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즐거운 나날들의 기억 화산재가 묻은 듯 폼페이의 희미한 도판에는 첨필 끝을 아랫입술에 댄 여인들이 몇 있다. 연인에게 보낼 시를 쓰려는 것이었을까. 빛나는 눈망울과 왼손에 든 서판을 묶은 리본이 아직도 선명하다. 디오니소스와 세멜레의 입문의식으로 글을 읽는 아이를 자애롭게 지켜보는 어머니와 하인을 대동하고 걸인에게 동전 한 닢을 건네는 지체 높은 귀부인, 화장하는 여인, 빵가게 안주인, 점을 치는 노파, 폼페이에 가기 전 내가 본 도판 속 AD 1세기 고전 세계 여인들은 모두 그렇게 아름답고 당당했다. 뜨거운 여름 한낮, 첫 대면한 폼페이는 불그스름한 잿빛을 띤 황폐함 그 자체였다. 바실리카 앞 푸르스름한 포석(鋪石)이 깔린 도로의 수레바퀴 자국, 노예가 모는 이륜마차가 낸 것일 터였다. 도로 옆엔 파묻힌 도시에서 발굴해 낸 지붕 없는 집들이 무심하게 햇빛을 받으며 늘어서 있다. 단단한 벽돌 담장의 빵공장 마당에는 응회암으로 만든 곡식을 빻는 맷돌과 돌확들이 방금 사용한 것처럼 반짝인다. 뒤쪽 저 가마에서는 2천년 전 8등분을 한 캄파니아식 둥근 빵을 구웠으리라. 해시계와 물시계가 알려주는 시간으로 폼페이 시민들은 출근을 하고 목욕탕엘 가거나 원형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거리두기 없는 첫 명절이다. 여전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고향으로 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나흘간 이어지는 한가위 연휴, 가족들과 함께 가볼만한 광주·전남 명소들을 소개한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멀지 않은 곳을 찾아 잠시 쉼을 갖고 싶다면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추천한다. 부모님들에겐 푸르름이 가득한 힐링 장소로,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장소로, 어린 자녀들에겐 자연학습장으로 각광받는 곳이다. 오랜만에 함께 모인 가족들과의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원효사를 넘어 가사문화권을 따라 소쇄원으로 가는 길, 눈앞에 아름다운 호수가 나타난다. 담양 고서면과 가사문학면, 광주 북구에 걸쳐있는 광주호다. 이곳 광주호 호숫가 인근 18만㎡ 부지에 광주호 호수생태원(광주시 북구 충효샘길 7)이 들어서 있다. 도심 속 자연학습장인 호수생태원은 광주시민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휴식공간인 동시에 동·식물들에겐 안락하고 쾌적한 서식처이기도 하다. 멧토끼, 다람쥐, 두더지, 직박구리, 박새 등 포유류와 조류, 각시붕어, 가물치 등의 어류, 그리고 파충류, 곤충류, 수많은 수생식물의 서식지다. 입구로 들어서면 드넓은 공원이 펼쳐진다. 나무데크와
경기 화성시에서 '화성뱃놀이축제'가 오는 16일~18일 전곡항 및 제부 마리나 일원에서 개최된다. 화성 뱃놀이 축제는 경기도 문화 관광 콘텐츠 발굴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수 축제를 선정하는경기관광축제에 올해를 포함해 4년 연속 선정되며 경기도 대표축제로 인정받았다. 시는 '문화를 담은 바닷길, 섬을 여는 하늘길'이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포스트 뱃놀이 축제'를 준비이다. 새로 개장한 제부 마리나와 서해랑 케이블카 등 해양문화를 활용하며 이색 요트 승선체험과 해상 파티, 뱃놀이 피크닉, 서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예술 프로그램, 야간 공중 주제공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주요 축제 프로그램을 자세히 보면 바람의 사신단(댄스 퍼레이드), 전곡행요트(승선), 풍류단의 항해(해상공연), 천해(天海) 유람단(승선 및 케이블카), 뱃놀이 라이브 스튜디오, Zoom in 버스킹, 공중공연, 드론 라이트 쇼, 어촌마을체험, 마린 플로깅, 미디어실감전시관, 낭만피크닉, 마린공공예술 등이 준비돼 있다. 화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화성 뱃놀이 축제가 경기관광축제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로도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코로나19 안심 축제, 지역민과 함
