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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몽돌밭·해수욕장·갯길…완도, ‘멍’ 때리기 참 좋네~

<13>생일도·보길도·신지 갯길
완도의 숨은 보석 생일도
백운산·학서암·금빛모래밭
금곡해수욕장서 본 일몰 일품
윤선도 혼 서린 보길도
후사면 방풍림 천연기념물
송시열 유배길 암벽 새긴 글씐바위

 

완도의 7월은 섬과 바다, 해변이 유독 빛나는 계절이다. 전남도와 완도군은 생일도와 보길도, 신지도를 코로나 시대 안심 관광지로 꼽고 여행자들에게 추천한다. 생일도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멍 때리며 휴식하기 좋은 섬이다. 보길도는 우암 송시열과 고산 윤선도의 흔적이 서려있는 섬이다. 생일도, 보길도 모두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여행지다. 신지도에서는 해안가 명품 갯길이 일품이다.

◇섬 전체가 관광지, 완도의 숨은 보석 ‘생일도’= 생일도(生日島)는 섬 전체가 하나의 관광지다. 인근 고금도, 약산도, 금일도 등에 가려져 수년 전까지만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섬이었다. 입소문 타고 여행좀 해봤다는 사람들이 하나둘 찾던 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 반전이 시작됐다. 지난 2016년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이후 관광객 발걸음이 크게 늘기 시작한 것이다.

 

 

생일도는 조그만 섬이다.

섬 전체 해안도로를 한바퀴 도는 데 차를 타고 20분이면 족하다. 섬이 작다고 매력이 작은 것은 아니다. 산세의 아름다움에 취해 구름도 머물고 간다는 백운산(483m), 바둑알을 뿌려놓은 것같은 용출리 몽돌밭(해변), 상서로운 학이 머문다는 학서암, 금빛모래밭과 해송, 동백숲이 어우러진 금곡해수욕장 등 섬 전체가 관광지이자, 휴양지다.

금곡해수욕장은 U자형 해변으로 길이 1.2㎞, 폭 100m 규모다. 불과 2~3년 전 여름에 찾아갔을 때만 해도 한 두가족이 전체 해변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였다. 바닷물과 모래는 맑고 곱고 주변이 수목으로 둘러싸여 휴양지로 제격이어서 생일도가 더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정도로 매력있었다.
 

금곡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일몰도 일품이다. 해송 아래 모래밭에선 야영도 가능하다. 금곡리와 유서리를 이은 해안도로는 일몰과 바다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드라이브 하기에도 좋다.

생일도는 근래 이르러서 ‘멍’ 때리기 좋은 섬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일섬길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는 너덜겅, 용출갯돌밭, 구실잣밤나무 숲 등 3곳이 유명하다. 길 따라 걷다 보면 멍때기 좋은 곳이라는 나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생일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자가용을 타고 간다면 내비게이션에 당목항을 치면 된다. 광주에서는 승용차로 당목항까지 약 2시간 30분 걸린다. 나주-영암-강진 마량을 거쳐 연륙교를 타고 완도 고금도와 약산도로 진입하면 금세 선착장에 도착한다. 차를 실을 수 있는 철부선이 당목(약산)~서성(생일) 구간을 하루 8회 왕복한다. 당목항에서 배를 타면 20분 뒤 선착장에 웬만한 건물 크기만한 거대한 케이크가 보인다. 생일도다.

 

 

◇보길도 송시열 글씐 바위, 신지 명사갯길 = 보길도(甫吉島)는 섬 전체가 해상국립공원이다. 완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는 이들이많다. 높게 솟은 상록수림과 장엄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풍광은 다른 섬에서는 느끼지 못할 특별함이 있다.

보길도 명물 예송리해수욕장에서는 당사, 예작, 닭섬, 기섬, 추자, 저 멀리 제주도까지 맑은 날이면 볼 수있다고 한다. 후사면의 방풍림은 천연기념물 40호로 소나무를 비롯해 팽나무, 후박, 동백나무등 30여종의 목·초본류가 자라고 있다.

중리해수욕장은 통리해수욕장 바로 인근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이곳역시 경사가 완만하고 마을의 방풍림인 송림이 아름다운 곳이다. 비단결 같이 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중리는 수백년 된 소나무 300여그루가 해수욕장을 감싸 안았다.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의 혼이 서린 섬이기도 하다. 섬에 자리한 윤선도 원림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 양식을 하고 있다. 윤선도가 병자호란으로 인하여 제주로 향하던 중 이곳의 절경에 매료되어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어부사시사’ 등 주옥같은 한시가 이곳에서 창작됐다.

