 계산성당을 찾은 많은 신자는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다시 모여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복할 수 있다는 기쁨을 전했다. 이들은 미사에 함께 찾은 신자에게도 서로 축복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천주교 신자 정미애(60) 씨는 "3년 만에 돌아온 대면 크리스마스 예배라서 더욱 뜻깊다. 크리스마스 미사는 마음이 한층 더 깊어지는데, 올해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 모금에도 참여하고 응원 인사도 전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며 "축복 기도를 통해서 내년에는 코로나19도 완전히 물러가고 더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말 내내 지역 곳곳 교회에도 성탄의 기쁨을 나누려는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순복음대구교회에서 열린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