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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국내 유일 제주 ‘문주란 자생지’ 해풍·파도에 훼손

자생지 둘러싼 보호용 돌담 180m 구간 중 55m만 남아
파도로 석재 자생지 안까지 밀려와…토사 유실 우려도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시 구좌읍 토끼섬에만 있는 ‘문주란 자생지’(천연기념물 제19호)를 둘러싼 보호용 돌담이 해풍과 파도로 상당 구간 붕괴되면서 문주란 훼손과 함께 자생지 토사 유실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현재 토끼섬 내 문주란 자생지를 둘러싸고 있던 약 180m 길이의 보호용 돌담 중 상당 구간이 해풍과 파도로 붕괴됐다.

 

 

정상적 형태를 유지 중인 구간은 55m 정도라고 세계유산본부는 밝혔다.

남측과 동남측, 서측 북부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의 돌담이 해풍과 파도로 붕괴되면서 붕괴 구간으로 파도가 밀려 들어와 문주란을 훼손시키고 있는 상태다. 

동북측 구간은 무너진 돌담 석재가 파도에 의해 자생지 안까지 밀려 들어왔고, 돌담이 잔존해 있는 일부 구간도 상부가 붕괴되거나, 내·외측 중 일부가 무너지는 등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돌담이 문주란 자생지 토지를 잡아주는 석축 역할을 했던 터라 토사 유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본지 확인 결과 해당 돌담은 문주란 자생지 보호를 위해 1975년에 조성됐고, 2002년 한차례 대대적인 보수가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를 하더라도 자연문화재이다 보니 콘크리트 구조물 등을 설치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붕괴 상태가 심각한 동측 구간에 돌담 42.8m를 우선적으로 조성하는 정비 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항공사진 모니터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정확히 시점이 언제인지는 확인이 어렵다”며 “향후 태풍 등에 대비하기 위해 돌담 사이사이에 철제봉을 연결해 해풍과 파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문주란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 분포하고 있다. 연평균 온도 15도, 최저온도가 영하 3.5도 이상인 환경에서 자라 우리나라에서는 토끼섬에만 군락이 형성돼 있다.

꽃은 흰색으로 7~9월에 피는데 밤중에 활짝 피며, 향기가 강하게 난다.

이 문주란 자생지는 국내 유일한 곳으로, 기후로 보아 분포의 북쪽 한계 지역이어서 학술연구 가치가 높아 1962년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