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르포]폭염 속 건설현장… “안전장비 착용하니 죽을 맛"
"너무 덥습니다. 30분만 일해도 옷이 땀 범벅이에요. 안전모 때문에 열이 안 빠져나가니까 죽을 맛입니다." 2일 오전 11시쯤 대전 서구 도안동의 한 건설 현장. 절삭기와 드릴 소리로 요란한 현장엔 건설 노동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전 시간대임에도 기온은 벌써 34도. 건설장비와 아스팔트에서 내뿜는 열기가 더해지며 현장은 찜통 속을 방불케 했다. 근로자들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은 지 오래다. 땡볕을 피하고자 팔토시나 차양모 등 저마다의 대책을 마련했으나, 공기마저 뜨거운 현장에서 이들의 대책은 무용지물이었다. 무엇보다 이들을 괴롭히는 건 안전 장비다. 안전모를 착용하다 보니 열이 빠져나가지 않고, 각종 안전 장구를 착용하면 몸이 무거워져 체력 소진도 빨라지는 것이다. 한 노동자가 쉼터에서 안전모를 벗자 고여있던 땀이 폭포수처럼 흘렀다. 인근에서 교통을 통제하던 A씨는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숨이 막힌다"며 "도로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더운데, 현장에서 일하면 진짜 쓰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같은 시각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택배기사 B씨.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한순간을 쉬지 않고 물류를 배송하고
- 이태희기자, 김지선기자
- 2023-08-03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