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 입니다." '경기도 깡통전세 및 전세피해 진단센터(이하 진단센터)'에 접수된 한 임차인의 설문 답변이다. 경인일보는 지난달 <시그널: 속빈 전세들의 경고> 기획보도를 계기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경기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손잡고 진단센터를 한 달째 운영하고 있다. 빅데이터 용역 자료를 바탕으로 신청 주소지의 특정 기간 전세가율 90% 이상 거래내역과 50채 이상 다주택자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해 회신하고 있다. 14일 기준 경기도 내 전세계약 총 264건의 실거래 전세가율이 진단센터를 통해 제공됐다. 이 중에는 50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임대인인 경우도 4명이 확인됐고, 이들이 거느린 52개 건물 411채 정보도 일반에 공유됐다. 현재 거주 중인 주택 다른 세대에서 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비롯해, 당장 피해는 없어도 계약 만료를 앞두고 단순 우려되는 임차인들의 신청도 잇따랐다. 동시에 신청자 대상 설문조사도 실시됐다. 전세계약 과정에서 임차인으로서의 경험, 반복되는 전세사기 피해와 대책 등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중 보도에 동의를 얻은 심층 답변들을 바탕으로 진단센터에 접수된 임차인들의
1953년 정전 협정 이후 한반도의 기나긴 평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로부터 70년, 전쟁터에서 화양연화를 보낸 참전용사들의 희끗희끗한 머릿발엔 그간 힘겹게 새 삶을 꾸려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난 2일 평택에서 만난 6·25 참전용사 3명은 전쟁 발발 직후 상황을 생생히 돌이켰다. 강원도 평창 출신 곽동희(90)씨는 넓은 농토를 지닌 집안에서 그 당시 중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성적도 좋았던 학생이었다. 전쟁 발발 후 1·4후퇴 무렵 제때 피난하지 못해 지역이 인민군에 점령당했다. 곽씨는 "목에 직접 총구를 겨눌 정도로 위협받고 노역에 시달렸다"며 "결국 일부 가족을 두고 집에서 도망 나와 한겨울에 석 달가량 야산 땅굴을 전전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아군이 지역을 탈환한 뒤에야 곽씨는 가족과 자택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때 자진해 입대 의사를 밝혔고, 적군에 체포됐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적 진지에 침투해 장비와 병력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원으로 활동했다. 김상돈(88)씨의 고향은 황해도 해주다. 독립운동가였던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월남하자 북한에 남은 어머니와 형제들은 자택과 토지를 모두 수용당하고 곤욕을 치르던 중이었다. 그때 전쟁이 발발했고, 미
3일 오전 파주시 법원읍 한 산자락에 위치한 양봉농가. 10년차 양봉인 이진희(47)씨가 벌통 상단을 열어 소비(벌집) 한 장을 꺼내 보였다. 수천 마리 벌들이 날아오른 것도 잠시, 이씨가 가리키는 팔각 구멍들을 유심히 보니 절반이 넘는 면적에 듬성듬성 빈틈이 역력했다. 이씨는 "원래 벌들이 다 차있어야 하는데 비어 있는 곳도 많고, 알들이 차있어야 하는 곳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본래 이날처럼 벚꽃이 만개하고 꽃가루가 휘날리는 봄철이면 꿀벌들은 자기 세력을 모으기 위해 이곳저곳 활개를 치고 다닌다고 한다. 이 시기 '꿀벌 군단'이 얼마나 탄탄하게 조직되는지에 따라 한 달여 뒤 꿀 수확기가 시작되면서 한해 성과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여 전부터 이씨 농가의 봄맞이는 활기는커녕 침울함만 가득한 상태다. 벌통을 열어볼 때마다 비어 있는 벌집, 죽어 있는 꿀벌 사체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150군(벌통 단위)에 이르던 농가 규모는 현재 46군으로 3분의1로 줄었고, 한 해 매출액 기준 3천만원 가량이 감소했다. 이씨는 "아는 양봉인들은 몇 년 전부터 비수기마다 '투잡'을 뛰며 수익을 충당하고 있다"며 "올해는 얼마나 줄
환경단체의 반대 등 오랜 논란 끝에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성사업 여파가 앞으로 진행될 경기도내 환경보호구역 개발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착공한 '포천 산정호수~명성산 케이블카' 조성사업은 일부 주민들이 여전히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데, 우여곡절 끝에 이미 개장해 운영 중인 '화성 제부도 해상 케이블카'와 '파주 임진각 평화 곤돌라' 등은 한해 20억원이 넘는 손실만 쌓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포천 '명성산' 번번이 불허끝 착공 양주 '우이령길'도 녹지파괴 우려 8일 오전 포천시 산정호수 인근 한 펜션 앞. 6천600㎡ 면적의 흙바닥에 '접근금지' 띠가 둘러쳐진 철제 기둥이 쌓여 있었다. 멀리 보이는 명성산 봉우리에는 한 가닥 높이 솟아오른 붉은색 기둥이 희미하게 보였다. 이 두 곳 사이 1.9㎞ 구간을 연결하는 산정호수~명성산 케이블카 사업은 8년 전 논의가 시작됐는데, 환경영향평가에서 번번이 불허되다가 지난해 4월에야 허가를 받고 착공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그간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반대해 온 주민들은 오색케이블카 사업 허가를 계기로 포천 케이블카 사업까지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