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옆에 끼고 시원한 바람과 파도소리까지 품고 있는 수목원이 있다.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이다. 울창한 숲, 온갖 꽃이 만발한 정원, 나지막한 바닷가 언덕을 산책하는 재미는 여느 수목원과 다르다.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된 천리포수목원은 귀화한 민병갈(미국 태생) 선생이 1970년부터 평생 일군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이다. '희귀식물의 보고'로 약 1만 6000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맘때 이 곳의 주인공은 단연 목련과 동백나무다. 무려 865종의 목련이 이 수목원에 산다. 목련 중 가장 일찍 피는 '얼리버드'가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꽃 천국'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지금 천리포수목원에는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천리포수목원에는 뭔가 특별한 느낌이 있다. 지나치게 잘 꾸미지도, 줄을 맞추거나 욕심을 낸 흔적도 없다. 그냥 적당한 간격을 두고 편안하게 자라고 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게다가 수목원 주인인 나무와 식물들은 하나같이 들어온 연도와 순번이 표시된 이름표를 달고 있다. 조금 더 지나 활짝 핀 꽃도 좋지만 이 시기에 조금씩 초록으로 변해가는 나무들 모습도 너무 좋다.
열매에도 배꼽이 있다!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이 진행하는 ‘박물관 숲 이야기’에 가면 나무에 관한 다양한 지식 외에도 ‘범’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에 대한 내용도 들을 수 있다. <사진>광주박물관은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둘째주 토요일 ‘박물관 숲 이야기’를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박물관 정원을 거닐며 숲의 가치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또한 다양한 체험과 아울러 전시를 감상할 수 있어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먼저 4월에는 ‘박물관에 범 내려왔네!’를 주제로 범이라는 식물 이야기를 듣는다. 이어 5월에는 찻잎 향기 봄바람에 휘날린다는 내용을 모티브로 ‘초록빛 다향 연가’에 대한 강연을 듣는다.이후 ‘흙을 사랑한 대지의 여신’(6월), ‘조선을 구한 나무 이야기’(7월), ‘여름날의 꿀’(8월), ‘열매 속에 차곡차곡’(9월), ‘단풍잎, 가을날의 몬드리안’(10월) 등이 진행된다.이번 프로그램은 산림문화연구소와 함께 진행하며 회당 20명 2팀(총 40명) 내로 운영된다.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참가신청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마감한다. 문의 062-570-7800./박성천 기자 skypark@kwan
일본군이 한말 의병과 만나면 어느 군사인지부터 먼저 물어 “김준(태원)의 군사다”라고 말하면 슬그머니 도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만큼 김준의 부대는 지역주민만이 아니라 일본군 사이에서도 잘 싸우기로 유명했다. 담양, 나주, 함평, 장성 등에서 맹활약했으며, 전라도 내에서는 신화와 같은 인물이다. 그는 1870년(고종 7년) 10월 15일 나주시 문평면 갈마지(현 북동리)에서 김노학의 큰아들로 태어났다. 자는 태원, 호는 죽봉이었으며, 얼굴이 곱고 아름다워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집이 가난해 아버지로부터 천자문을 배우고, 주경야독하며 총명함이 주변에 알려져 죽림 최고 부자 김억희가 함께 공부하자고 제안할 정도였다. 김준은 대보름 줄다리기에 참여해 승리로 이끄는 등 힘도 셌다고 한다. 1882년 임오군란, 1884년 갑신정변, 1892년 동학혁명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이에 대한 소식을 전해들은 김준은 갈마지 뒷산 국사봉에 올라 나라의 자주와 국권 회복을 다짐했다. 김준은 동학혁명을 현장에서 보기 위해 전북 고부에 가 동학군에 합류했다가 나주로 돌아왔는데, 이후 동학당으로 분류돼 관군이 체포하려하자 동생인 율과 경성으로 도피했다. 가는 도중 수
