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가 1960년 준공돼 1963년부터 서귀읍 최초의 극장으로 운영되던 옛 ‘서귀포 관광극장’ 건물 철거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하며 논란이 예상된다.
서귀포시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서귀포 관광극장’ 무대 남쪽과 동쪽 외벽을 철거한 상태에서 일부 단체와 시민들이 반발한다는 이유로 벽면 해체 공사를 중단, 철거 작업이 성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24일 오전 시청 기자실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중섭미술관 신축공사 과정에서 ‘서귀포 관광극장’ 외벽 붕괴 가능성이 제기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E등급이 나와 시민과 관광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철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콘크리트 탄산화가 급속하게 진행돼 보수·보강이 어렵다는 안전진단 결과에 앞서 지난 6월부터 지역주민, 도의원, 문화예술단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다수가 안전상 철거 후 신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그러나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데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제주도건축사외와 일부 시민들이 서귀포 관광극장 건물과 외벽 보존을 주장하고 있어 지난 22일 제주도건축사회에 안전을 담보한 보존 및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제안이 들어오면 투명하고 개방적인 절차를 거쳐 시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설명회 등을 개최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 문제로 이중섭미술관 신축공사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원칙 속에서 제주도건축사회에서 제안한 대안 등을 포함해 합리적 보존·활용 가능성, 철거 후 활용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강상수 도의원(국민의힘·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현재 화장실이 없고, 출입구 높이도 낮아 불편한 점이 많다. 안전진단 결과를 놓고 보면 철거 후 복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철거에 앞서 시민들과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귀포 관광극장’은 1963년 서귀읍 최초의 극장으로 문을 연 후 지역 주민들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으로 사랑받아왔다.
1999년 폐업 이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다가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자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에 힘입어 2023년 12월 서귀포시가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작가의 산책길’ 프로그램 운영, 야외 공연장 및 전시실 등으로 꾸준히 활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