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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코로나19 장기화, 갈 곳 잃은 노인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과 경로당 운영이 중단되며 지역 노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일거리와 여가거리가 사라진 노인들은 사회적 단절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26일 대전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감염증 사태로 인해 지난 2월 중순부터 지역 1만 8829개의 노인일자리 사업 중 1만 7129개가 중단됐고, 노인 3만 3918명의 여가 생활 터전이었던 경로당 825곳이 문을 닫았다. 시·구는 감염증 위기 '심각' 단계 해제 등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이들 일자리사업과 경로당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감염증이 장기화되며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갈 곳이 사라진 노인들은 종일 집에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가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쯤 서구 월평중학교 일원 공원 벤치에는 햇볕을 쬐고 있는 노인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노인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공원에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서구에 거주하는 임모(79) 씨는 "일자리 사업이 중단되고 여가를 보낼 장소도 없어져 두 달 동안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감염증 때문에 주말 종교 생활에도 제약을 받아 삶의 낙이 사라졌다"며 "외출이라고는 하루 한 시간 정도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오거나 이따금 경로당이 문을 열었는지 확인하러 가는 것이 전부"라고 푸념했다.

감염증 사태 장기화에 따라 '집콕' 생활이 길어지며 지역 노인들은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다중 이용 시설 폐쇄·사회적 거리두기 등 사람 간 접촉이 줄어들며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시·구에서 진행하는 코로나19 관련 심리 지원 사업은 자가격리자 등 감염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만 대상으로 해 지역 노인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이날 기준 대전정신건강증진센터와 지역 보건소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대면과 전화 상담 등으로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통합심리지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비자발적 격리에 따라 심리·정서상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큰 확진자·밀접접촉자 등이다. 일과 여가를 잃은 지역 노인들 역시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어 심리 지원 필요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효일 중구 버드내아파트 노인회장은 "오갈 곳, 말할 이 없는 노인들은 2달 넘게 집에서 창 밖만 바라보는 '사회적 격리상태'에 놓여있다. 안부차 전화를 걸어보면, 경로당 회원 다수가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노인 관련 심리 지원 프로그램이 중단됐으며, 사태 추이에 따라 재개할 방침이다.

지역 한 자치구 보건소 관계자는 "감염증 확산 우려에 실버 동아리 활동 지원 등 노인 정신 건강 관리는 잠시 중단됐다. 지역 독거노인에게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고 싶어도, 전화번호가 개인 정보와 관련된 사안이라 민감한 부분이 있다"며 "추후 감염증 사태가 잦아들면 노인 대상 사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상 기자 genius_29@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