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조각가협회 기획전 ‘불현듯 찾아와, 스치듯 사라지는’이 8월 2일부터 7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례 없는 복합위기 속에서 인류가 마주한 상실, 고립,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과 연대를 조각이라는 매체로 성찰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제주조각가협회 관계자는 “오늘의 조각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감정과 무너지는 가치를 다시 불러오는 언어”라며 “이 전시는 단절과 폭력의 시대에 사랑과 평화를 회복하려는 예술가들의 간절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제주와 국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제주조각가협회 소속 작가 40여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전쟁, 기후위기, 사회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요동치는 현실 속에서 마주한 인간 내면의 불안과 희망을 각자의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작품들은 ‘불현듯 찾아와, 스치듯 사라지는’ 감정의 파편을 붙잡아, 관객들로 하여금 사라지는 것을 응시하고 기억하게 만든다.
특히 전시는 제주라는 장소성에 주목한다. 중앙과 주변,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 서 있는 제주라는 공간에서의 조각은 균형과 긴장의 은유로 작용하며, 지역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환기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도마 제주조가가협회 사무국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어떻게 상처 위에 희망을 새기고, 침묵 속에서 감정을 되살리는지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