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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함께 존재하지만 인지 못했던 여러 세계와의 만남”

2021 바다미술제 참여 작가 공개

 

함께하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세계와의 만남, 가을 일광해수욕장에 ‘교감의 바다’가 열린다.

 

2021 바다미술제는 10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30일간 부산 기장군 일광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바다미술제는 부산의 자연환경을 예술적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해양 야외 미술제로, 부산비엔날레와 격년으로 홀수 연도에 개최한다.

 

2021 바다미술제의 주제는 ‘인간과 비인간: 아상블라주(Non-/Human Assemblages)’이다. ‘아상블라주’는 불어로 ‘집합’을 뜻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과 모든 비인간적 요소의 결합을 의미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아상블라주로 우리에게 내재된 끝없는 변화, 알 수 없음, 불안정성을 바다를 통해 포용해서 보여주려는 의도를 가진다.

 

바다미술제 전시감독인 리티카 비스와스 감독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여러 세계와의 만남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아상블라주로 변화함에 따라 계속 새로워짐을 보여주고, 개별적 주체가 아니라 서로 관계 맺으며 존재하는 방식과 이유에 대해 질문한다. 비스와스 감독은 “예술과 작품을 하나의 포털로 삼아서 인간과 비인간, 몸과 시스템에 대한 것을 들여다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간과 비인간: 아상블라주’ 주제

10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기장 일광해수욕장 일원서 개최

13개국 33명 작품 총 22점 전시

해변 인근 건물에선 실내 전시도

 

 

올해는 일광해수욕장이 처음으로 바다미술제 전시장소로 선정됐다. 비스와스 감독은 “부산의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규모가 작고 조용해 명상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바다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곳이라는 점에서 일광해수욕장을 전시장소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바다미술제는 해수욕장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어촌 등 주변 지역으로도 전시를 확장했다. 실내공간 전시의 경우 해변 인근의 빈 건물을 기장군에서 제공받아서 2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2021 바다미술제에는 13개국의 작가 33명이 총 22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18일 1차로 10명(팀)의 작가와 출품작 다섯 작품을 공개했다. 10명(팀)은 한국 김경화, 류예준, 안재국, 이진선, 최한진 작가와 방글라데시 조이데브 로아자, 터키 케렘 오잔 바이락타르, 대만 리 쿠에이치, 인도 로히니 드배셔, 영국 셰자드 다우드 작가이다.


 

 

류예준 작가는 ‘인디비저블(Indivisible·가제)’을 선보인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다섯 개의 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산호초와 뒤엉킨의 몸의 일부가 드러나 기묘한 인상을 주는 작품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이분법을 거부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최한진 작가의 ‘트랜스(Trance)’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생물학적 경계를 넘나들고 나아가 기계와 결합한 새로운 인간종(species)을 보여준다. 거울과 같은 사이보그의 피부 표면은 일광 바다를 굴절시키고 반영하면서 변화한다. 인간, 자연, 기계가 혼합된 아상블라주로 인류가 가진 현재의 몸을 넘어 ‘인간 이상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케렘 오잔 바이락타르의 ‘Strands’는 해변이 아닌 곳에서 전시하는 멀티미디어 설치작품이다. 어부가 어장을 만드는 손동작 영상이 동해바다 장어(아나고)의 모습과 연결된다. 이 작품은 전시장으로 바뀐 낚싯바늘 정리 작업장에서 전시한다.

 


 

대지미술가인 리 쿠에이치는 ‘바다의 숨결(Breathe of the Sea·가제)’이라는 작품을 공개한다.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야외 설치작품으로, 작품의 절반은 바다에 잠기고 절반은 육지에 놓인다. 인간 세계인 해변과 비인간 세계인 바다의 경계 지점에 작품을 설치해 서로 조우하고 관계를 맺는 아상블라주 개념을 건축적으로 보여준다.

 

셰자드 다우드의 ‘인류 판게아(AnthropoPangaea·가제)’는 초국가적 해양 생태계 구현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모든 대륙이 하나로 이어진 초대륙 판게아를 둘러싼 분열되지 않는 바다에 주목했다. 특히 이 작품은 영국 런던에 있는 작가 작업실에서 출발해 배로 캐나다 포고 섬으로 건너가 현지 장인들의 협력 과정을 거치고, 다시 배로 부산에 오게 된다. 작품 자체가 바다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을 통해 인간의 경계, 지리적·시간적 경계가 어떻게 허물어지는지를 보여준다.

 


 

2021 바다미술제는 작품 전시와 함께 학술프로그램, 시민 참여 퍼블릭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바다미술제 기간에 4회에 걸쳐 학술프로그램 ‘해변에 서서’(가제)가 준비된다. 온라인 대담과 인류학자, 지리학자, 부산근현대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세미나 등으로 구성된 학술프로그램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퍼블릭프로그램으로는 시민들이 SNS에 자신만의 생각과 감성이 담긴 바다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바다받아(Sending the Sea·가제)’, 지역 아티스트와 연계해서 진행하는 사운드 프로젝트 ‘매일매일 바다(Sounds of the Night·가제)’, 싱잉볼 명상 테라피 등도 계획되어 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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