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정몽주? 난데없이? 영천은 포은과 별과 포도와 최무선이 잘 버무려진 길고긴 이야기 실타래이다. 그 실낱들을 하나씩 파헤치러 두바퀴는 달린다. 자전거는 팔공산 자락 치산계곡을 시작으로 은해사에 심취하고 최무선, 화랑을 지나, 포은을 만나고, 영천댐 백리길을 내질러 1천미터 고지, 보현산을 기어이 올라야 85Km의 마침표를 찍는다. ◆은빛바다의 물결을 닮았다는 은해사와 일곱 암자 팔공산, 동봉, 동화사, 갓바위로 이어지는 능선에 닿아있는 치산계곡 자락을 출발한다. 가뭄탓에 골짝마다 물살들은 졸졸대지만 캠핑족들의 행렬은 줄을 지었다. 그 틈새에 끼어 빵 한 조각과 커피로 아침을 음미하며 서서히 몸을 덥힌다. 살풋 냉기가 솟아나는 계곡을 빠져나와 한적한 시골길을 노래하며 영천땅을 달린다. 우선, 은해사(銀海寺)로 향한다. 809년 창건되었다. 영험하다고 소문난 갓바위와 쌍벽을 이룬다. 물안개가 자욱한 새벽녘, 사찰주변이 은빛바다의 물결을 닮았다고 지어진 이름에 연고한다. 여느 사찰과는 달리 은해사 경내의 암자를 간다고 하면 자전거도 통과 시켜주는 후덕함을 지녔다. 은해사의 또 다른 백미는 약 16Km에 걸쳐 펼쳐져 있는 일곱개의 암자다. 각기의 이색스러움으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대구경북을 비롯한 국내 문화예술활동이 전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5일 발표한 '2021 문예연감'에 따르면 2020년 대구의 문화예술활동 건수는 1천39건으로, 2019년(2천557건)과 비교해 59.4% 급감했다. 인구 10만 명 당 문화예술활동 건수 역시 2019년 104.9건에서 2020년 43건으로,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다. 분야별로 시각예술(전시) 13.3건, 공연예술 중 ▷양악 15.8건 ▷연극 6.2건 ▷국악 2.6건 ▷무용 2.3건 ▷혼합 2.7건 등이었다. 경북도 2020년 문화예술활동이 전년의 반토막 수준이었다. 2020년 경북 전체 문화예술활동 건수가 모두 654건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1천481건)보다 55.8% 감소한 수치다. 경북의 인구 10만 명 당 문화예술활동 건수는 24.8건으로, 전년(55.6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특히 국악과 무용은 각각 0.8, 0.5건으로 인구 10만명 당 1차례도 공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통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의 확산이 문화예술 분야에 미친 영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2020년 전체
예술가들은 늘 대화 상대를 찾는다. 수많은 존재가 모여 도시가 이뤄지듯, 작품의 의미는 그들이 보내는 메시지, 그리고 그것을 읽는 우리들이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대전시립미술관 기획전 '페르소나: 나 아닌 모든 나'가 오는 7월 22일까지 중구 대흥동 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여러 개의 표정으로 예술가와 관객을 이어주는 창작물의 특성을 '페르소나(Persona)'로 해석, 그 의미와 본질을 모색한다. 이번 전시는 도시 속 존재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설치·회화·미디어 등으로 풀어내 자유와 공감문화가 어우러지는 미래도시의 모습을 표현한다.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에서 쓰인 서술방식을 차용해 도시를 떠도는 기억과 헌 책방의 거울, 무너진 건물, 흐르는 물, 개와 고양이 등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로 구성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장영웅과 박수연은 도시의 반대편에 주목한다. '떠난 자가 기억하는 것들은 유령이 된다'는 설정 아래 대전 원도심 일대 폐허와 거리 곳곳에 출몰하는 유령들을 소개한다. 가상 인터뷰집과 구글 유령지도를 이용해 관람객이 유령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기억을 공유하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현대무용가 안남근은
80년 5월을 다룬 대표작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야외공연으로 재탄생해 세종시를 비롯해 4개 지역으로 유통된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에 따르면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유통 협력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야외공연으로 새롭게 재작돼 4개 지역에 유통된다.첫 번째 무대는 오는 6월 5∼6일 세종예술의전당 야외광장. 이후 밀양아리나 성벽극장(6월 17~18일), 진주 남가람문화거리 야외공연장(8월 5∼6일)을 거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광장(9월 9~12일) 등에서 관객을 만난다. ‘시간을 칠하는 사람’(연출 윤시중, 극단 하땅세)은 80년 5월 최후 항전지였던 옛도청과 그 건물에 얽힌 칠장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ACC 예술극장에 ‘움직이는 객석’을 설치해 ,관객이 이야기를 따라 여행하듯 관람하는 경험을 선사해 화제를 모았다.전국 유통을 위해 야외공연으로 재제작한 이번 작품은 기존 장점은 살리되 안정상 문제로 사용하지 못한 횃불, 연막탄 등을 활용해 극적인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기존 작품을 광주만의 이야기에 제한하지 않고 확
