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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르포] 탑동 막았더니…술판에 ‘쓰레기 천지’ 된 제주 해수욕장

도심권 인접 이호테우해수욕장 개장 전부터 몸살
공공근로자 등 투입되지만 그때뿐…악순환 반복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 쓰레기를 모아 버려 놓으면 양반이야.”

28일 오전 5시50분께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만난 공공근로자 김덕임씨(64)는 버려진 각종 쓰레기로 엉망이 된 모래해변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김씨는 “월요일이어서 그나마 이 정도지 주말에는 입을 못 다물 정도로 모래해변에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며 “해수욕장 개장 전에도 이런 상태인데 7, 8월에는 쓰레기가 얼마나 더 많아질지 상상이 안 간다”고 하소연했다.

 

 

해수욕장 모래해변은 밤사이 사람들이 술판을 벌인 뒤 그대로 놔두고 간 쓰레기들로 넘쳐났다.

빈 술병들과 각종 비닐봉지, 컵라면 용기 등이 모래해변 곳곳에서 나뒹굴고 있었다.

해수욕장 내 불꽃놀이는 불법이지만 모래사장에 꽂힌 채 버려진 폭죽들도 눈에 띄었다.
 

 

 

모래해변 군데군데 음식물쓰레기가 쏟아져 심한 악취가 났고, 더운 날씨에 빠르게 부패하면서 날파리와 벌레들도 꼬였다.

쓰레기 일부가 파도가 밀려와 닿는 곳 근처에 버려져 해양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한 주민은 “탑동광장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되고, 아직 술집과 식당의 영업 제한도 풀리지 않아 도심권과 인접한 해수욕장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밤마다 음악 소리에, 술을 마신 사람들의 고성방가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캠핑하는 해수욕장 옆 말 등대 주변도 취사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도로 갓길에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는가 하면 인근 사유지와 무성하게 자란 풀숲 사이에도 쓰레기가 몰래 무단 투기돼 있었다.      

이호동은 매일 오전 12명, 오후 6명의 공공근로자를 투입하고, 자생단체들의 도움도 받아 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그때만 깨끗해질 뿐 다음 날이 되면 다시 쓰레기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호동 관계자는 “최근 하루 해수욕장 일대에서 수거하는 쓰레기양만 2t 안팎에 이른다. 작년 이맘때보다 쓰레기양이 최소 5배는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자기가 먹은 쓰레기는 꼭 치우고 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