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가 7일(현지시간) 오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첫 투표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새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
이날 추기경단은 특별 미사와 비밀 엄수 서약에 임한 뒤 첫 투표를 실시했다. 이후 투표가 이뤄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는 선출 불발을 알리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로써 교황 선출 투표는 8일에 계속된다. 한 번만 투표하는 첫째 날과 달리 둘째 날부터는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하루 최대 네 번의 투표가 이뤄진다.
이번 콘클라베 선거인단은 5개 대륙 70개국에서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3명이 모였다. 당초 135명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 등 2명이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대륙별로는 유럽 출신 추기경이 52명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아시아(23명), 중남미(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오세아니아(4명) 순이다.
참석 추기경 전원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시에 갖는다. 한국인 중에선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유일하게 콘클라베에 참여 중이다.
새 교황이 선출되려면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 즉 최소 89표를 확보하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투표용지에는 '교황을 선출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문구가 적혀 있으며, 하단에는 이름을 적을 공간이 있다.
선출 여부는 굴뚝의 연기 색깔로 알 수 있다. 검은 연기는 선출 불발을 뜻하며 흰 연기는 성공을 의미한다. 콘클라베는 외부와 격리된 채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된다.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는 약 4만 5천명이 모여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순간을 지켜봤다.
역대 콘클라베의 평균 소요 기간은 사흘이었다. 2013년 열린 직전 콘클라베에서는 이틀 만에 새 교황이 결정됐다. 투표 횟수는 5번이었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첫 투표에서는 어떤 이들이 후보군인지 파악하기 위한 탐색 형태의 투표 혹은 소신 투표가 이뤄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두 사람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한편 역사상 첫 남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1일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