빛 맑은 수초 사이에 출렁이는 연꽃 향 잔물결 깨어나는 새벽의 문을 열고 속 깊이 기약을 다지는 고요가 층 쌓는다 여기는 이웃끼리 등 돌리지 않는다 청산도 구름도 포용하는 큰 가슴 새로운 깨달음을 헹구는 세계가 출렁인다 증오와 변심 없는 소통의 하늘 열고 기다림을 비축해온 장엄한 고요 속에 새벽녘 무리를 지어 비상하는 가창오리 ☞ 주남저수지는 사시사철 철새들의 맛집이다. 기후가 따뜻해 한국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가창오리가 월동하면서 유명해졌다. “여기는 이웃끼리 등 돌리지 않는” 수만 마리 철새와 텃새들이 “증오와 변심 없는 소통의 하늘 열고” 그동안 굶주렸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빈 들에서 부지런히 먹이를 찾는 장엄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주남저수지의 여름은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 인연이 되면 진흙탕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꽃을 피우는 연꽃이 있다. 연꽃이 피기 시작하면 연꽃단지에 지저귀는 개개비를 찍기 위해 출사가 이어지고, 겨울이면 월동을 위해 찾아온 큰고니와 재두루미의 우아한 몸짓으로 “청산도 구름도 포용하는 큰 가슴”의 자연으로 제각각 아름다운 공존의 세계를 보여준다. - 옥영숙(시조시인)
‘주상절리’는 ‘마그마가 냉각되며 응고함에 따라 부피가 수축해 생기는 다각형 기둥 모양의 금’이다. 국어사전의 설명에 따르면 그렇다. ‘주상(柱狀)‘은 ‘기둥 모습‘을, ‘절리(節理)’는 ‘바위 표면의 갈라진 틈새’를 말한다. 화산 폭발과 함께 분출된 뜨거운 마그마가 바닷물이나 대지의 찬 공기와 만나며 급속 냉각되고 이 과정이 지난 후 세월이 흐르며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균열이 일며 여기저기 틈(=절리)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수분이 증발해 부피가 수축하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틈과 균열들이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작용을 거치다 보면 마치 수많은 돌기둥들을 겹겹이 정교하게 쌓아 놓은 듯 보이는 주상절리가 되는 것이다. 길쭉한 기둥 모양의 주상(柱狀) 절리 외에, 넓고 평평한 모양의 판상(板狀) 절리도 있다.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있는 주상절리, 부채꼴 주상절리… 주상절리의 종류들도 제각각 다양하다. 부산 오륙도 앞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 해파랑길 750㎞를 걷다 보면 경주 구간에서 이런 각양각색의 주상절리들과 조우한다. 경주 초입의 강동화암마을 해변에서 만나는 바위들은 인조 예술품과도 같다. 누워있는 주상절리이면서 부채꼴 주상절
부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동래 문화재를 둘러보면서 역사를 공부하고 지역 시장에서 나들이도 즐기는 행사가 열린다. 부산 동래구는 2022년 도시재생예비사업 ‘동네~ 한바퀴, 지금 동래~ 한바퀴’ 사업의 하나로 ‘문화재와 함께하는 역사‧시장 나들이’ 행사를 진행한다. 부산시 유형문화재 8호인 장관청, 동래부 동헌, 동래향교, 동래읍성, 복천동 고분군 같은 문화재는 물론 동래시장, 수안인정시장을 둘러보는 이벤트다. 이 행사는 17일부터 10월 29일까지 총 다섯 차례로 나눠 매회 오전 9시~오후 1시에 진행된다. 부산문화관광해설사 진선혜 씨가 17일 ‘동래 역사 나들이’라는 주제로 행사의 막을 연다. 장관청, 100년 이상 된 고택인 대궐갈비는 물론 동래향교~송공단~동래부 동헌~박차정 의사 생가~항일운동기념비를 둘러보고 수안인정시장에서 점심을 먹은 뒤 동래읍성 임진왜란역사관을 살펴보는 코스로 진행된다. 21일에는 부산지질해설사회 김인남 회장이 참가자들과 함께 ‘동래온천 풍류길 나들이’를 떠난다. 온천거리박물관~온천장 전차종점지~용각~동래별장~윤슬길~노천 족욕탕~봉래관(허심청) 온천을 거쳐 온천시장에서 점심을 먹는 코스다. ‘박물관을찾는사람들’의 장순복 답사대장
2022 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가 10월 3일까지 강정보 디아크 광장과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1970년대 대구 출신의 젊은 작가들이 기성 미술계의 경직성에 도전하며 다양한 미술 실험을 펼쳤던 '대구현대미술제'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2012년 강정보 일원에서 시작됐다. 올해 전시의 주제는 '미술의 공진화(共進化)'. 남인숙 예술감독은 "자연과 예술, 사람, 사물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미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며 상호 변화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다양, 개방, 동시대성의 가치를 상징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고수영, 권순범, 김구림, 김채연, 노주환, 노창환, 노치욱, 류신정, 류인, 박현기, 배윤정, 변지훈, 손노리, 송필, 양순열, 오동훈, 오채현, 이강소, 이기칠, 이승희, 이연숙, 이웅배, 이지현, 이찬주, 조성묵, 세골렌 페로 등 26명이다. 1930년대생부터 90년대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가 순수조형, 세라믹 등 다양한 분야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입구 오른쪽으로는 현대미술제 1세대 김구림, 조성묵을 중심으로 권순범, 김채연, 노창환, 배윤정, 변지훈, 양순열, 오채현, 이
