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리 바닷가에 일제가 파헤친 해안참호와 갱도진지 바닷가 마을 용수리는 당산봉·수월봉·차귀도의 북동쪽에 있고, 해안참호와 갱도진지가 있는 영락리는 그 남서쪽에 있다. ‘덕자리돔’이라는 마을축제가 열리는 영락리 바닷가에는 특히, 1945년 초 일제가 파헤쳐 놓은 참호 흔적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수심이 깊은 ‘목저문여덕과 전세비덕’이란 바닷가 사이에 있는 해안참호는 일제가 한경면 고산리 해안과 대정읍 송악산 해안에 구축한 ‘결7호 특공진지’의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일제는 이 중간지점을 고산과 대정 양쪽의 특공진지로 향하는 미군의 전함을 감시하거나 포격할 수 있는 지형으로 여겨, 이 일대에 해안참호와 갱도진지를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곳의 해안참호는 길쭉한 바닷가 바위를 엄폐 내지는 보호벽으로 삼아, 그 반대쪽 바위 밑에 깊이와 폭 1m, 길이 수십 m 정도로 파헤쳐 만들어졌다. 일제는 또한 영락리 바닷가 근처에 있는 돈두악 오름에도 여러 갱도진지를 구축하였다. 해안참호와 갱도진지를 안내한 영락리 출신 송한진(1950년 생) 님은 어릴 적 돈두악 정상 주변에 있던 지하갱도에도 동무들과 어울려 수차례 들어갔다고 한다. 흙 등으로 입구가 메워져 있는 지역을 안
제주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최근 3년 동안 동백을 소재로 삼아 그림을 그려온 김정숙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가 그 자리다. 오는 4월 2일부터 같은 달 7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2전시설에서 진행되는 개인전에는 ‘동백을 품은 한라산’, ‘그리움’, ‘동백으로 피어나다’, ‘당신을 기억합니다’, ‘순수’ 등 40여 점이 선보인다. 지난해 전면 개정된 ‘4·3특별법’에 따라 올해부터 4·3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배·보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비로소 활짝 피아난 동백꽃이 캔버스 곳곳에 담겼다. 4·3 가족의 일원으로서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공유하고 위무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도 담아냈다. 올해 우리나이로 64세인 김 작가는 나이 50이 넘어 그림을 배우기 시작, 2019년 삶의 일상을 담은 그림으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이후 그림 소재를 4·3을 대표하는 꽃인 동백만을 고집했다. 김 작가는 “이제라도 어둡던 시절 피해를 당해 응어리졌던 마음들이 동백꽃처럼 활짝 피어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작가는 제주만화작가회 회원, 비바아르테아크릴작가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꾸준히 창작 활
2022년 부산연극제가 4월 1일 막을 올린다. 올해 40주년을 맞아 미래 연극제를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 (사)한국연극협회 부산광역시지회는 제40회 부산연극제를 4월 1일부터 23일까지 개최한다. 부산연극제는 부산문화회관 중극장과 액터스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부산연극협회는 지난 40년의 역사를 기념하고 앞으로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축제로 올해 연극제를 준비했다. 제40회 부산연극제는 ‘리부트 1983:새롭게 시작하다’를 내세운다. 우선 연극제 포스터는 1983년 열린 제1회 전국지방연극제의 포스터를 오마주해서 만들었다. 올해 연극제는 대한민국연극제 예선을 겸하는 동시에 부산지역 소극장 활성화를 위한 소극장 경연작도 함께 심사한다. 심사방식도 심사위원 합의제에서 점수제로 변경해서 진행한다. 제40회 부산연극제에는 5개 작품이 경연을 펼친다. 프로젝트팀 이틀 ‘마리’, 극단 에저또 ‘흔들린다’,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루터’, 극단 이야기 ‘슬픔이 찬란한 이유’는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공연한다. 부산연극제작소 동녁 ‘가을 반딧불이’는 액터스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가장 먼저 공개되는 프로젝트팀 이틀의 ‘마리’는 거짓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우리의 삶은 얼마나 나약한가. 인간이 거주하는 공간을 구별하고 선을 긋는 체제, 그로 인한 전쟁, 갈등과 혐오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 팬데믹 앞에서는 모두가 다르지 않은 존재다. 그렇다면 이제 인간의 존재성에 대한 사유의 차례다. 거대한 우주 아래 별먼지에서 태어난 티끌 같은 존재들. 