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와 취업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생계형 일자리에 목마른 고령층을 상대로 신종 ‘취업 사기’ 수법이 구인·구직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임장 후기와 시장조사 등 문턱이 낮은 업무와 고액 일당을 미끼로 접근하는 수법이 유행하는 반면 플랫폼들의 대응이나 관리감독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에 종사한 윤모(60)씨는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일이 끊기자,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이달 초 채용 플랫폼 ‘벼룩시장’ 사이트에 구직용 이력서를 등록했다.
2시간 후 스스로를 한 중견기업의 임직원으로 소개한 B씨는 윤씨에게 일당 10만원의 ‘부동산시장조사’ 일자리를 소개해 왔다. B씨가 보낸 명함에는 부동산컨설팅 관련 글로벌 기업명과 함께 ‘홍태석 과장’이라 적혀 있었다.
일자리를 수락한 윤씨는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전달했다. 그가 맡은 업무는 수도권 지역 아파트를 직접 다니며 시세와 주변 입지 등 임장 후기를 작성하고 관련 현장 사진들을 찍어 보내는 일이다.
그러나 윤씨가 8일간 일한 대가 80만원을 요구하자, B씨는 잠적했다. 윤씨는 B씨가 카카오톡을 통해 보내는 지시대로 광명, 안산 등 도내 아파트 단지들을 하루 4~5시간씩 직접 다니며 조사 결과를 작성해 보냈다.
이후 해당 기업 본사에 찾아가 명함을 보여줬지만, 홍태석 과장은 존재하지 않았고 명함도 가짜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믿을만한 플랫폼을 통해 연락이 왔고, 명함의 기업도 유명한 곳이라 바로 믿었다. 60대라는 고령 나이에도 시장조사 업무를 하며 추운 날씨에 시간도 쏟고, 교통비와 유류비 등 개인 경비도 사용했지만 아무런 일당도 받지 못했다”며 “B씨 외에도 채용 사이트를 통해 부동산시장조사와 유사한 일자리 제안이 10건 이상 들어왔다. 전부 수법이 비슷해 사기로 의심된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같은 수법의 사기가 성행하고 있지만, 구직 플랫폼 업체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벼룩시장을 포함한 구직 플랫폼들은 사업자정보등록번호 정도의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채용 업체로 등록해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트에 일부 사기가 있을 수 있다는 문구만 있고, 사기 신고를 접수해도 개인 차원의 신고와 대응을 우선해 안내하는 상황이다.
해당 플랫폼 관계자는 “이력서를 공개로 해놓으면 플랫폼에 등록된 업체들은 모두 열람해 접촉할 수 있다. 사기, 임금체불 등이 발생할 경우 개인이 노동청에 따로 신고를 우선 접수해야 한다. 접수 후 관련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관련 부서에 업체 연락처와 피해 내용 등을 전달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