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이 들이닥친 지난 1월 의정부시에서 떨어진 노후 미허가 간판에 행인이 깔려 숨진 뒤 지자체들이 불법 간판 양성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불법이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온 탓에 대응이 역부족인 실정이다.
5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10일 의정부 호원동에서 20대 남성 A씨가 떨어진 미허가 간판과 외벽 잔해에 깔려 숨진 이후, 노후 건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옥외광고물(간판) 점검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현장 점검을 진행할수록 추산하기 어려운 수준의 불법 간판이 적발되고 있는 점이다. 옥외광고물법은 간판의 한 변 길이가 10m 이상인 경우 지자체 허가 대상으로, 면적이 5㎡ 이상인 경우를 신고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A씨를 덮친 간판 역시 약 12m 길이의 불법 미허가 간판이었다.
실제 시에서 A씨가 숨진 현장 인근 평화로(회룡역~망월사역) 일대 간판 점검을 진행한 결과 최근까지 적발된 미신고·미허가 간판 숫자만 3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0여일 동안 직선거리 약 1.5㎞ 구간에 시청 직원들이 직접 나가 확인한 수치다. 미처 파악되지 못한 불법 간판도 있는데, 이런 추세에 미뤄 시 전역에 얼마나 많은 불법 간판이 있을지는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는 적발된 불법 간판 소유주들에 대해 물어야 할 이행강제금을 감경·면제토록 하는 방식으로 자진신고를 유도하도록 하는 한편, 폐업·이전 뒤 주인 없이 남아있는 간판과 구조가 취약한 돌출간판 등 위험요소가 큰 간판들을 우선 점검하고 있다. 이달 개학기를 겸해 관내 초·중·고등학교 및 유치원 주변 통행로의 간판도 집중적으로 점검·정비 중이다.
그러나 ‘찾아 나서는’ 이 같은 조치는 미봉책에 불과해 유사 사고를 막기엔 한계가 크다고 지자체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북부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간판을 다는 자영업자들은 우선 간판이 신고해야 할 대상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알고 있어도 주기적인 안전점검 등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신고를 외면한다”며 “해빙기나 큰 사고 위험이 있는 학교 주변 통행로 등 점검을 하지만 점검방식으로 현장의 위험요인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군의 위탁을 받아 현장점검에 나서는 전문가들은 새로 설치되는 간판과 노후 간판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노력이 지금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진호 경기도옥외광고협회 사무처장은 “신생 업주들을 상대로 간판이 사전 신고·허가 대상이라는 안내와 교육이 필요하고, 점검은 사후가 아닌 ‘옥외광고발전기금’ 등을 사용해 풍수해 대비 사전 일제점검을 하는 식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