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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 희망 준 불굴의 산악인 꼭 돌아오길…

[히말라야서 실종 김홍빈 대장]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 등반 중 동상…손가락 10개 잃어
지구촌 희망의 영웅 … 장애인 최초 7대륙 최고봉 올라

 

 

김홍빈 대장은 브로드피크 도전에서 크레바스(crevasse·빙하 사이의 깊은 폭)라는 걸림돌을 만나 등반 내내 험난한 여정을 거듭했다.

크레바스는 김 대장의 등정길에서도 발목을 잡았다.

파키스탄 현지 베이스캠프와 연락하고 있는 2021브로드피크 원정대 관계자는 지난 18일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김 대장이 등정 과정 중 예상치 못했던 크레바스(crevasse·빙하 사이의 깊은 폭)를 만나 애초 계획했던 등정 시간보다 6시간여 가량 늦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원정대가 계획했던 캠프4 위치는 7500m였다. 그곳에 거대 크레바스가 있어 위치를 7200m로 변경했다”며 “고산에서는 단 몇m라도 앞으로 캠프를 설치해야 하는데 조건이 허락치 않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장은 크레바스를 극복하고 등정에 성공했으나 하산길에 크레바스에 빠져 실종됐다.

김홍빈 대장이 브로드피크 정상에 올라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기록을 수립한 뒤 불과 1시간만에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산악계가 충격에 빠졌다.

광주시산악연맹은 실종소식을 듣고 수색과 구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광주시산악연맹 관계자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김홍빈 대장이 부디 난관을 극복하고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히말라야 도전 16년 여정에서 숱한 고비를 넘겼다.
 

김 대장은 1983년 송원대학 산악부에서 산과 인연을 맺었다.

산악인으로서 한창 이름을 띄울 즈음인 1991년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6194m)를 등반하다 손가락 10개를 모두 잃는 시련을 겪었다.

사고 이후에도 김 대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1997년 엘브루즈(5642m·유럽)과 킬리만자로(5895m·아프리카)를 시작으로 7대륙 최고봉 등정에 도전했다.

1998년에는 사고로 기억됐던 매킨리(6194m·북미)를 오르며 의지를 다잡은 김 대장은 같은 해 아콩카과(6959m·남미)의 정상에, 2007년에는 코지어스코(2228m·오세아니아), 에베레스트(8848m·아시아)에 올라섰다.

그의 도전의지는 마침내 2009년 남극의 최고봉인 빈슨매시프(4897m)에까지 다다르며 도전 12년만에 장애인 최초 7대륙 최고봉 완등자로 이름을 올렸다.

열 손 가락이 없는 중증 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의 대기록이다.

김 대장은 2006년 파키스탄 가셔브룸 Ⅱ봉(8035m) 등정을 시작으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목표를 두었다.

티벳의 시샤팡마(8027m·2006년), 네팔 에베레스트(8850m·2007년), 마칼루(8463m·2008년), 다울라기리(8167m·2009년), 티벳 초오유(8201m·2011년), 파키스탄 K2(8611m·2012년)를 잇따라 오르며 ‘손가락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자신의 굳건한 의지를 세상에 알렸다.

이 후 김 대장은 2013년 네팔 칸첸중가(8586m), 2014년 네팔 마나슬루(8163m)와 로체(8516m·2017년), 파키스탄 낭가파르밧(8125m·2017년), 안나푸르나(8091m·2018년), 가셔브룸 Ⅰ(2019년)의 정상을 차례로 오르며 완등 기록을 꾸준히 쌓아나갔다.

지난 해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 19감염증의 확산으로 힘겹게 꾸렸던 브로드피크 원정이 좌절됐었지만 다시 1년을 꼼꼼히 준비해 등정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