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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프리뷰] 경남도립극단 ‘눈물지니 웃음피고 -나무 물고기’

걸음 하나하나 공들이며 웃음찾아 정진
속세와 단절하고 수행하는 세 남자
현실에 부딪히며 울고 웃는 이야기

“혼자서 울어봐야, 혼자서 웃어봐야 참 재미없잖아요. ‘슬픔은 함께 나누고 기쁨은 전하라’는 말처럼, 이웃 간에 어떻게 소통하며 웃고 울고 살 수 있는지, 함께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연극 ‘눈물지니 웃음피고’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결국 그 바탕에는 ‘사랑’이 있지 않을까요?” - 박장렬 경남도립극단 예술감독

 

지난 14일 오후 경남문화예술회관 연습실. 오는 22일~24일 연극 ‘눈물지니 웃음피고-(부제) 나무물고기’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박장렬 예술감독을 비롯 9명의 단원들은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었다.

 

 

 

극의 배경은 산 속 무명의 선원. 그곳에는 수행자 세 남자(바라·이다·하지)와 소월 보살이 살고 있다. 세 수행자들은 그들의 스승인 지산 스님의 뜻에 따라 웃음이라는 화두를 찾아 정진 중이다. 오랜 시간 속세와 단절된 이들에게 어느 날, 한 여성(명희)이 나타나면서 선원에는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난다.

 

이날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이 내쉬는 호흡과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에서도 각 인물의 성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박 감독은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조명, 무대, 의상 등 연출을 통해 배우가 하는 말과 행동이 관객들에게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극이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이번 연극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 펼쳐진다. 바로 지산이 무대 위에 등장하는 커다란 고목과 대화한 뒤, 지산과 소월이 만나서 웃고 우는 장면이다. 삶의 애환 속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소월과 고통스럽지만 구도의 길을 가고 있는 지산. 이 두 인물은 이상과 현실에 부딪히며 웃고 울면서 서로를 깨달아 간다.

 

또 눈물지니 웃음피고에는 차창룡 시인의 ‘나무 물고기’와 류시화 시인의 ‘사물들은 저마다 내게 안부를 묻는다’ 등의 시도 녹아있다.

 

“여의주 뱉으라는 스님의 몽둥이는 꼭/ 새벽 위통처럼 찾아와 세상을 파괴한다/ 파괴된 세상은 언제나처럼 멀쩡하다/ 오늘도 이빨 하나가 부러지고 비늘 하나가 떨어져나갔지만”- ‘나무물고기’ 일부

 

 

 

연출과 함께 극본을 쓴 박 감독은 “무대 위에서 배우가 시를, 더군다나 시낭송이 아니라 캐릭터를 가지고 시를 낭송하는 건 참 보기 드문 경우이기도 하다. 희곡은 소설과 시의 중간이라고 한다. 시어들을 통해서 관객과 배우가 함께 사유하는 시간을 갖길 바랐다”고 전했다.

 

경남도립극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인 이번 연극은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23일 오후 3시와 7시, 24일 오후 3시 총 4차례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사진= 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