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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여기 서면 인생샷]산이란 산은 여기 다 모였네

인제 설악마주보길

 

 

해발 800m 정상에 우뚝 솟은 소나무, 옆에 서면 덩달아 의기양양
한눈에 100㎞ 앞까지…홍천 가리산, 양구 사명산·대암산 주봉들 펼쳐져
눈만 돌리면 한계령·미시령·진부령까지 내려다봐, 어찌 오르지 않으리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산으로 이뤄진 인제군. 가히 우리나라 ‘산림 보고(寶庫)’이자 ‘산림 수도(首都)’라 할 만하다. 깊은 산만큼 골짜기도 많아 자리 잡으면 ‘캠핑 천국’이고 누우면 ‘힐링 명소’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소규모 관광이 대세로 자리잡은 요즘 그런 점에서 어머니의 품과 같이 포근하고 대로는 웅장한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인제가 더욱 경쟁력을 갖게 됐다면 논리의 비약일까.

우리나라의 허리라 할 수 있는 백두대간의 중심과 수십년 오염되지 않는 생태계의 신비를 간직한 DMZ가 정확히 ‘열십자’로 교차하는 유일한 지역 인제에는 수많은 명산이 있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명소를 찾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 인제를 대표하는 명산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요지가 새롭게 뜨고 있다.

우리나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4개의 산 중에서 제주도에 위치한 한라산을 제외한 육지의 세 곳이 인제군에 있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대암산 천연보호구역, 향로봉 천연보호구역. 세 곳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인제군 서화면에 있는 설악마주보길이다. 설악마주보길은 설피골~말머리고개로 이어지는 임도 북쪽에 새롭게 조성된 임도로 설악의 서쪽을 바라본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수종갱신지라 시야가 트여 날씨가 좋을 때에 향로봉산맥의 매봉산, 설악산의 마산봉, 마등령, 공룡능선, 울산바위 뒤편, 소청, 중청, 안산, 12선녀탕 계곡,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을 조망할 수 있다. 홍천 가리산, 양구 사명산, 대암산의 주봉들까지 감상도 가능하다. 설악산의 중청, 마산봉까지의 거리가 20㎞이며 홍천 가리산과의 거리가 50㎞인 점을 감안하면 한눈에 100㎞ 앞까지 바라다 보인다. 눈을 돌리면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은 물론이고 북면 원통과 인제읍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해발 800m대의 설악마주보길 정상에 우뚝 솟은 소나무를 배경으로 서면 마치 비행기를 탄 듯 눈 아래로 숲이 펼쳐진다. 구름이라도 낀 날이면 수㎞ 앞에 있는 공룡능선과 울산바위가 구름이라는 바다에 떠 있는 듯 몽환적인 느낌도 얻는다. 단풍 절정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산홍엽(滿山紅葉)’을 한꺼번에 눈에 담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설악마주보길이 끝나는 곳으로부터 인제군 북면 용대1리로 넘어가는 말머리고개에는 70㏊ 규모의 문화재 복원용 소나무 생산단지가 펼쳐져 있다. 유명세가 더해지자 이달 초 TV 드라마 촬영도 이어졌다.

인제=김보경기자 b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