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 베일을 벗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코로나19와 여성이란 키워드로 읽힌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이준동 집행위원장, 문성경·전진수·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상영작 발표 진행은 지난해에 이어 최희서 배우가 맡았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48개국 영화 186편(해외 109편·국내 77편)을 초청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상영작은 141편(해외 79편, 국내 62편)으로 전체 상영작의 75.8%를 차지한다. 온라인 상영작 수는 지난해 97편에 비해 늘었다. 온라인 상영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를 통해 이뤄진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열 개막작은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아버지의 길>이다.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아이의 아버지 니콜라는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일용직 노동자다. 사회복지기관에 의해 아이들과 떨어지게 된 그가 바라는 것은 그저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것.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뜨거운 부정과 함께 현대사회의 어설픈 사회보장제도는 어려운 가정에 위로가 아닌 상처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폐막작은 오렐 감독의 <조셉>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만평 작가로 활동한 감독은 일러스트레이터 조셉 바르톨리의 작품을 접하고 받은 감동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기로 결심하고, 조셉의 파란만장한 삶을 데뷔작에 담았다. 영화 준비부터 완성까지 10년이 소요된 작품이다. 독특한 그림체로 예술가의 삶을 비춰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그해 가장 중요한 화두 또는 복기해야 할 주제를 제시하는 ‘스페셜 포커스’ 부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여성 영화를 다룬다.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은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코로나19 팬데믹을 돌아보고, 그 변화에 주목한 작품들을 살펴본다. 중국 출신 미술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 감독의 <코로네이션>, 핀란드 미카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 밀라노의 영화감독들이 힘을 모아 만든 <코로나의 밀라노> 등 코로나19 팬데믹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은 작품 11편을 선보인다.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에서는 독립·예술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여성 감독 7명과 그들이 만든 작품 15편을 소개한다. 체칠리아 만지니, 한옥희, 포루그 파로흐자드, 바바라 로든, 안나 카리나, 셰럴 두녜이, 알베르티나 카리 감독을 조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체 상영작 가운데 여성 감독의 작품이 41%가량을 차지해 여성 연출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서는 임흥순 감독의 <포옹>, 테드 펜트 감독의 <아웃사이드 노이즈>, 민환기 감독의 <노회찬, 6411> 등 신작 3편을 공개한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올해도 영화와 영화인들을 지키고 싶은 그리고 영화인들이 지키고 싶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며 “영화 팬들과 전주시민들이 안전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뒤, 최초로 개최된 국제영화제였다. 그만큼 참고할만한 레퍼런스가 없었지만, 올해는 상당한 양의 정보가 축적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관객들이 극장에서 직접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방역 수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영화제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전주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문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