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축역사학적 관점에서 ‘물의 도시 부산’의 특성에 주목할 것을 촉구하는 논문이 나왔다. 동아대 대학원 건축학과 남윤순 씨의 최근 박사학위 논문 ‘근대 부산(1876~1945년)의 수변공간과 수변시설의 변화’(지도교수 김기수)에서다. 이 논문은 부산에 대해 ‘물의 도시’ 차원에서 접근하고 또 활용하자는 게 요지다. 이런 내용을 담은 남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최근 심사를 통과했으며 남 씨는 15일 박사학위를 받는다. 남윤순 동아대 박사학위 논문 하천 복개 공사로 사라졌지만 부산엔 크고 작은 하천 존재 일제강점기 동천은 운하 역할 해양에 갇힌 공간 인식 틀 깨야 그동안 부산이 ‘항구 도시’ ‘해양 도시’라는 입장에서 다양한 논의는 있었지만, 부산을 ‘물의 도시’ 차원에서 접근한 박사학위 논문은 매우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항구 도시’ ‘해양 도시’의 틀에 갇혀 있었던 부산의 도시 공간에 대한 논의를 ‘물의 도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여기서 ‘물의 도시’란 흔히 물이 공간의 형성과 변화에 영향을 주면서 특성이 잘 나타나고 있는 도시를 말한다. 이를테면 이탈리아 베니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도쿄 같은 도시다. 이들 도시는 수변공간을 중심
이제는 ‘원장’이란 호칭 대신 ‘숟가락 연구가’란 별칭이 더 자연스럽다. 2000년대 초반부터 숟가락 연구를 시작했으니, 20년 가까이 됐다. 그래서일까. 숟가락 연구가란 말이 자신의 열정을 남들이 인정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재)한국문물연구원 정의도 원장에 관한 얘기다. 오랫동안 숟가락 연구에 몰두해 온 그가 최근 <한국 고대 숟가락 연구 2>(경인문화사, 2만 7000원)를 펴냈다. 2014년 <한국 고대 숟가락 연구> 이후 만 6년 만이다. 이번 책은 그때 연구가 더 필요해 다루지 못했거나 새롭게 발견한 내용을 담았다. 책의 요지는 이렇다. 우리나라에서 숟가락이 본격적으로 무덤의 부장품으로 발견되는 것은 고려 시대 이후다. 숟가락은 11세기를 지나면서 고려의 무덤에서 부장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나고 이는 고려말까지 이어진다. 숟가락은 11세기 고려 시대를 지나면서 부장품에 청동합이나 청자대접 같은 식도구와 함께 부장됐다. 통일신라 시대 출토된 숟가락 중에는 무덤만이 아니고 산에서 제사 지낼 때나 월지(안압지), 집수지나 우물에서도 나왔다. 이중 숟가락이 가장 많이 출토된 곳은 경주 월지다. 이곳에선 모두 26점이 출토되었는데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부산 영도구 봉산2동. 이 마을 주택 400여 채 중 빈집은 100여 채에 달한다. 지난해 이곳에서는 빈집 재생 입주 프로젝트 ‘빈집 줄게 살러 올래’가 진행됐다. 그 결과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선정된 8팀이 봉산마을 빈집을 개조해 몇 곳에 입주했다. 어떤 팀은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고, 또 다른 팀은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할 수 있는 칵테일 체험공간을 조성했다. 영도문화도시센터는 다음 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영도구 봉산 마을 일원에서 ‘봉산마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봉산마을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과 협업으로 지난해 빈집에서 재생 공간으로 탈바꿈한 집을 온라인(화상회의 앱 ‘줌’ 등)을 통해 소개하는 ‘봉산마을 온라인 집들이 축제: 봉산으로 on 사람들’(이하 봉산마을 온라인 집들이 축제)을 진행한다. 온라인 집들이 대상은 지난해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선정된 빈집 재생 공간 6곳이다. 영도문화도시센터는 이번 집들이를 위해 이들 공간에 대한 동영상 촬영을 끝냈으며, 22일부터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통해 동영상을 공개했다. ‘봉산마을 온라인 집들이 축제’는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집들이 축제 대신 온라인을 통해 참여자들
코로나19 장기화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중에는 잠시 문을 닫는 곳도 있다. 혹시 문을 열었더라도, 상당수는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시민들도 보고 싶은 전시가 있어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으로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도 편안하게 박물관 유물이나 전시를 설명과 함께 볼 수 있다면…. 동아대 석당박물관(관장 김기수)은 온라인 전시 플랫폼인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 & Culture)를 통해 집에서도 편안하게 박물관 대표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게 공개 유물을 종전 140여 점에서 조선 후기 대표적 화가인 정선의 ‘청풍계지각도’를 비롯해 허련의 ‘묵국도’ 등 1000여 점으로 크게 확대했다고 18일 밝혔다. ‘구글 아트 앤 컬처’는 구글이 구글과 파트너 관계인 미술관과 박물관 등 80개 국가, 2000여 곳 이상의 문화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누구나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세계 문화유산 온라인 전시 사이트다. 앞서 석당박물관은 ‘동궐도’를 비롯한 박물관 대표 소장품 140여 점을 2015년 5월 부산·경남권 최초로 ‘구글 아트 앤 컬처’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한 바 있다. 박물관 측은 “
