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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보고 또 보고…루오 작품 하나 하나가 마음에 남다

‘조르주 루오’ 전 첫 주말 풍경
초등생부터 80대 노인까지, 가족, 친구, 연인 등 발길 이어져
유화·판화·드로잉·스테인드글라스·타피스트리 작품 200여점
도슨트 해설 인기…“지역서 세계적 대가 작품 볼수 있어 감동”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만나는 루오의 대표작 ‘미제레레.’ 관람객들은 58점의 판화 작품을 한점 한점 천천히 감상하며 오랜 시간 머물렀다.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작품 하나 하나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는 한 관람객은 다른 작품을 모두 감상한 후 돌아와 ‘다시’ 작품을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휴 첫날인 8일 전시장은 초등학생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으로 북적였으며 전시관이 있는 광양은 물론 여수·해남 등 전남 지역과 광주 지역에서 방문한 이들이 많았다. 가족단위 관람객과 친구, 연인 등은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전남도립미술관에 따르면 10일까지 전시장을 관람한 관람객은 1500여명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주말에는 ‘광양숯불구이 축제’도 열려 관람객들은 전시장 나들이 전후 먹을거리를 즐기기도 했다.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와 조르주 루오 재단에서 엄선한 200여점의 유화·판화·드로잉·스테인드글라스·타피스트리 작품을 만나는 이번 전시는 오직 전남도립미술관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블록버스트전이다.

 

 

관람객들은 ‘조르주 루오의 회상록’, ‘여인들 그리고 정물과 풍경’ 등 모두 5개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을 차분히 둘러보며 작품을 감상했다. 또 루오의 일생과 대표 작품을 담은 20여분 분량의 영상물을 감상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밖에 이중섭·구본웅·김재형 등 루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나는 연계전시 ‘조르주 루오와 한국미술:시선 공명’전도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시선을 선사했다.

하루 세차례 열리는 도슨트 설명회(오전 11시, 오후1시30분·3시)에 참여한 관람객들의 열기도 높았다. 도슨트 해설에는 시작 30분 전부터 30여 명이 몰려 전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해설 내내 손을 꼭 잡고 관람에 임한 초로(初老)의 부부와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 20대 연인 등 참여자가 다양했다.

관람객들은 도슨트가 강조한 루오 만의 두터운 질감과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를 오롯이 느끼기 위해 다양한 각도와 위치에서 관람하는 열성을 보였다. 40여 분간 해설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전시 도입으로 돌아가 다시 관람을 시작하며 작품을 곱씹었다.

 

 

12일부터는 단체 관람객의 관람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벌교고등학교, 광양제철초, 순천인안초, 고흥과역초 등 전남 지역 각 학교와 독서모임 등 성인들의 단체관람 예약이 이어지고 있으며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현재 단체 예약 인원은 1400여명이다.

여수에서 전시장을 방문한 박수현씨는 “가까운 우리 지역에서 세계적인 화가의 그림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다”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냈던 루오의 작품 세계를 잘 알 수 있는 ‘두 형제’가 가장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이어 지인들과 다시 전시장을 찾은 이승미 신안 저녁미술노을관 관장은 “오늘 두번째 볼 때가 더 감동스럽고 의미있다. 모든 문화가 서울 집중인데 도립미술관에서 이런 전시를 볼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특히 루오의 영향을 받은 한국 작가들도 함께 소개하는 섹션은 공립미술관이 해야할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여수에서 활동하는 박치호 작가는 “이번 전시는 많은 예술가에게 영향을 끼친 루오의 표현주의와 아이덴티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며 “서울에서 활동하는작가들이 이 전시를 보기 위해 광양 방문 일정을 짜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역도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르주 루오전은 내년 1월 29일까지 열리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은 밤 9시까지 연장운영한다. 티켓 가격 일반 1만5000원(단체 1만2000원), 초중고생 9000원(단체 6000원). 전남도민·롯데카드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