러시아의 젊은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말로페예프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무대가 오는 27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펼쳐진다. 알렉산드르 말로페예프는 13세 나이로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 차세대 스타 피아니스트로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후 정명훈, 리카르도 샤이, 미하일 플레트뇨프, 크리스티안 야르비 등 거장이 지휘했던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날 공연의 지휘는 피네건 다우니 디어가 맡는다. 그는 현재 런던 섀드웰 오페라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20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해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스타 지휘자다. 이번 공연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더불어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과 코른골트 ‘주제와 변주’ 등이 연주된다. 다음날인 오는 28일 윤이상기념관 메모리홀에서는 핀란드 방송교향악단과 핀란드 국립오페라단 주요 단원들이 결성한 목관오중주단인 ‘루모 퀸텟’과 피아니스트 임수연이 협연하는 공연이 열린다. ‘북유럽의 빛!’을 주제로 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스웨덴 작곡가 안데르스 힐보리, 핀란드 작곡가 아초 알밀라, 라트비아 작곡가 페테리스
㈔제주마을문화진흥원(이사장 안정업)은 오는 6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 야경, 야로, 야사, 야화, 야설, 야식, 야시, 야숙 등 8야(夜)를 내용으로 한 ‘1차 서귀포문화재 야행(夜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제주마을문화진흥원은 천지연폭포와 서귀포항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를 ‘신화와 전설의 고장 서귀포’라는 부제에 맞춰 제주 신들의 연희 공연과 제주 신들을 형상화한 웹툰 전시 등 모든 프로그램을 실시간 온라인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우선 야경은 ‘신화와 경관, 그리고 나’라는 주제로 제주 창조신화인 천지왕본풀이 중 천지개벽을 드론으로 수놓는 제주신화창조, 분수 및 레이저쇼로 진행하는 제주신화 이야기로 구성됐다. 야시를 통해서는 페목을 활용한 문화재 체험 플리마켓, 진상품 판매, 제주 특산품 판매(만덕난장)가 서귀포항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야식은 제주전통 잔치날을 재현하는 ‘가문잔치 이야기’를 주제로 도새기 잡는 날, 가문잔치 날, 잔치날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야로는 ‘신들의 정원’이라는 주제로 3일과 4일 양일간 500석의 유람선을 임대하여 정방폭포, 외돌개, 문섬과 범섬 천연보호구역을 해상 투어하는 프로그램이다. 야화는 ‘탐라
전주시립극단이 27일까지 덕진예술회관에서 122회 정기공연 ‘봄날’ 앙코르 공연을 선보인다. 전주시립극단은 지난 4월 5일부터 9일까지 펼쳐졌던 ‘봄날’ 공연에 시민, 도민, 관광객 할 것 없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것에 보답하기 위해 앙코르 공연을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공연은 아직도 코로나19로 생업의 한계에 부딪혀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하루빨리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봄날'이 찾아오길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했다. 공연은 배 곪던 시절의 나른한 봄날을 배경으로 한다. 인색한 권력자 아버지는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자식에 지팡이를 휘두르며 논과 밭으로 내몬다. 그러고는 “봄날은 짧다”고 외친다. 어머니처럼 자상한 장남, 천식을 앓는 병약한 막내, 아버지로부터 혹사를 당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다섯 명의 자식들이 불편한 관계 속에서도 어렵게 생을 영위한다. 차디찬 겨울이 삶의 갈등을 보여 주고, 따스한 봄이 다시금 화해를 빚어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봄날’은 우리 민족의 삶을 한 폭의 산수화처럼 담아낸 국내 희곡 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작품이다. ‘봄날’의 극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주 출신’의 이강백 작가다. 전주에
