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 중에 찔레꽃이 질로 좋아라/ 우리 친정 앞 또랑 너매 찔레 덤불이/ 오월이먼 꽃이 만발해가꼬/ 거울가튼 물에 흑하니 비친단 말이요/ 으치께 이삔가 물 흔들리깜시/ 빨래허든 손 놓고 앙거서/ 꽃기림자를 한정없이 보고 있었당께라” 시집 첫머리에 실린 ‘서시’를 읽다 보면 절로 전라도 말맛에 빠지고 만다. 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서 들었던 우리네 할머니, 어머니의 말을 듣는 것 같다. 정이 듬뿍 담긴 전라도 말은 언제 들어도 정겹고 아련하다. 시집을 한 권 받았다. 문학 기자가 소설집이나 시집을 받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간혹 이색적인 작품집이 눈에 띌 때가 있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시집 ‘그라시재라, 서남 전라도 서사시’는 맛있는 음식을 아껴 먹듯 작품 하나씩을 음미하듯 읽고 싶은 책이다. “마한이나 백제로부터 이어진 우리 정서를 어떻게 서울말 혹은 표준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언젠가 남도 사람들이 서울에 와서 전라도 말 사용해도 아무렇지 않을 때가 곧 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작품이 모두 전라도 방언으로 돼 있는데다 시집 제목 또한 전라도 방언이어서 이채롭다. 시집 표지 바탕이 샛노란 색인데다 제목은 거친 붓글씨로 씌
지난 5일 포천시 내촌면의 안동김씨 익원공파 길안군 종중 묘역에서 16세기 중반 사대부 가문의 여성 복식이 출토됐다. 묘소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복식은 여성 예복인 원삼과 직금단저고리, 접음단치마, 너울 등이었다. 이 시대의 복식이 출토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직금해치흉배가 확인되며 이번 출토복식은 사료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됐다. 무과 급제 김귀의 부인 '밀양 박씨' 추정 조선 관복 장식품, 남편 품계 따라 착용 단령형 원삼, 계절별 2점 한꺼번에 눈길 "당시 생활상 자료로 사료적 가치 중요" 직금해치흉배가 있는 단령형 원삼 이번에 출토된 복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직금해치흉배'이다. 금실로 비단에 해치 무늬를 새겨넣은 것인데, 이 흉배는 목선이 둥근 형태인 단령형 원삼에서 발견됐다. 흉배는 조선시대 문무관리의 관복에 장식되던 사각형의 장식품이다. 문관이 학·공작 등 날짐승을 새겼고, 무관은 사자·기린·해치 등의 길짐승을 무늬로 넣었다. 이번에 발견된 흉배에는 발톱과 갈기, 꼬리 등의 모습을 통해 해치의 특징을 파악했다. 묘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밀양박씨'는 1543년 무과에 급제하고 상원군수를 지낸
한국가곡 100년 역사를 기념하는 축제가 창원에서 펼쳐진다. 창원문화재단은 한국가곡 100년을 맞아 내달 5일부터 16일까지 3·15아트센터와 진해문화센터에서 ‘2022 한국가곡축제’를 개최한다. ◇ 개막초청작,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한국동요와 가곡 ‘우리노래’= 7월 5일 오후 7시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리는 개막무대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올라 축제의 첫 장을 장식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1920년대부터 2000년대 창작동요까지 지난 100년의 시기를 아우르는 한국동요 ‘과수원 길’, ‘파란마음 하얀마음’, ‘아빠 힘내세요’, ‘된장 한 숟가락’, ‘꼭 안아 줄래요’ 등 오케스트라에서 엄선한 동요와 한국가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국내 우수 성악가들과 배우의 스토리텔링 기반 해설을 곁들여 이해와 감상의 묘미를 더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서울 예술의전당 상주단체이자 국내 유일의 국립 오케스트라로, 1985년 국내 최초의 민간 교향악단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로 출발해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로 지정되며 관현악·발레·오페라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극장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했다. ◇축