제35회 창원예술제가 오는 6일부터 10월 29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을 비롯한 창원문화원, 창원 도파니아트홀 등에서 개최된다. (사)한국예총 창원지회가 주최하고 창원시가 후원하는 창원예술제는 1988년 시작된 이래 창원의 가을을 대표하는 종합예술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오는 6일 창원사진작가협회의 주관으로 성산아트홀 전시장에서 열리는 2022 창원예술사진기획전을 시작으로 연극, 미술, 연예, 국악, 문인,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행사가 펼쳐진다. 전시분야로는 오는 14일~19일 성산아트홀 제1~3전시실에서 창원미술협회의 ‘2022 창원미술대제전(정기전)’이 개최되고, 10월 21일 창원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창원문인협회의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문화콘서트로 낭만적인 문학의 밤을 선사한다. 공연분야로는 오는 8일 창원 도파니아트홀에서 창원연극협회의 연극공연 ‘달빛유희’를 시작으로 10월 13일 창원국악협회의 ‘가을날의 국악 향연’, 10월 25일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창원음악협회의 ‘2022 창원예술제 기념 가을음악회’, 10월 29일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창원무용협회의 ‘2022 창원무용제’가 열린다. 창원예총 김대환 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제주헬스케어타운 내에 시니어타운과 재활훈련센터, 메디컬스트리트 등을 운영할 민간사업자 공개모집이 본격 진행된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이 당초 목표대로 대한민국 최고의 복합의료관광단지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제주헬스케어타운 공동사업시행자를 공모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JDC가 소유한 10개 부지(33만9139㎡, 10만평)에 대해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민간사업자를 모집하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 헬스케어타운은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원 약 155만1000㎡(47만평)에 의료 산업과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특화된 의료 환경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조성됐다. 지난 2012년 투자 유치된 중국 녹지그룹은 시설용지 48%를 개발 중이며, JDC는 잔여시설용지에 대해 직접 사업과 투자유치를 병행하고 있다. JDC는 헬스케어타운 내 중앙관리센터 부지에 의료서비스센터를 조성하고, 종합건강검진센터와 등을 유치하며 의료복합단지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번에 사업자를 공모하는 부지의 용도는 메디컬스트리트(병·의원, 연구 및 교육시설 등)를 비롯해 전문병원(전문치료와 장기 요양 수요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부문에서 박현영 씨(33, 남, 전북 전주)가 장원을 차지했다.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제40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 전국대회가 5일 본선을 끝으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지난 8월 21일부터 9월 5일까지 전주대사습청, 국립무형유산원, 전주시청 강당, 전주 향교문화관 등에서는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줄을 이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올해 대회에는 판소리 명창부 13명, 무용 명인부 20명, 농악부 4팀 155명, 민요부 16명, 가야금 병창부 8명, 기악부 38명, 무용부 22명, 판소리 일반부 14명, 시조부 32명, 궁도부 257명, 고법 일반부 13명, 판소리 신인부 26명, 고법 신인부 11명, 무용 신인부 9명, 민요 신인부 17명 등 모두 500팀 651명이 출전했다. 쟁쟁한 경쟁 끝에 장원에 이름을 올린 박현영 씨에게 대통령상과 함께 상금 7000만 원을 수여한다. 박 씨는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을 열창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조통달 심사위원장은 "전주대사습놀이는 국악 등용문 중 최고의 등용문이다. 전주대사습놀이 나올 수 있는 실력이라면 대단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