충렬사관리사무소는 임진왜란 발발(1592년) 430주년을 맞아 25일 오전 10시 충렬사 내 본전과 의열각에서 순국선열들의 호국정신을 추모하고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충렬사 제향*’을 봉행한다. 충렬사 제향은 부산시 무형문화재다. 이날 행사는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를 비롯해 각급 기관장, 시·구의회 의원, 유림, 선열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다. 제향 봉행은 충렬사 본전과 의열각에서 동시에 진행하며, 오전 10시 정각에 개제 선언을 시작으로, 제관 재배(제관이 절을 함), 참례자 배례(참가자들이 절로 예를 표함), 헌관의 분향과 헌작(헌관이 향을 피우고 술을 올림), 이병진 시장 권한대행의 대통령 헌화 대행 및 추모사, 참례자 분향 순으로 약 40분간 이어진다. 올해 제향 의식에 참여하는 제관은 초헌관으로 오승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아헌관으로 윤태곤 윤흥신 장군 후손 대표와 송양금 부산시여성유도회 회장, 종헌관으로 정규석 시민 제관이 나선다. 시민 제관 제도는 지난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시민 제관 정규석 부산진구 보건소장은 ‘제37회 자랑스러운 시민상’ 희생상 부문 수상자다. 제관 중 축관과 집례는 충렬사 안락서원의 신용재 김남
부산의 2030세계박람회 유치의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러시아 모스크바 측이 유치 의사를 자진 철회했다. 이로써 2030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박람회 개최지를 선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에게 서신을 보내 엑스포 유치 신청 철회를 통보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4월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지 1년여 만이다. 러시아의 세계박람회 유치 포기는 우르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국내외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현실적으로 유치 가능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BIE는 전쟁으로 현장 실사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러시아의 유치후보국 지위를 오는 9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박탈했다. 러시아 언론은 이번 유치 의사 자친 철회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세계박람회가 정치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미하일 미슈스틴 케르켄테스 러시아 총리는 BIE에 유치 의사를 철회하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엑스포 개최 후보국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강력한 2030세계박람회 상대가 사라지면서, 부산시의 향후 엑
세계가스총회를 기념하는 '2022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이하 SMFF)이 25일부터 28일까지 대구 수성못 일원에서 열린다. SMFF는 2020년부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과 수성구가 함께 열고 있는 축제 행사다. 뮤지컬 프린지(Fringe‧거리공연)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 3회인 올해는 세계가스총회(23~27일)에 맞춰 축제 일정을 앞당겼다. 행사 기간 수성못 수상무대와 상화동산 특설무대에서는 DIMF가 발굴한 'DIMF 뮤지컬스타' 출신의 차세대 스타와 'DIMF 뮤지컬아카데미'를 통해 실력을 키워온 뮤지컬배우 지망생의 무대가 펼쳐진다. 대학생‧고등학생 뮤지컬 공연팀, 시민예술가 등도 프린지 공연에 함께 한다. DIMF가 창작뮤지컬 활성화를 위해 지원한 'DIMF 창작지원작' 중 '브람스', '산들', '봄을 그리다'의 하이라이트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그밖에 시민참여 행사로 축제 기간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플리마켓'이 펼쳐진다. 수성못 둘레를 따라 뮤지컬 넘버 가사와 뮤지컬 대사 등으로 꾸며진 가랜드가 설치되고, 산책길 곳곳엔 미니홈피 콘셉트를 활용한 이색 포토존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