국내외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해온 경기창작센터가 복합문화공간인 '경기창작캠퍼스'로 탈바꿈한다. 낡은 건물과 시설을 새롭게 개보수하는 것은 물론, 레지던시와 생활문화센터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전환된다. 경기문화재단은 올해 안산 대부도에 위치한 경기창작센터의 노후시설 개보수와 사업 고도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모두 7개의 건물, 총면적 1만6천㎡의 규모로 이루어진 경기창작센터는 2009년 개관 이후 500명이 넘는 예술가들의 '레지던시' 역할을 했다. 당초 건물은 1995년에 설립한 도립직업전문학교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건물이 오래되다 보니 시설이 노후화하는 문제점이 생겼다. 또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한 레지던시로 활용되다 보니 도민이나 다른 창작자들의 이용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홍미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은 "문화지형이 창작중심에서 나아가 시민과 함께 만들고 누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 문화예술의 패러다임과 환경 변화, 낡은 시설 등 여러 상황이 맞아떨어지며 기존 경기창작센터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4곳 리모델링 시민 개방 기능 확장… 대부도 특성 살린 연계프로그램 기대 2024년 '경기창작캠퍼스'로 재
진주 극단 현장이 ‘나는 이렇게 들었다(김인경 작·고능석 연출)’로 제40회 경남연극제 대상을 차지했다. 이번 연극제에서 현장은 대상과 더불어 무대예술상, 연출상, 연기대상, 40인의 관객이 뽑은 작품 대상도 수상하며 5관왕에 올랐다. 지난 16일 개막한 제40회 경남연극제는 29일 오후 7시 함안문화원 대강당에서 폐막식 및 시상식을 가졌다. 대강당을 가득 메운 인파들의 열기는 다시 한번 연극 축제의 장을 실감케 했다. 올해 연극제는 도내 12개 지부 13개 극단이 참여해 열연을 펼쳤다. 코로나19 확산세에 예정됐던 참가작이 바뀌고, 예매 취소가 늘어나는 등 변수도 있었지만 무사히 공연을 끝마쳤다. ◇‘40회 경남 연극제’ 누가 상 받았나= 극단 현장은 ‘나는 이렇게 들었다’로 경남연극제 최고상인 단체상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길 위에서’로 대상을 수상한 뒤 2년 만에 또다시 대상을 거머쥐었다. 극단 현장의 ‘나는 이렇게 들었다’는 오는 7월 9~30일 밀양에서 열리는 제40회 대한민국 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참가한다. 아울러 단체상 금상에는 극단 미소의 ‘우리동네 체육대회’와 극단 메들리의 ‘까레이스키 아리랑’이 선정됐으며, 은상은 극단
벚꽃이 흐드러진 창원 진해에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특산물을 실시간 판매하는 ‘벚꽃 라이브 커머스’가 진행된다. 창원시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4월 4일까지 진해군항상권 내 소상공인들이 생산한 특산물을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과 비슷하지만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진행되며, 채팅창 등을 통해 시청자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진해군항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진행되는 이번 판매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접촉·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8일부터 네이버 라이브쇼핑을 통해 방송이 송출됐으며 중앙로터리와 진해루, 여좌천 로망스 다리 등 진해의 대표적인 명소와 벚꽃 관광지를 배경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이 특산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상세한 판매 일정과 품목은 네이버 라이브쇼핑 캘린더와 타임특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부식 창원시 경제살리기과장은 “군항제가 취소되면서 진해의 경제 여건이 좋지 않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지역경제 활성화와 진해지역 소상공인들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차상호 기자
우리네 몸과 마음의 상처란 결국은 아물게 되어 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대개는 조금씩이라도 자연치유가 된다. 세월이 가면서 상처 자체가 잊혀지기도 한다. 한번 겪었던 어떤 아픔을 평생 느끼며 살 필요는 없도록 해주는 조물주의 배려인 것이다. 치유되지도 않고 잊혀지지도 않아서 조물주도 어쩌지 못하는 예외인 경우도 있다. ‘진아영’이란 예쁜 이름을 가진 할머니의 경우가 그랬다. 젊었을 땐 이름만큼 얼굴도 고왔고 아름다웠다. 그랬던 옛 시절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턱을 잃었다.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에 아래 턱 전체가 날아간 것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의 표현에 의하면 ‘불행하게도’ 목숨은 붙어 있었다. 그리곤 계속 살았다. 약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시간들을 무려 55년이나 살아냈다. 그리곤 2004년 9월에 비로소 세상과 이별했다. 향년 90세, 결혼도 한 바 없고 자식도 없었다. 늘 혼자였다. 턱이 없는 흉한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지 않으려 늘 하얀 천으로 얼굴을 감싸고 살았다. 생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겐 ‘무명천 할머니’로 불린다. 1949년 1월은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지 5개월째 접어든 때였다. 4.3사건이 일어난 지는 벌써 10개월째,