윤선도가 머문 섬에는 우암 송시열도 다녀갔다. 고산 윤선도가 머문 장소와 반대쪽 섬의 끝에 자신의 심경을 담은 글귀를 새기고 갔다. 글씐바위는 선백도 마을 앞 바닷가의 암벽을 말한다. 선조~숙종조의 대유학자인 우암이 왕세자 책봉 문제로 관직에서 물러나 제주 유배길에 올랐을 때 경치가 좋은 보길도에서 잠시 머물렀다. 이때 임금에 대한 서운함과 그리움을 시로 읊어 바위에 새겨 놓은 게 송시열 글씐바위다.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시로 표현하여 바위에 새겨 놓았으며, 이후 우암의 후학인 임관주가 1707년 같은 바닷길로 유배를 가다 ‘동국의’라는 오언 절구를 남겨 오늘에 전하고 있다.

고산 윤선도가 이상향으로 삼았던 보길도에 온 송시열은 예송논쟁으로 윤선도를 쫓아내고, 윤선도는 유배를 떠나야 했다. 이후 제주도 유배길에 자신이 쫓아냈던 윤선도가 살던 보길도에 이르게 됐으니 세상을 탄식하는 글을 남기지 않았을까.

교통이 여건이 발달했다고 하나 여전히 보길도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보길도에 가려면 일단 차량으로 완도읍 화승포항까지 와야 한다. 여기서 배를 타고 노화도 동천항에 도착하면, 다시 차량으로 연도교를 건너 보길도에 이를 수 있다.

 

 

 

명사갯길은 신지도에 조성된 도보여행 코스다. 2015년 조성됐다. 완도읍에서 신지대교를 넘어서면 코스가 시작된다. 전체 코스 길이는 15.2㎞. 전체를 걷는 데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는 신지대교 휴게소~명사십리해수욕장~울몰마을~신지내동마을이다.

◇수산 1번지 완도가 추천하는 먹거리 = 완도는 대한민국 수산 1번지로 꼽힌다. 김, 미역, 다시마, 톳, 전복, 각종 활어 등 수산물이 사시사철 풍성하게 나온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해신탕을 추천한다. 해신탕은 몸보신에 좋은 닭에 전복, 문어, 게를 넣고 인삼과 약초를 넣어 끓인 탕이다. 음식점 마다 약간씩은 다를 수 있으나 주재료는 모두 들어간다. 문어는 철에 따라 낚지로도 대체된다. 해신탕은 해상왕 장보고가 군사들에게 먹이려고 가마솥에 직접기른 닭과 바다에서 나는 갖가지 해물 식재료를 넣어 끓인 것이 원조라는 설이 전해진다. 완도군 고수영 홍보팀장은 “온국민의 보양식 삼계탕에 완도의 천연다시마와 미역만 먹고 자란 전복과 문어 등이 조합을 이뤄 그야말로 보양식 중 보양식이다”고 자랑했다. 해신탕은 소라횟집, 바위섬횟집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읍내 웬만한 식당에서 파는 전복 코스요리도 추천한다. 전복은 긴 말이 필요없는 영양덩어리다. 깨끗한 바다와 해조류가 풍부한 완도는 전국 전복의 80%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전복의 본고장에서 맛보는 전복은 맛도 영양도 특별하다. 전복요리는 회, 찜, 물회, 구이 등 다양하고 평범한 요리라도 전복 한마리 들어가면 특별해진다.

생선구이도 빼놓을 수 없다.

 

 

큰 생선에 도톰한 살 그리고 가장 맛있게 구워져 나오는 커다란 구이 한접시를 보면 먹기도 전에 침이 고인다. 쏨팽이, 우럭, 도미, 농어, 삼치 등 계절마다 제일 좋은 생선들이 올라온다. 완도는 타지역과 다르게 쏨팽이를 높게 쳐준다. 많이 잡히기도 하지만 구웠을때 맛이 쫄깃하여 식감이 좋다. 생선구이의 맛은 신선도에 달려있다. 매일매일 완도수협공판장에 나오는 싱싱한 생선만을 골라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주인장의 노하우를 더하면 일품 생선구이가 완성된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사진 완도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