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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2인 2색 모노드라마로 만나는 박완서의 마지막 소설

‘그 남자네 집’ 22일부터 어댑터플레이스
우명희, 남명지 두 배우가 한 작품 릴레이 공연
정적인 내면 연기와 발랄한 연기가 대비

 

박완서 소설가의 ‘그 남자네 집’이 ‘2인 2색 모노드라마’로 탄생해 부산 무대에서 공연된다.

 

‘그 남자네 집’은 2004년 고희를 넘긴 박완서 작가가 연애편지를 쓰듯 써 내려간 자전적 소설이다. 박완서 작가 10주기를 맞아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이 모노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첫사랑에 대한 슬픈 기억을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 아래 녹여낸 이 소설이 연극으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단 하늘 개인 날이 이번에 선보이는 모노드라마 ‘그 남자네 집’에선 우명희, 남명지 두 배우가 연기한다. 이들은 동일한 모노드라마를 릴레이 공연하며 각자 개성을 표출한다. 22일부터 26일까지는 ‘남명지 표’ 모노드라마가 먼저 펼쳐지고, 27일부터 31일까지는 ‘우명희 표’ 모노드라마가 이어진다. 공연은 부산 수영구 광안동 어댑터플레이스에서 열린다.

 


 

 

전국 최초로 2인 2색 모노드라마 연출을 맡은 극단 하늘 개인 날 대표인 곽종필 연출가는 “어댑터플레이스 소극장 개관 이후 첫 연극 작품으로 어떤 작품이 좋을지 고민하다 ‘그 남자네 집’을 선택했다”며 “박완서 선생님의 유족에게 작품 연극화를 허락받는데 딱 20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곽 연출가는 “자전적 소설을 모노드라마로 만들고, 지역에서 스타를 키우자는 생각에 두 배우를 섭외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꾸준히 무대에 서 왔던 우명희와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활약 중인 남명지는 자신들만의 개성 있는 무대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5일 어댑터플레이스에서 열린 모노드라마 ‘그 남자네 집’ 제작발표회에서는 두 배우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제작발표회에서 두 배우는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무대에 올라 각각 5분씩 시연했다. 우명희가 절제된 톤으로 내면의 울림을 전하는 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면, 남명지는 발랄하고 에너지가 터져 나오는 동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우명희 배우는 “소설을 읽으니 박완서 선생님이 마치 내 옆에 있는 사람 같았다”며 “작가가 글을 써 내려갔을 때의 감정에 집중해서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남명지 배우는 “사십 대 후반인 제 나이에서 회상하는 캐릭터를 구축했다”며 “어두운 시절 첫사랑이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통로가 됐던 당시 분위기와 그 감정의 아슬아슬함을 담아내려 했다”고 전했다.

 


 

곽 연출가는 “우명희 배우와 연습할 때는 잔잔한 호수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느낌이라면, 남명지 배우와의 연습은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참치를 잡으려 애쓰는 것과 같다”고 두 배우의 극명하게 다른 연기 스타일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곽 연출가는 동시에 두 편의 작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남자네 집’의 각색은 부산교대 국어교육과 심상교 교수가 맡았다. 장편소설을 1시간 분량의 모노드라마로 각색한 심 교수는 “박완서의 소설은 연극이 필요로 하는 극적 갈등 구조가 없지만, 정과 동의 양면성이 작품 안에 잘 표현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인공이 가지는 현모양처의 측면과 화냥기 있는 측면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며 “두 배우의 모노드라마를 통해 주인공 내면의 대비된 측면이 더 도드라진다”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모노드라마 ‘그 남자네 집’=22일부터 31일까지 부산 수영구 광안동 어댑터플레이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공연. 051-911-1447.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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