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와 수도권을 잇는 유일한 항로인 제주~인천 뱃길이 2년째 끊겼지만 취항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1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제주~인천 항로는 2023년 11월 2만7000톤급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철수한 이래 후속 운항 선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지역경제와 항만 활성화를 위해 제주항의 고정 선석을 확보하지 않아도 운항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카페리 대신 화물선이라도 임시 투입하려고 작년 9월과 올해 2월 2차례 공모를 진행했으나 참여 선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뱃고동 소리가 울리지 않는 이유는 고유가와 선박 구입비가 폭등해 선사마다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제주~여수(203㎞) 항로의 카페리는 매년 70억원의 유류비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자, 지난 1월부터 제주~완도(104㎞)에 취항 중이다.
제주~부산을 오갔던 카페리는 적자로 2022년 12월부터 운항을 접었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에 이후 고유가로 적자 운항을 하고 있다”며 “더구나 대형 카페리선 건조비용은 600억원에 달하고 중고선도 300억원에 이르러 재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며 제주 뱃길이 끊긴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인천 항로가 끊기면서 제주산 농수축산물과 신선식품은 주로 완도(3척)·목포(2척)·진도(2척)를 거쳐 수도권까지 육상운송으로 물류를 이어가고 있다.
명절 등 성수기에는 4.5톤 화물차 1회 왕복비용이 평상시 150만원에서 220만원 수준까지 오르면서 물류비가 급등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은 배송 지연으로 상품 가치가 떨어져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인천지역의 경우 물동량이 사라지면서 인천항 하역노동자 9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제주행 카페리 운항 중단으로 지상 4층 연면적 2만5000㎡ 규모의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은 방치된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제주~인천 항로는 14시간이 소요되면서 1만톤급 이상에 연간 4600개의 컨테이너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선박이 운항돼야 하지만, 고유가와 인건비, 물가 상승으로 운항 적자가 개선되지 못하면 사업자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제주~인천 여객선 운항은 전면 중단됐다.
이후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카페리여객선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취항했지만, 엔진 이상으로 6차례나 회항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선사는 결국 2023년 11월 선박을 매각했고, 인수한 씨월드고속훼리는 선명을 퀸제누비아2호로 바꿔 제주~목포 항로에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