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내 한 약국. 290㎡가량 되는 공간에 줄지어 선 선반 위로 의약품들이 가득 차 있었다. 진통제·소염제·위장약 등 용도에 따라 여러 갈래로 분류된 약품 코너는 대형마트 식품 매장을 연상케 했다. 건강기능식품 코너에는 각종 영양제가 진열돼 있었는데, 영양제 가격은 대부분 동네 약국보다 작게는 몇천원에서 크게는 몇만원가량 저렴했다. 약국 계산대 앞에는 중년 여성이 건강보조제품 여러 개를 올려놓고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형마트처럼 선반에 진열된 의약품을 소비자가 직접 골라 사는 이른바 ‘대형 약국’이 경기도 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점에서 반기고 있지만, 동네 약국은 약국 생태계가 무너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평소 대형약국을 즐겨 찾는다는 김모(31·안양시)씨는 “종합비타민이나 여드름 연고는 대형약국이 동네 약국보다 훨씬 싸다”며 “저렴하기로 유명한 약국을 찾느라 서울 종로까지 다닌 적도 있는데, 동네에도 비슷한 약국이 생기니까 편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남시에 국내 최초로 5층 규모의 창고형 약국이 개장한 뒤 일반마트에서 쇼핑하듯 약을 살 수 있다는 편리성에 소비자 호응을 얻자 비슷한 형태
경기도 내 성인오락실에서 사행성 도박판(1월8일자 7면 보도)이 벌어지는 배경에는 관계 당국의 관리·단속 부실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오락실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와 도박 행위를 단속하는 경찰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8일 찾은 도내 한 성인오락실 밀집 지역에서는 한 두 곳을 제외한 오락실 전부 창문에 시트지를 붙인 채 영업하고 있었다. 이는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 실내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위반된다. 불법으로 밀폐된 성인오락실에서 사행성 도박판이 열리고 있지만, 인허가를 내준 지자체에서는 책임 범위를 시설 점검으로 한정하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분기에 한번씩 업소를 점검하는데, 점검 이후 시트지를 다시 붙인 것으로 보인다”며 “시군에서는 성인오락실의 시설이 인허가 기준에 맞게 운영되는지 주로 점검하는 편이고, 내부에서 벌어지는 도박 같은 불법 행위 적발은 경찰에서 맡는다”고 했다. 경찰은 현장 적발이 어려운 도박 행위를 무작정 수사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고 즉시 업장을 찾더라도 도박 현장을 잡지 못하면 업주와 마찰이 생길 우려가 있어 증거 수집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단속할 수밖에
6일 오전 9시30분께 찾은 안산시 상록구 한 삼거리에는 현수막 20여개가 줄지어 걸려 있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행복한 새해를 응원합니다’, ‘해피뉴이어’ 등 대부분 새해를 맞아 정당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게시한 것들이었다. 삼거리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 김모(62)씨는 “역에서 내리자마자 현수막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을 마주하니까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바로 옆 차도뿐만 아니라 건너편 신호등까지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교통사고가 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둔 새해를 맞아 도심에 정치 현수막이 난립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정한 설치 기준마저 위반한 현수막도 발견되면서 정치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날 낮 12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전봇대와 가로등 사이에는 현수막 3개가 연달아 걸려 있었다. 그 중 맨 아래 자리한 현수막은 성인 보행자의 상반신을 전부 가릴 정도로 낮게 걸려 있었다. 이는 가로등 1개당 현수막을 2개 이상 게시하지 않고, 교차로나 횡단보도 근처에선 현수막 아랫부분이 2.5m 이상 높이에 오도록 규정한 행안부의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에 어긋난다.
