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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학생들 떠난 군산 서해대학, 적막감만 ‘가득’

지난달 28일자로 폐교… 4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빈 강의실에 쓰레기·폐자재만 쌓여… 활용 방안 시급

 

 

25일 오전 군산 서해대학.

지난 1973년 12월 인재육성을 목표로 문을 연 서해대학이 48년 만에 폐교되면서 학교 분위기는 그야말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과거 수많은 학생들이 오가던 대학 정문은 ‘관계자외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 부착과 함께 철저하게 외부를 통제하는 모습이었다.

해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을 알리는 3월이면 여는 대학 강의실처럼 시끌벅적했던 풍경은 사라지고, 현재는 각종 쓰레기와 폐자재 및 교구 등만이 너저분하게 방치되고 있을 뿐이다.

그 동안 졸업생을 비롯한 주변 상인들은 그래도 작은 희망을 품고 학교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다렸지만 현실은 너무나 냉혹하게도 ‘대학 폐쇄’라는 최후의 통첩이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서해대학이 법령 위반 및 교육부 장관의 시정명령을 미이행할 뿐 아니라 심각한 재정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지 못하자, 결국 지난달 28일자로 폐교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 대학을 경영하던 학교법인 군산기독학원에 대한 해산도 명령했다. 사실상 서해대학의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 재적생 140명마저 인근 대학으로 특별 편입학한 상태다.

지금은 교수와 학생 등 모두가 떠나고, 몇 명의 교직원만 학교에 나와 뒤처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직원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던 서해대학이 처참한 운명을 맞게 돼 너무 안타깝고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해대학의 위기감이 크게 감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당시 취임한 A이사장이 교비 146억 원(수익용 기본재산 75억 원·교비적립금 62억 원)을 횡령하면서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018년에는 재정지원 제한대학(유형Ⅱ)에 지정되면서 학생들에 대한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지원도 끊겼다.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다른 대학과의 통폐합 등을 모색했지만 전 이사장의 횡령액을 보전해야하는 문제 탓에 무산됐다.

그 사이 교수와 전임교원·직원 등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만 무려 60억 원에 달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대학 건물(토지) 매각 및 활용방안.

군산기독학원의 현 소유 재산은 서해대학 건물 등 5개동과 토지 약 6만㎡으로, 현재 감정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산 규모가 크다보니 언제 (매각 등이)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서해대학이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이젠 대학이 조용하다 못해 을씨년스럽다”면서 “학교 는 어쩔 수 없다지만 이곳이 흉물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계기관 등에서 힘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동용 도의원은 “고용·산업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군산지역에 서해대 폐교 문제가 더해지면서 지역쇠퇴가 가속화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특화 산학연계 교육기관이나 도시재생사업 등 다각도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환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