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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지뢰 감춘 '쓰레기 천국' 한강하구

[통큰기획-한강하구를 살리자·(3)] 분단 상황에 막힌 '환경 정화'

 

 

한강 하구 환경에 대한 실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중심부가 '중립수역'으로 묶여 있어 선박 항행 등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립수역을 포함한 한강 하구 일대엔 지뢰가 매설돼 있다. 수십 년 동안 지속해서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했지만, 전반적인 실태 조사와 제거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간인 출입 통제로 환경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6월 발생한 지뢰 사고는 환경 정화 활동까지 중단시켰다.

고양 장항습지는 한강 하구 상류 쪽에 있다. 이곳에서 경기 김포·파주를 거쳐 인천 강화군 바다 방면으로 물길이 이어진다. 지난달 10일 환경단체 활동가 등과 함께 찾아간 한강 변 습지탐방지원센터(장항습지) 통로에는 쇠사슬이 걸려 있었다.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6월 '폭발'… 활동가 발목 절단
미세 플라스틱 만드는 폐기물 산적
민간인 출입통제로 실태조사 어려워
"멀리서만 보면 평온" 심각성 경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이하 한강) 조합원들이 통로 안쪽에서 환경 정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는데, 지난해 6월4일 습지 초입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이후 모든 게 중단됐다. 당시 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50대 남성은 한강 조합원이었다.

이날 한강 교각과 자유로를 지나면서 장항습지를 바라봤을 땐 오염원이 눈에 띄지 않았다. 멀리서 봤을 땐 아무런 문제 없이 평온해 보였지만, 많은 양의 쓰레기가 수시로 습지 곳곳에 쌓인다는 게 한강 조합원들 얘기다. 이러한 상황에도 지뢰 사고 여파 탓에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장항습지에서 수거하는 쓰레기 종류는 다양하다. 스티로폼 덩어리 등 내수면 어업에 사용하는 어구뿐 아니라 도시민들의 물건 포장에 쓰이고 버려졌을 법한 것도 많다. 한강 상류 지자체가 설치한 안내판 잔해가 떠내려와 해당 지자체에서 직접 수거한 적도 있다고 한다.

 

 

현장에 동행한 환경단체 활동가 등은 쓰레기 대부분이 미세플라스틱 생성을 유발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썩지 않고 물 위에 맴도는 부유물은 강한 자외선과 물결에 마모되고 쪼개지면서 작은 입자가 되는데, 플라스틱 제조 과정에 첨가되는 각종 화학물질이 생태계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박평수 한강 고양지부장은 "아무리 치워내고 치워내도 없어지지 않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습지에 적체되고 있다"며 "습지에 쌓이는 것도 문제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는 결국 바다로 떠밀려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파주 장산전망대에 올라 임진강 굽이를 내려다보자 자연 그대로의 초원과 물줄기가 이국적 풍광을 자아냈다.

장산전망대 주변은 한강 하구에 포함되지 않지만,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한강 하구의 오염이 머지않아 이 일대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곳 역시 북한과 가까운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라 오염물질이 유입될 경우 사후 대응이 쉽지 않다.

 

 

노현기 임진강DMZ생태보전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밀썰물 영향으로 임진강 쪽으로 수십 킬로미터까지 물이 밀고 올라오기 때문에 장산전망대 일대도 한강 하구 영향권으로 봐야 한다"며 "지금부터 한강 하구 오염 문제에 대한 원칙을 세워 관리하지 않으면 임진강 생태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은 "민간인들의 출입이 불가능한 금단의 땅 한강 하구는 흔히 자연 생태가 우수하다고 알려졌으나 수질은 그렇지 않다"며 "단순히 쓰레기를 '치워내면 된다'고 생각할 게 아니다. 석유 화학 제품이 미세화하고 바다로 나가는 순간 수거는 불가능해진다"고 경고했다. → 관련기사 3면(손 못 대는 '중립수역'… '지뢰 제거' 국방부 시계는 멈춰 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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