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하는 정신으로 참신함과 놀라움을 던져주는 괴암 김주석 화백의 작품세계는 그만큼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김주석기념사업회가 발표한 ‘괴암 김주석 선생 독립유공 서훈 2주년 기념 학술 세미나’ 자료에서 김미윤 미술평론가는 김주석 화백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김미윤 평론가는 ‘항일운동의 고뇌와 열정이 빚어낸 색인생’이란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김주석 화백의 작품은 자연이 던져준 형상으로 독창적이며 주관적인 작품세계를 구가한 형식으로 관객에게 감동과 위안을 준다”며 “작가의 작품은 그림이 갖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며 그 정수와 작가정신을 살려나간 선구조이며, 가치관이 혼탁했던 시대를 지켜온 이정표”라고 평했다.


또 황원철 전 창원대 명예교수는 ‘괴암 김주석 화백의 예술행적과 삶’을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탄생해 학창시절 항일운동으로 갖은 고문을 받으면서 청년초기부터 시작된 삶의 고뇌가 그의 예술행적에까지 투영됐다”며 “ 6·25 피난 예술과의 교분으로 창작세계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독학으로 미술교육가의 길을 걸으면서 자유상상화라는 독보적인 교육관에서 얻은 산물을 작품세계까지 이어 나갔다는 점이 특이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석기념사업회는 코로나19로 대면 세미나 행사를 취소하고 서면 자료 발표로 대체했으며, 선생의 미발표 작품을 포함한 40여 점의 작품도 온라인으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해 경화동 출신인 김주석(1927~1993)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지역 1세대 화가다. 선생은 1943년 경성전기학교 재학 시절 비밀결사조직인 학우동인회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헌병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아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통받았다. 선생은 생전에 고문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타계 후 2016년 선생이 남긴 친필 고문 기록과 그림이 뒤늦게 발견돼 이를 토대로 2018년 8월 15일 독립유공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선생은 해방 이후 46년간 도내 초·중·고에서 교편을 잡으며 미술 교육에 힘쓰는 한편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현했다. 또 1955년 마산 최초 미술단체 흑마회 창립회원으로 전국 최초로 가두 전시회를 열기도 했고, 1960년 마산미협 지부장을 맡아 지역 미술 진흥에도 기여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