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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창간 76주년 특집]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제주 생태계가 변한다

기후 변화의 습격…제주는 지금 어디쯤…
(上)기후 변화로 달라진 제주 식생
온난화 탓 감귤 육성 변화…50년 뒤 온주밀감 부적합·만감류 활성
1924년 이래 수온 1.5도 증가…아열대로 전통 어획자원은 감소
제주 대표 야생화 변산바람꽃 등 10년 새 10여 일 개화 빨라져

 

매년 8월마다 서귀포시 법환마을은 한치 축제로 들썩였다. 한 철만 나는 제주산 싱싱한 한치를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이 몰렸다.

하지만 어느해부터 이 축제를 보기 힘들어졌다. 한치는 차가운 바다에서 서식하는데 제주 앞바다가 기후 변화로 수온이 점차 높아진면서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한치가 아예 잡히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구 온난화로 제주의 식생이 변하고 있다.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기후 변화로 제주를 대표하는 재배 식물과 해양수산물의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감귤·만감류 더 이상 제주만의 특산품이 아니다

제주 감귤 재배 역사는 19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10년 넘게 이어온 감귤 재배가 기후변화로 지형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기상청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예측자료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문영일 박사가 조사한 미래기후 시나리오를 적용한 주요 과수와 약용작물의 재배지 예측지도를 살펴보면 온난화로 2030년대까지 노지온주밀감 감귤재배지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제주시지역과 성산지역의 재배 면적이 증가한다.

2050년대가 되면 감귤은 제주도 전역에서 재배가 가능해지고 재배 면적도 가장 많아진다.

그 이후 2070년부터 2090년대까지 제주는 더 이상 노지 온주밀감 재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 된다.

반면 만감류인 한라봉은 제주 일부 따뜻한 해안지역에서 노지 재배가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2050년도가 되면 노지 한라봉은 온주밀감과 같은 면적으로 재배 면적이 증가하다 이후부터는 온주밀감 면적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한라봉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2090년대 말에는 제주 산간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한라봉 재배가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륙지역으로 살펴보면 지구온난화로 온주밀감은 2050년대까지 남해안을 중심으로 노지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2090년대 말까지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남서쪽 저지대 해안과 동해안 일부 저지대에서도 노지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라봉은 2050년 이후부터 일부 남해안 지역에서 재배가 시작되다 2090년 말에는 남해안과 목포일대에서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이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2021 제주지역 전략작물 전망’에서는 이미 제주 이외 지역으로 만감류 재배 면적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발표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전남, 전북, 경남, 경북, 경기 등 내륙지역 재배면적 비중은 2015년 3.3%에서 매년 소폭 상승해 2019년 기준 3.7%로 증가했다.

제주지역 만감류 재배면적은 2015년 96.7%였지만 2019년에는 96.3%로 소폭 하락했다.

▲고수온주의보 발령 제주 앞바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상승 영향은 제주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1924년부터 2004년까지 제주의 수온은 약 1.5도가 증가했다. 수온 상승은 연안해역 해양생물군집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국립수산과학원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제주도 연안 어획을 시험한 결과 아열대 어종의 출현 빈도가 매우 높아졌다. 자연산 전복 어획량도 계속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어류에 비해 아열대성 어류의 차지하는 비율은 48~52% 사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종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풍부했던 모자반과 해조류는 감소하고 대신 석회조류나 기타 아열대성 생물이 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해양생물의 산란지나 서식지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연안어업의 어획자원 감소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생태계가 변화돼 가는 도내 마을어장에 효과적인 진단과 관리방안을 찾기 위해 2008년부터 매해 생태계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도내 100개 어촌계 소유 127개 마을어장을 7개 권역으로 나눠 75개 마을어장 해양생물 이동 등 분포도 변화와 수산자원의 변동 등을 계절로 나눠 조사했다.

마을어장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해조류 생산량은 1984년 2만22392t에서 1988년에는 1만108t, 2004년에는 2540t으로 급감했다.

수온 상승으로 아열대 생태계로 바뀌면서 해조류들이 산호류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제주 바다 온도가 지난해보다 약 2주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나 양식업장도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제주 전통 야생화 개화시기도 빨라지다

제주의 대표 봄꽃 ‘변산바람꽃’ 등도 기후변화로 개화시기가 빨라졌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제주의 대표 봄꽃인 변산바람꽃, 세복수초, 새끼노루귀 3종의 계절변화에 따른 조사 결과 모두 개화시기가 빨라진 것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기후변화 취약산림식물종 적응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변산바람꽃과 세복수초는 2011년부터, 새끼노루귀는 2014년부터 각각 관찰을 시작했다.

관측 결과 교래곶자왈 지역에 자생하는 변산바람꽃의 올해 개화시기는 지난 2월 8일로 관측됐다. 최초 관측일인 2011년과 비교해 25일, 관측기간인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보다 12일 빨라졌다.

노꼬메오름의 새끼노루귀는 지난 2월 15일 꽃이 피면서 최초 관측일인 2014년 보다 37일 빨랐다. 관측기간인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보다는 13일 일찍 개화했다.

한라수목원의 세복수초는 지난 2월 10일부터 개화를 시작했다. 관측 초기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평균 2월 25일 개화하는 것보다 15일 가량 빨랐다. 특히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냈던 2019년과 2020년에는 개화 시기가 더 앞당겨져 1월 마지막 주에 개화하기도 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봄꽃들이 개화를 비롯해 종자결실 등 생육완료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2월과 3월 자생지 평균기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한라수목원의 2019~2021년 2월 평균 온도는 6.51도로, 2011~2013년 3.72도보다 2.79도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김정은 기자 kje0317@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