코로나19 확산 이후 캠핑 붐이 이어지면서 무등록 야영장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지난 12일부터 도내 무등록 야영시설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현재까지 총 4곳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A 야영장은 5635㎡ 규모의 대지에 대형 텐트 14개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대규모 영업을 해왔고, B 야영장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성 글램핑장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적발된 무등록 야영장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들을 게시하며 모객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치경찰은 적발한 무등록 야영장 관계자들을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무등록 야영장업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야영장을 운영하려면 침수와 산사태, 고립, 유실, 낙석 등의 우려가 없는 안전한 입지를 확보해야 하고, 비상시 이용객 안전을 위해 게시판, 소화기, 대피소, 대피로 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불법 야영장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크고, 상·하수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도 있어 환경오염을 일으킬 우려가
강원도 화천에는 대형 호텔이나 리조트는 물론 스키장도 없다.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우리나라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은 ‘안보의 현장’이다. 수많은 안보 관광지 중에서 곧 개통을 앞두고 있는 두 곳을 먼저 돌아봤다. 북한을 조망할 수 있는 백암산 케이블카와 전쟁 막바지에 영토 쟁탈전이 치열했던 화천댐 그리고 파로호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이다. ■백암산 케이블카 화천은 삼팔선 이북에 자리를 잡은 탓에 광복 직후에는 북한 영토였다. 이곳이 한국에 속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부터였다.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대부분의 건물이 불타 없어졌다. 지금 도시는 전쟁 이후에 새로 만든 계획도시다. 화천의 지명도는 신천어축제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축제 이전에는 ‘춘천에서 1시간 더 가야 하는’ 시골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미국 CNN에서도 주목하는 세계적 축제를 개최하는 도시로 더 유명하다. 백암산 케이블카 하부 승강장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꼬불꼬불한 산길이다. 도로가 좁아 차 두 대가 지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자동차가 다가오면 서로 조심해서 피해야 한다. 승강장에 도착하려면 두 차례나 군 검문소를 지나야 한다. 좁은 길을
울산 울주군 삼동면에 골프장을 포함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이 추진된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30일 삼동면민운동장에서 회견을 열고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 지정과 서울주 관광시설 확충안을 발표했다. 골프장·숙박·휴양시설 등 조성 전액 민자사업… 우신레저 시행 시는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산 25-1 일원을 관광진흥법상 관광단지로 지정할 예정이다. 시는 “조일리 일원은 배후지역에서 교통 접근성이 양호하고 영남알프스, 신불산 자연휴양림, 반구대암각화 등 서울산권 관광명소의 지리적 중심에 있어 관광단지 지정에 적합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전액 민자로 우신레저(주)가 시행한다. 우신레저는 부산에 본사를 둔 우신종합건설의 자회사이다. 경남 의령군에 27홀 규모 대중 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관광단지 예상 면적은 135만 6769㎡에 달한다. 국·공유지 8.4%를 제외하고 모두 사유지다. 사업제안자인 우신레저가 사유지의 70.8%를 확보한 상태로, 시행 조건인 66%를 충족했다. 향후 관광단지로 지정 시 나머지 사업 대상지도 매입할 계획이다. 시는 정부 부처와 협의해 오는 8월까지 관광단지 지정을 마무리하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주민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