▲이운강李雲岡:1885(고종22)~1972, 황해도 장연 출생. 1919년 만주의 서간도 지역의 독립군양성소의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그곳 교관으로 임명되었다. 그해 8월 북로군정서(北路軍政署 )김좌진(金佐鎭) 사령관의 요청으로 북간도 왕청현(汪淸縣) 십리평(十里坪)에 설치된 무관연성소에서 교관을 지냈다. 그해 12월 북로군정서 제2소대장으로 임명되었으며, 1920년 청산리전투에서 빛나는 전공을 세웠다. 1925년 재만(在滿) 각지 민선대표 18명과 국내의 단체 대표 9명이 모여 항일민족 운동 단체인 신민부(新民府)를 결성하자, 이에 활동하다가 일제 앞잡이의 모함으로 영고탑(寧古塔) 감옥에 6개월간 수감되었다. 광복된 후 국군 창설에 참여하고 1955년경 육군 중령으로 제주병사구사령부의 참모장으로, 예편(豫編)되면서 생활근거지를 제주시로 정하였다. 1957년 4월 5일 ‘제대장병 보도회’를 대한상무회(大韓尙武會)로 개편하여 제주도지부장에 피선, 1972년 사망 후 제주에 묻혔다. 1977년 건국포장이 추서되었다. ▲이원달李源達:1783(정조7)~?, 문신. 헌종 때의 제주목사. 자는 백심(伯深)이고 본관은 전주, 현묵(顯默)의 아들, 1835년(헌종1) 문
전북전통춤연구원(원장 문정근, 전 산조전통무용단은 오는 30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중회의실에서는 전라 검무의 원형을 찾아보는 ‘전라 검무 학술 세미나’에 이어 오후 5시 명인홀에서 ‘전라 검무 복원 공연’을 선보인다. 전라 검무는 1700년대 이전부터 전승된 전라도 고유의 춤이다. 이는 일제강점기 이후 한동안 맥이 끊기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복원을 위한 시도를 했으나 전승계보 찾기의 어려움으로 한계에 부딪혔다. 이번에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로 그동안 쌓아온 학술적 성과를 재연 과정을 공유할 예정이다. 학술 세미나는 ‘대한민국 검무의 또 다른 역사, 전라 검무의 원형을 찾아서’를 세 개의 소주제로 세분화했다. 전라 검무 복원 연구, 18세기 검무의 유행과 전주, 무형적 가치 발굴을 위한 필수조건과 충분조건에 대한 재검토 등이다. 공연에서는 잘 알려진 ‘궁중 검무’, ‘진주 검무’, ‘밀양 검무’, ‘전라 검무’ 등 4개의 검무를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의 대미는 송영국 백제예술대 교수와 문정근 무형문화재의 대담과 전라 검무가 장식한다. 문정근 원장은 “전라도 천년의 중심 전라감영에서 전승된 전라 검무는 우리 지역의 동작과
부산 해운대구 장산 정상이 28일부터 시민에게 완전히 열린다. 한국전쟁 이후 70여 년 만에 개방되는 장산 정산에는 하루 다섯 시간 동안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해운대구청은 28일부터 장산 정상을 매일 오전 10시~오후 3시 다섯 시간씩 개방한다고 27일 밝혔다. 해운대구청은 올해 초 정상 완전 개방을 결정하면서 개방 시기를 4월로 예상했지만, 국방부 협의가 길어지면서 예정보다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장산 정상을 시민의 품으로 가져오기 위해 2018년부터 국방부와 여러 차례 실무협의를 가지며 설득 작업을 벌였다. 거듭된 협의 결과 지난해 말 해운대구청과 국방부는 정상 완전 개방에 합의했다. 해운대구청은 군사기밀 보안을 위해 정상 표지석 인근에 높이 3m, 너비 26m가량의 가림막을 설치해 방문객들이 주변 공군 시설을 볼 수 없도록 했다. 정상 인근에는 간이 화장실과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그늘막도 만들었다. 앞서 해운대구청은 지난달 장산 정상 주변 안전시설 설치공사를 완료했다. 장산 정상인 해발 634m 지점에 방문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등산로 200m 구간에 별도의 나무 덱을 설치했다. 그동안 실제 장산 정상의 20m 아래 지점
지난 2년간 취·축소됐던 충청권 여름 축제들이 속속 재개하는 가운데 마스크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축제 줄취소로 도산 위기에 처하며 움츠러들었던 지역 이벤트 업체들도 행사 준비에 나서며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26일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내달부터 오는 8월까지 여름 밤을 수놓을 야외 축제가 지역 곳곳에서 열린다. 대전 유성구는 이달부터 오는 8월 말까지 '여름밤 콘서트'와 '한 여름밤 재즈&맥주페스타(가칭, 8월 19일)'를 연다. ㈜플래닌의 '2022 한 여름 밤의 나들이 달밤소풍'은 내달 1일부터 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 광장 일원에서 재개를 앞두고 있다. 충남지역 여름철 대표 축제 중 하나인 '2022 보령머드해양박람회(보령머드축제)'도 내달 16일부터 1달간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개최를 확정하고 있다. 부여서동연꽃축제 내달 14일, 금산 삼계탕 축제 내달 15일, 괴산대학찰옥수수축제도 내달 22일부터 시민들을 찾는다. 이처럼 비대면 개최하거나 취소했던 지역축제들이 3년 만에 재개되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개인 신용 및 체크카드 매출
