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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르포] "11시부턴 방에서 술 드실래요?" 주점 닫자 모텔·공원·편의점 들썩

주점 11시 영업제한따라 '방술족' '편술족' 다시 기승
인근 야외 공원서도 새벽 4시까지 술판 벌여

 

17일 오후 11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주점은 영업을 종료했지만 20~30대 젊은이들은 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새로운 술자리 장소를 물색하다가 모텔이 밀집해 있는 공평로 일대로 향했다. 편의점에서 만난 한 젊은 남녀 일행은 술과 음료 등을 사서 모텔로 들어갔다.

 

지난 15일부터 대구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주점,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1시로 제한됐다.

 

하지만 지난 17일 주점 문을 닫은 오후 11시 이후에도 동성로 일대는 '불토'를 만끽하는 젊은이들로 새벽까지 붐볐다.

 

일부 20~30대 젊은이 사이에서는 '방술족(모텔 등의 숙소를 잡고 이어가는 술자리)'과 '편술족(편의점 앞 테이블 음주)'이 기승을 부렸다.

 

오후 11시 30분쯤 모텔이 모여 있는 공평로 일대는 로데오거리에서 술을 마시다 건너온 젊은이들로 떠들썩했다.

 

한 모텔 주인 A씨는 "6명 정도 돼 보이는 젊은이 무리가 술이 가득 담긴 봉지를 손에 들고 왔었는데 방이 있었지만 일부러 돌려보냈다"며 "젊은 애들이 술을 마시면서 시끄럽게 떠들어 다른 이용객들이 싫어하기도 하고 방을 너무 엉망으로 해 놓고 가서 청소하는 데도 애를 먹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을 못 잡은 사람들은 편의점 야외 테이블이나 인근 공원 의자 등지에서 음주를 즐겼다.

 

이날 모텔 인근 편의점 야외테이블에는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B씨는 "술집 영업시간 제한이 다시 시작돼서 그런지 야외 테이블 3개가 술 마시는 손님들로 가득 찼다"고 했다.

 

동성로 로데오거리 근처에 있는 2·28공원에도 술을 마시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공원 내 조성된 휴식 공간인 '2·28공원 숲 속 도서관'에선 소주병과 과자 봉지가 탁자 위에 놓여있기도 했다.

 

2·28공원 관리인 C씨는 "공원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잘 타일러서 겨우 보내고 나면 다른 젊은이들이 와서 술판을 벌인다.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남녀끼리 과한 애정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많아 일일이 주의를 주는 것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시민 D씨는 "식당과 주점 영업시간이 오후 11시까지로 제한됐지만, 사람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대구시내 곳곳에 사람들이 몰렸다. 특히 모텔이나 야외 공원, 편의점 등을 이용하면서 영업시간 제한이 무의미해졌다"고 했다.

 

윤정훈 기자 hoon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