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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현장속으로] 코로나19에 한파까지… 고단한 달동네 에너지 빈곤층

전주 교동·서서학동 달동네 가보니
비어가는 연탄 창고에 주민 걱정 커

 

“겨울은 봄을 이기지 못한다는데…. 봄날이 올 때까지 큰 사고 없이 추위가 비켜 지나가길 바랄 뿐이죠.”

겨울 추위가 변덕을 부리면서 달동네에 살고 있는 에너지 빈곤층들은 하루하루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을 할 수 없는데다 복지관 등 이용이 불가능하고, 기부문화도 위축되면서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22일 오전 8시 30분. 전주 교동의 한 달동네 거리는 방문하는 사람 없이 적막감만 흘렀다.

지난주와 다르게 비교적 추위는 덜했지만, 여전히 찬바람은 매서웠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일부 주민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마스크와 목도리를 걸치고 밖으로 나와 몸을 웅크린 채 삼삼오오 모여 입김만 불어댔다.

허름한 주택 앞에서 만난 김 모(81) 씨는 “집에만 있으면 더 아픈 것 같아 밖에 나오게 된다”며 “날씨가 더 추워지는 날에는 수도가 어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장판에 의존해 집안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 걱정돼 이마저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1일 찾은 서서학동 달동네에서는 재활용쓰레기를 모아 분리하고 있는 서 모(72) 씨를 만날 수 있었다.

8평 남짓한 좁은 방에서 홀로 살고 있다는 그는 평상시 귀가 어두워 잘 들리지 않는 TV를 보며 지낸다고.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복지관과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전동휠체어를 타야 하는데, 차디 찬 바람을 뚫고 30여 분이나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단다.

서 씨는 “연탄 나눔을 하러 오는 봉사자들을 볼 때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는데 요즘엔 뜸하다”며 “연탄재가 하나둘씩 생겨나는 모습을 보면 외롭다는 생각도 든다. 온기가 그립다”고 말했다.

연탄 1500여 장이 들어갈 수 있는 서 씨의 창고는 거의 비어 200여 장이 남아 있다. 1월 중순 께면 이마저도 떨어질까 걱정이 앞선다.

한편, 전북 지역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은 10만 654세대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추위에 취약한 에너지 빈곤층이라는 전북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선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