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검게 탄 20m 소나무 쓰러질까 걱정…” 장맛비 두려운 산불 피해지
"산불 이후 비만 내렸다 하면 뒷산에서 흙탕물이 쏟아지네요. 장독대 놓기도 불안하니…." 26일 오전 강릉 산불 피해지인 저동에서 만난 김모(70)씨는 소나기가 내린 하늘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주택가 뒷산은 산불로 시커멓게 그을린 20~30m 높이의 소나무들이 그대로 있었다. 이웃인 김모(75)씨는 하수구를 막은 잔나무 가지와 쓰레기를 치우기 바빴다. 산불에 타고 남은 잔해물이 빗물에 쓸려 내려왔다. 김씨는 "축대나 옹벽 설치가 시급한데 복구작업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역대급 장마가 온다는데 산사태, 토사유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불 피해목을 바라보는 눈길도 불안했다. 한모(60)씨는 "산불로 지반이 약해졌는데, 뿌리에 힘을 잃은 소나무들이 쓰러져 주택을 덮칠까 겁이 난다"며 "이번 산불도 '쓰러진 소나무로 인한 전선 단선'이 원인이었는데 또 반복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본격장맛비가 시작됐지만 강원지역의 침수 및 산사태 취약지는 방치돼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6일 강릉시에 따르면 강릉 산불 긴급 벌채 대상 면적 62㏊ 가운데 8㏊만 벌채가 완료됐다. 사업비 전액(21억원)이 국비로 추진되는데, 아직 집행되지 않아 시 예산을 들여 일부만 벌
- 신하림기자, 류호준기자
- 2023-06-27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