옛 대전형무소 우물이 지역 첫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대전시는 지난 25일 한국전쟁 발발 제72주년을 맞아 중구 중촌동 옛 대전형무소 우물을 대전시 첫 등록문화재로 등록 고시했다. 옛 대전형무소 우물은 1919년 설치된 대전감옥소의 취사장 우물로, 한국전쟁 당시 170여 명의 민간인들이 수장된 두 개의 우물 중 하나다. 도산 안창호와 몽양 여운형 등 한국독립운동사에 이름을 남긴 중요 인물들이 수감되기도 했으며, 산내 골령골과 함께 한국전쟁기 최대 민간인 학살의 현장이기도 하다. 1980년대까지 민주화운동으로 형을 언도받은 수많은 정치·사상범들이 이 곳을 거쳐 갔다. 문화재 등록조사와 심의에 참여한 김상기 충남대 명예교수는 지난 2월 등록 예고 당시 "일제강점기 수많은 애국지사가 투옥됐던 형무소 내 가장 오래된 흔적인 동시에 거의 유일한 흔적"이라며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비춰볼 때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등록조사에 참여했던 박경목 서대문형무소역사관장은 "옛 대전형무소는 서대문형무소와 함께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 현장인 동시에 근대사적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며 대전시 첫 등록문화재 등록을 축하했다. 시는 첫 등록문화재 등록에
장마를 앞둔 6월 말. 덥고 습한 날씨에도 양평군에는 활기가 돌았다. 자전거를 타고 자연을 즐기려는 방문객과 연잎이 수놓은 두물머리를 즐기려는 관광객 등이 지역에 활기를 더했다. 양평군 양서면 몽양여운형생가기념관에도 평일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는 탄신 136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몽양을 잇다-몽양의 눈빛'을 관람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9세기 태어나 대일항쟁기 최고의 셀럽(유명인을 뜻하는 Celebrity의 줄임말), 몽양 여운형의 삶과 그가 남긴 유산을 쫓아본다. 독립운동가, 사상가, 언론인…. 1886년 5월 양평군 양서면 신원리에서 태어난 몽양 여운형은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사상가, 선교사, 언론인, 여행가, 교육자로 알려져 있다. 1906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노비 문서를 불태워 해방했으며, 고향집에 기독교 광동학교를 세워 신학문을 가르치기도 했다. 배우 송강호 주연의 영화 'YMCA야구단(2002)'으로 알려진 한국 최초의 야구팀인 YMCA 야구부 주장으로 일본 원정경기까지 다녀온 인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탄생시킨 신한청년당의 발기인이자 도쿄에서 한국독립의 정당성을 역설한 독립운동가, 조선중앙일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영화제의 본격 준비를 알렸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아늑한 밤하늘과 청량한 바다를 풍경으로, 별처럼 쏟아지는 야외 스크린을 바라보는 네 친구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를 통해 팬데믹 이후 일상으로의 복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24회를 맞은 정동진독립영화제는 강릉씨네마떼끄와 한국영상자료원 주최로 올 8월5일부터 3일간 강릉 정동초교에서 개최된다. 포스터에는 정동진독립영화제 마스코트인 ‘우산살 소녀'와 구름 친구들이 피크닉 매트에 옹기종기 앉아 밤 소풍을 즐기는 장면이 담겼다. 정동진독립영화제의 공식 슬로건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의 이미지를 담았다. 오랜 기간 영화제와 협업해 온 일러스트레이터 ‘달군'이 일러스트 작업을 맡았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