우리가 전쟁과 감염병 창궐로 뼈저린 아픔을 겪고도 다시 잊히고 무뎌지는 반복을 되풀이하는 것은 존재에 대한 성찰과 사유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은 아닐지. 잠시나마 바쁜 일상과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한발짝 떨어져 나 혹은 우리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사색해보는 특별한 전시가 대구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봉산문화회관 공모프로그램인 '유리상자-아트스타'의 참여작가를 재조명하고자 매년 기획되는 'GAP'(Glassbox Artist Project) 전시다. 올해 열한 번째를 맞는 이번 전시는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인 조은정 고려대 초빙교수가 외부 협력기획자로 참여했다. 조은정 협력기획자는 2020 여수국제미술제, '세종대왕과 음악'전 등 다수의 국제전 기획 경험을 갖고있다. 그는 '초신성의 별먼지'
소리·춤·음악 어우러진 잔치 관객들 흥에 겨워 함께 춤춰 타악·마당놀이 몰입도 최고 지역 이야기 '춘천별곡' 눈길 고유의색 갖춘 무대 기대모아 “반갑소 반갑구려 반갑지 않소~(춘천별곡 中)” 그야말로 반갑고도 맛깔스러운 국악 선율이 넘실댔다. 지난 27일 춘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 춘천시립국악단의 창단공연 ‘시작(See:作)-작품을 보다, 시작을 보다'는 한바탕 잔치였다. 시립국악단원들뿐 아니라 단성 이춘희 선생, 채향순세종전통예술단, 타악단 인풍류 등 협연자들도 대거 무대를 장식하며 춘천시립국악단의 출발을 응원했다. 막이 내리고도 흥에 겨워 춤을 추는 관객이 있을 만큼 노래와 춤, 음악이 어우러진 신나는 공연이었다. 춘천문화예술회관 1·2층에 가득 찬 시민의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랠 만큼 힘찼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휘몰아치는 타악 연주와 눈을 뗄 수 없는 버나놀이를 비롯한 마당놀이, 숨죽여 소리에 집중하게 하는 무대가 적절히 섞이며 관객들을 푹 빠뜨렸다. 뒤뚜루농악보존회, 사암리농악보존회, 우두농악보존회 등 춘천농악단연합회의 신명 나는 농악으로 시작해 모두를 들썩이게 한 공연에 이어 출연진들은 춤을 추며 춘천별곡을 들려줬다. ‘나라를 되
광주시는 2014년 12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된 이래 꾸준히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조성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 중심 중 하나가 미디어아트의 상징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지맵 Gwangju Media Art Platform)이다. 지난 2019년 11월 착공, 오는 30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GMAP의 공간과 개관 기념전을 28일 미리 둘러봤다. GMAP는 광주시립미술관이 분관 형태로 운영한다. ◇세계 연결하는 미디어아트 허브 지향 광주천변에 맞닿아 있는 GMAP은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물 외곽의 대형 미디어파사드(가로 53.8mX8.45m)가 눈길을 끈다. GMAP은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창제작과 전시, 교육 및 교류 공간으로 구성된다. 시민·예술가·창의인력이 만드는 미디어 아트 문화 공간, 예술·기술·산업이 융합하는 미디어아트 창의 공간, 전 세계 창의도시를 연결하는 교류 공간 등 세계를 향한 미디어 아트 허브 등을 지향한다. 전시실은 모두 4곳이다. 전체 400평 규모로 일부 갤러리는 전시 이외에도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하에는 디지털 스튜디오와 녹음 스튜디오, 실험공간
음악을 전시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오선지 위의 음표를 벗어난 조명과 향, 소리와 진동 등의 다양한 자극이 펼쳐지는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교향곡 2번'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이 1961년에 작곡한 텍스트 악보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이 국내 최초로 시연된다. 21세기에 새롭게 탄생한 이 교향곡의 악보를 보면 전시가 얼마나 많은 고민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조금은 가늠해볼 수 있다. 1961년 만든 텍스트 악보 국내 최초 시연 제목과 달리 빈방 포함 16개 방 '자유롭게' 송선혁 작가 당시 장비로 바꿔 사운드 구현 악보는 정사각형의 방처럼 생긴 네모 안에 그려진 셈여림표와 그림, 지시문들이 전부이다. 지시문은 '심한 소음과 정현파의 합성기', '물이 흐른다', '신비스러운 향', '최대한 환한 3,000W의 조명', '뜨겁게 달군 난로' 등 수수께끼 같은 내용으로 가득하다. 악보의 제목처럼 '20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지도 않다. 전시는 빈방을 포함한 모두 '16개의 방(악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백남준은 "여기에서 관객은 마음대로 방을 옮겨 다니며 적
