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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창간 77주년] 민간 주도 우주개발 시대, 제주가 이끈다

뛰어난 지리적 여건 등 최적지
국내 최초 민간 로켓 발사 성공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 본격 운영
중장기 전략·로드맵 수립 등 필요
인프라 바탕 다양한 효과 기대
미래산업으로의 전환 도모

우주산업은 고부가 가치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제 막 개척하는 단계여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 산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발사체 기술과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우주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정부가 아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도 우주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 

그중에서도 제주는 우주 발사의 최적지, 국내 첫 민간 로켓 발사 성공,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와 한국우주연구원 우주추적소 등 우주산업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다양한 분야의 발전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왜 제주인가=우리나라 내륙은 공항과 군사기지 등이 자리해 우주 발사체를 쏘기 위한 공역을 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적도와 가장 가까워 넓은 발사 방위각을 확보할 수 있고, 레이더나 인근 전파 간섭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위성 수신 입지 조건이 유리하다. 

위도가 적도에 가까울수록 지구 자전 에너지를 활용해 발사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감소시켜 로켓의 성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남쪽으로 발사할 시 타국 영공 제약이 없고, 충분한 단분리 안전구역과 발사체 조립·시험을 위한 넓은 공간 확보 등이 가능해 지리학적으로 우주 서비스 산업을 위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남해상으로도 길이 얼려 있어 우주까지 발사가 가능해 발사체 실험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발사각과 일본 영공 침범 문제를 고려, 제주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비교할 때 로켓 발사 시 제주에서는 1.8배 더 무거운 위성체를 발사할 수 있다. 
 

 

▲풍부한 인프라=제주시 구좌읍 덕천리에 있는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가 이달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설립한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는 우리나라가 우주로 쏘아 올린 수많은 국가위성 운영과 함께 위성에서 보내오는 빅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총괄 센터다. 

항우연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70기가 넘는 각종 국가위성이 운영될 예정인데, 항우연 대전 본원에서 이를 모두 관리할 수 없어 새로운 시설이 필요했고, 최적지로 제주가 결정됐다.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는 내년까지 최소 5기의 국가위성을 운용하게 된다. 

또 센터 내 대용량 위성 정보를 관리·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센터가 증축되고, 위성 영상 품질 관리에 필요한 검·보정 사이트도 추가 구축될 계획이다.

제주는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를 비롯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추적소 등 상당한 수준의 우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우주 데이터 활용을 위한 데이터활용센터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제주에 국제 우주교육훈련센터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주목된다. 위치나 이미 구축된 관련 인프라를 고려할 때 장기적인 우주 개발에 있어 필수적인 우주 아날로그 시뮬레이션 훈련장 구축의 최적지라는 평가다.

우주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하려면 화성과 유사한 고립되고, 화산지형이 넓게 형성된 환경이 필수적인데, 국내에서는 제주가 유일하다. 

지난해 12월 제주시 한경면에서 국내 최초로 민간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신동윤 대표도 “앞으로 추가 발사를 위해 제주에 사무소와 발사장 설치,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위성 정보 관련 스타트업들도 제주에 통신기지를 설치하고 있다.

제주도 남단에 민간우주발사장을 조성하는 방안 등도 제시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가 우주산업 유치, 홍보관 운영, 관광·교육 프로그램, 지역 경제 활성화, 인재 육성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 우주산업 거점으로=현재 국내 많은 우주 관련 기업이 시험 발사체 실험 등 신산업을 배양할 장소를 찾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 고흥에 나로우주센터가 있지만, 민간 기업은 이용할 수 없다.

세계 우주산업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 속 국내 우주산업은 손발이 묶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우주 발사장 최적지 중 하나로 제주를 꼽고 있다. 뛰어난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는 지리적 여건, 시험 발사에서 고려해야 하는 항공로, 비행 제한 구역, 훈련 구역, 군 작전 구역, 관제권 등 여러 가지 요건에 충족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민간 로켓이 성공리에 발사된 제주는 우리나라의 민간 로켓 개발과 우주산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민선 8기 오영훈 도정도 미래 먹거리 산업 기반 가운데 하나로 제주를 민간 우주산업 거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도는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전남 나로우주센터와 다르게 민간 주도의 우주 발사와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우주센터를 제주에 건립하겠단 목표를 수립했다.

민간 우주센터가 설립되면 소형 민간 과학 로켓 발사가 수시로 이뤄져 이를 이용한 과학캠프 및 연계 관광 수요를 적극 도출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이를 통해 농·어업과 관광에 치중된 제주산업 구조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기술 집약적인 항공우주 등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발사클러스터로 전남이, 위성클러스터로 경남이 선정돼 제주도 우리나라 우주산업 네트워크에서 어떤 위치를 선점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우주 발사에 최적화된 지역인 만큼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전진기지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를 중심으로 위성 운영과 위성 정보 활용 생태계 구축과도 연계가 가능해 우주산업 서비스 전문 거점 역할 또한 기대되고 있다.
 

 

▲향후 과제는=우주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산업으로의 정착을 위해 제주도 차원의 우주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 다양한 사업 발굴, 인재 양성 및 유치 등 중장기 전락과 로드맵 수립 준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재 양성과 유치는 물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도 제공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가 운용되면서 연구, 유지·보수, 영상 처리, 영상 품질 관리 등을 수행할 인력 확충이 필요한데, 일자리 생태계를 적극 구축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를 중심으로 한 위성 정보 처리 및 활용 사업은 현재 준비된 인프라도 적극 유치할 수 있는 분야로 전망되고 있는데, 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민간 기업들을 어떻게 유치할 수 있을 것인가도 과제로 꼽히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유지를 통한 산업적 측면에서의 접근, 미래 우주 인재 양성을 선도하는 교육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간 우주산업을 위한 제주도 차원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 의지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 연구기관 등 관련 기관들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더욱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수용성이다. 애초 정부는 지난 6월 발사한 누리호를 쏠 우주센터 1순위 후보지로 제주를 선택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쳐 결국 전남 고흥에 있는 섬인 외나로도로 장소를 변경했다. 

우주산업을 추진함에 있어 앞으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정부와 제주도는 도민이 우려하는 사안을 충분히 해소하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사회도 제주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진유한 기자 jyh@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