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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시들해진 카네이션 특수에 울상

'고사 위기' 대전 화훼농가 가보니

 

7일 오전 11시쯤, 대전 유성구 용계동에 위치한 한 화훼 농가의 비닐하우스 안에는 활짝 핀 꽃들이 갈색빛을 띄며 바짝 말라가고 있었다. 통상 졸업·입학식, 어린이날 등 각종 행사가 몰려있는 상반기에는 화훼 수요가 많아 비닐하우스 안이 텅 빌 정도로 판매가 원활하지만, 코로나19와 청탁금지법 등의 여파로 소비가 급락하며 팔리지 않은 화훼가 쌓여있는 것이다.

이 농가는 비닐하우스 한 동의 절반 가량이 카네이션 등의 화분으로 채워져 있었고, 그중에는 도매상으로 유통됐다 다시 돌아온 듯, 포장지로 정성스레 쌓인 화분도 있었다. 어버이날까지 팔리지 않은 카네이션은 전부 폐기처분 될 예정이다.

농장을 운영하는 최광배(57)씨는 "올 초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화훼가 대량 소비되는 상반기 졸업식·입학식·봄꽃 축제 등이 전부 취소됐다. 팔려고 내놓은 꽃들이 도매상을 거치지도 못 한 채 되돌아오는 판국"이라며 "판매량과 매출 모두 평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판로가 막히고 소비도 줄어들면서 화훼 농가의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생산 농가뿐만 아니라 도·소매상도 상황은 마찬가지. 같은 날 오후 1시쯤 유성구 노은동에 위치한 화훼 단지는 어버이날 전날인 것이 무색할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 이따금 공기 정화 기능을 가진 실내용 식물을 찾는 손님 한 두명이 보일 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손님이 많아 매대를 크고 넓게 펼쳐놨었지만, 올해는 수요가 급락하며 매대 크기도 줄어들었다.

이곳에서 식물가게을 운영하는 이기숙(50)씨는 매대를 가리키며 "보통 이맘때는 카네이션을 사러 온 손님으로 화훼 단지가 북적거리며 정신 없을 정도로 혼잡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는 손님이 없어 매대도 평소와 비슷하게 진열해놨다"고 설명했다.

보관 기간이 비교적 짧은 생화의 경우 화훼 소비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씨는 "생화와 절화(한 송이씩 자른 꽃)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도·소매 업체들은 매출이 전년 대비 80-90%까지 폭락하며 고사직전까지 갔다. 소비가 워낙 위축된 데다 팔리지 않은 생화는 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훼 농가와 도·소매 상인들은 시와 지역 자치구의 화훼 소비 촉진 캠페인에 대해 실효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한 도매 상인은 소비 촉진 캠페인이 일시적인 미미한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일부 화훼 생산농가들은 시·자치구의 화훼 자체 공급 체계가 지역 농가의 판로를 막고 있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한 화훼 업계 관계자는 "지역 화훼 업계는 청탁금지법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동시에 관공서가 자체 화훼 재배에 나서며 판로까지 막혔다"며 "꽃 한송이 더 사자는 소비 캠페인은 실효가 없어 화훼 업계의 고충을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천재상 기자 genius_29@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