미디어아트로 재해석된 명화와 다채로운 음악이 결합한 콘서트 '살롱 드 아트리움Ⅱ'가 새롭게 선을 보인다. 수원문화재단이 기획한 '살롱 드 아트리움Ⅱ(포스터)'는 지난해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은 '살롱 드 아트리움'의 두 번째 시즌으로, '프랑스 아틀리에로의 초대'라는 주제를 갖고 프랑스 대표 화가 르누아르·고갱·루소·마네의 삶과 예술에 대해 다룬다. 이번 공연은 작가들의 작품에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영상미가 입혀지는 것은 물론, 클래식부터 크로스오버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결합한 형태로 펼쳐질 예정이다. 살롱 드 아트리움Ⅱ는 수원SK아트리움을 무대로 오는 4월부터 9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첫 번째 공연 '행복을 블렌딩하다,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고통을 받던 르누아르의 강렬했던 시간을 그의 대표작품과 베토벤, 드뷔시의 음악으로 결합해 풀어낸다. 5월 두 번째 공연은 '자유를 갈망한 보헤미안, 폴 고갱'으로 피카소, 뭉크 등 추상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미술계 거장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의 근원지인 타히티의 전경을 쓸쓸했던 심리와 상반된 원시적인 색감으로 감상할 수 있다. 8월에는 '정글 숲의 50가지 초록, 앙리 루소
국내 최대 규모의 벚꽃단지 하동군 화개면 십리벚꽃길에 야간 경관 조명이 점등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하동군은 벚꽃 명소인 화개 십리벚꽃길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야간 경관조명을 점등했다고 27일 밝혔다. 십리벚꽃길 야간 조명은 투광등 309개와 고보조명 17개, RGB조명 58개로 줄줄이 설치돼 벚꽃이 질 때까지 매일 밤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불을 밝힌다. 특히 화개중학교 앞 양방향 구간에는 빨강·파랑·보라 등 형형색색으로 변화하는 아름다운 경관조명이 하얀 벚꽃터널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은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두 손을 꼭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한다’ 해서 일명 ‘혼례길’로 알려져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군은 올해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취소했지만 드라이브 스루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고 교통안내요원을 배치·운영하고 철저한 방역 조치로 안전한 꽃구경을 유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보다 안전한 야외·야간 관광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함에 따라 올해도 십리벚꽃길에 화려한 조명을 설치했다”면서 “이곳을 찾는 주민과 관광객은 코로나 방역
제38회 전북연극제의 왕관은 극단 까치동에게 돌아갔다. 전북연극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던 제38회 전북연극제가 지난 25일에 막을 올려 2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북연극제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로나19로 발 묶여 있었던 전북 연극계에도 봄이 찾아왔다. 도내 극단 17곳 중 단 2개의 극단만이 도전장을 내밀어 아쉬움도 있었다. 이날 도전장을 내민 극단은 까치동과 자루다. 이중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 in 밀양에 출전할 전북 대표 극단이 결정됐다. 그 주인공은 극단 까치동이다. 극단 까치동은 25일에, 극단 자루는 26일에 공연했다. 심사위원으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 대표, 전주대 공연방송연기학과 류경호 교수, 광주연극협회 원광연 회장 등이 자리했다. 극단 까치동이 최우수 작품상부터 연출상(정경선), 무대예술상(이술원), 최우수연기상(전춘근), 우수연기상(이우송) 등을 휩쓸었다. 극단 자루는 아쉬움을 남긴 채 우수작품상,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심사위원 3인을 입을 모아 “코로나19 여파로 연습 진행에도 많은 변수와 어려움이 있었음을 안다. 참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마음을 졸여 왔을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