지인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영상을 공유해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이른바 ‘패륜 사이트’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경찰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미처 파악하지 못한 유사 사이트가 온라인 상에서 버젓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 불법촬영물 공유 웹사이트에 있는 ‘능욕’ 게시판에 접속하자 3천300개가 넘는 게시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게시물에는 ‘여자친구 사진을 보고 욕해줄 사람을 구한다’, ‘아내의 성관계 영상을 교환하고 싶다’, ‘여자친구를 상대로 능욕 콘텐츠를 만들어준다’는 내용과 함께 여성들의 나체 사진이 담겨 있었다. 이날까지도 실시간으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었으며, 게시물당 조회수는 수백건에서 수천건에 달했다. 웹사이트 한편에는 갱뱅(집단 성관계)이나 스와핑(배우자를 서로 바꿔 하는 성관계) 참가자를 모집하는 게시판도 있었다. 해당 게시판에서는 수원, 부천시 등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 등지에서 장소와 날짜를 공지해 참가자를 모으는가 하면 관련 후기글도 다수 올라와 있었다. 해당 사이트는 체계적인 회원 관리를 위해 고객센터를 두는 등 조직적인 운영 양상을 띠고 있었다. 또 회원가입을 하거나 게시물을
집권 여당이 연내 정년 연장 입법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 논의가 재점화됐다. 초고령 사회에서 정년 연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사회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고용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두고서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높이는 법안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도 정년 연장을 추진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면서 논의가 흐지부지된 바 있다. 정년 연장 논의의 골자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춰 65세로 늘리는 것이다. 퇴직한 뒤 5년간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 구간을 메울 수 있어서다. 시민들은 이 같은 정년 연장의 취지에 공감했다. 공기업에 다니는 장모(29)씨는 “정년 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이 없다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졌다”며 “노년기 소득 공백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마땅히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력 부족을 겪는 기업들 역시 숙련된 직원을 계속 고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년 연장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경기중소벤처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제조업의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서비스가 멈췄던 우체국 금융 서비스가 28일 오후 9시부터 정상 재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멈췄던 우체국 체크카드 결제, 인터넷 뱅킹,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이용, 보험 청약 및 보험금 청구 등 서비스를 다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시스템 정상화 이후 이용자 피해 상황도 점검할 계획이다. 다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류 대란이 우려되는 우편 서비스는 금융 서비스보다 복구에 시간이 걸려 오는 29일 오전 서비스 재개를 목표로 서버 점검을 진행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행정 업무 시스템 마비 이후 재난상황실을 꾸려 28일 오전부터 4차례에 걸쳐 상황점검 회의를 열었다. 현재 과기정통부 소관 1·2등급 행정정보시스템 19개 중 홈페이지, 업무포털 등 5개 행정정보시스템이 멈춘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행정 업무와 대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수기 결재 활용, 외부 이메일 시스템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11시께 찾은 이천시 한 농가. 한때 벼가 자라던 땅에는 정부가 장려한 전략작물인 논콩이 가득 심어져 있었다. 5년 전부터 논콩을 재배한 이모(41)씨는 최근 생산 걱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쌀 과잉 생산을 막겠다며 벼 대신 콩을 재배하라고 장려한 정부 정책을 따랐는데, 최근 정부가 콩 재배 면적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와서다. 전국쌀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말 농민 단체를 상대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콩, 가루쌀 등 전략 작물의 재배 면적 조정을 거론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장 재배 면적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책 선회 가능성에 농민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략작물 육성을 장려한다는 정부를 믿고 거금을 들여 기반시설을 마련했는데, 정책을 선회하면 전략작물직불금 등 관련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콩 선별기를 마련하는 데만 6억원 정도 들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부 비용을 지원해 줬지만 자부담이 상당했는데, 이같은 소식이 들리니까 억울하다”며 “이천 쌀은 품질과 인식이 좋아 수매값이 높은 편이라 재배 작물을 콩으로 전환한 쌀 농가는 정부 직불금을 수령해야지만 수익이 얼추 비슷하다”고 했다. 정부의 정책
최근 정부가 전산 오류로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이 오지급됐다며 환수를 통지하면서 경기도 내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 높은 임대료 등의 문제로 이미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데, 급작스레 큰 돈을 반납하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2)씨는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전산 오류로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더 지급했으니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4년이 지난 시점에서 800만원가량 되는 돈을 고스란히 반납하라는 통보를 받은 이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조치가 끝나고도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카페 매출이 낮다”며 “큰 돈을 당장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 2021년부터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 방역 조치로 피해가 발생한 소상공인 업체에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전산 오류가 발생하면서 약 5만7천개사에 손실보상금 530억여원이 잘못 전해졌다. 다음 분기 보상금에서 오지급액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환수를 진행했지만, 보상금 지급이 끝나고도 일부 소상공인은 환수액이 남았다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진데는 ‘가부장적 악습’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용인시 수지구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이들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광주광역시에서 붙잡혀 지난 15일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 실패로 빚이 생기고 민사 소송이 들어오는 것을 비관했다”는 내용의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A씨는 분양사업 투자 실패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1차 부검 결과 피해자들이 동일하게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계획 범죄에 무게가 쏠린다. 비슷한 일은 지난달 수원시에서도 벌어졌다. 남편이자 아버지인 40대 남성 B씨는 장안구 아파트 단지 지상 화단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고, 집 안에는 아내와 중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이 숨져 있었다. 경찰은 B씨가 가족들을 살해한 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생전 지인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비극은 가부장적 악습이 원인이라는 분
경기도 내 일부 시군이 지역에 대기하면서 초기 산불을 진화하는 헬기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대형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산림청의 거점 헬기가 없으며, 다른 지역 항공관리소 4곳(서울·비무장지대·진천·산림항공본부)에서 나눠 관할하고 있다. 다만,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소방헬기 2대가 있는데, 이 헬기는 화재 진압이 아니라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산불을 끄는 데 투입하긴 어렵다. 이에 따라 수원·과천·용인 등 18개 시군에선 민간 헬기를 임차해 운행하고 있다. 임차 헬기가 산불 초동 진화를 담당하고, 불길이 거세지면 산림청 헬기가 출동하는 식으로 화재를 진압한다. 지자체의 예산 사정에 따라 헬기 보유 능력이 갈리면서 일부 시군은 산불 진화용 임차 헬기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 지역은 산불이 발생하면 인근 시군에 있는 임차 헬기가 대신 출동한다. 실제 지난달 22일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 야산에서 불이 나자 포천시의 임차 헬기가 불을 끄는 데 동원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날 경우, 잦은 출동에 조종사의 체력이 한계에 달하거나 헬기 확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