그곳에 가고 싶다. 해변의 운치가 남다른 곳. 바다에 접한 수많은 바위가 만들어 내는 절경, 탁 트인 바다, 여기에 아름다운 카페와 달콤한 커피향까지. 살랑거리는 바람에 가슴까지 시원하다. CF 광고가 아니다. 해변의 운치가 남다른 곳, 오감(五感)이 살아 숨 쉬는 곳, 바로 부산 기장 해안길이다. 부산 기장 해안길은 이제 부산에서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다. 과거에는 관광객들이 짬짬이 찾을 정도의 포구였고 해변이었지만, 근래 개성 강한 카페 건축물들이 앞다퉈 들어서면서 부산의 핫 플레이스(Hot Place)가 됐다. 일찍부터 영화, 드라마, CF 등 각종 미디어 촬영 장소가 된 것은 물론이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보고 카페를 직접 찾아오는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임랑해수욕장에서 동부산 해변까지 펼쳐지는 20km 안팎의 해안길은 온통 카페 천지다. 흔히 ‘갈맷길 1코스’로 불리는 지점이다. 이곳 해안길 인근에 2010년 이후 기장군청에 영업 신고를 한 카페만 해도 무려 88곳에 이른다. 기장 해안길을 따라 걷거나 드라이브 하다 보면 줄지어 만날 수 있는 게 바로 이들 카페다. 임랑~동부산 해변 20㎞ 해안길 탁 트인 바다·해변의
코로나19는 우리 삶과 일상의 지형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코로나 사태로 몸살을 앓았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인문무크지가 지역에서 야심 차게 선봬,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크’는 ‘잡지’를 뜻하는 ‘매거진’(magazine)과 ‘책’을 뜻하는 ‘북’(book)이 합쳐진 말로 부정기 간행물을 칭한다. 5년간 인문학 아카데미 열어 온 상지건축 코로나 시대 소통법으로 ‘무크지’ 창간 첫 호 주제는 인문학의 출발 ‘휴먼’ 역사·문학·철학·예술·도시·공간 등 각 분야 전문가 글 23편 담아 ‘상지 인문학 아카데미’를 5년여 진행하며 지역 사회와 소통해왔던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이하 상지건축·대표 허동윤)는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인문 담론의 축적을 표방하며 인문무크지 ‘아크(ARCH)’를 최근 창간, 담론의 장을 힘차게 열어젖혔다. 상지건축 허동윤 대표는 “수년간 해 왔던 인문학 아카데미가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연기되면서 대면 강의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상황이 좋아지길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없었다. ‘아크’는 그 갈증에 대한 답이다”며 무크지 ‘아크’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소위 인문학에
속보=동래구 신청사 건립 사업 부지(옛 동래구청사 부지)에서 동래읍성 유적과 유구 등이 발굴돼, 이에 대한 보존 방안을 놓고 두 달 넘게 결정을 미뤄 온 문화재청이 발굴 유구를 ‘이전 보존’하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문화재청 ‘유적 보존방안’ 심의 이전 복원 조건부 신청사 허가 구청 “관아·성벽 등 점진적 복원” 학계·시민단체 “나쁜 선례 남겨”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위원 8명)는 지난 16일 ‘부산 동래구 신청사 건립사업부지 내 유적 보존방안’ 심의를 열어 동래구의 이전 보존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가 동래읍성 유적을 이전해 복원하는 조건으로 동래구 신청사 건립을 허가했음을 의미한다. 이로써 향후 동래구 신청사 건립 사업(부산일보 11월 2일 자 4면 보도 등)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래구 신청사 건립 사업 부지에서는 지난 1년간 문화재 발굴 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후기 3개소 문화층, 일제강점기 문화층 등 4개 층에서 건물지, 담장지, 우물 등 생활 유구가 나와 현재 신청사 건립 공사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날 심의에 앞서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이례적으로 부산시의 의견을 서면으로 물었으나, 시는 ‘부산
부산 지역에서 처음으로 ‘국가산림문화자산’이 탄생했다. 부산시는 사하구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와 강서구 가덕도 외양포 포대와 말길 등 2곳이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국가산림문화자산은 산림과 관련된 생태적·경관적·정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은 숲, 나무, 자연물, 근대유산 등에 대해 산림청이 자산 가치에 대한 현지 조사와 평가 등을 거쳐 매년 지정해 관리하는 산림자원이다. 국가산림문화자산은 2014년부터 국가에서 지정해 왔으나 그동안 부산지역에는 하나도 없었다. 부산시는 올 3월부터 산림문화자산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올해 신규 자산으로 지정된 12곳 가운데 2곳이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부산시는 올해 5곳을 신청했다. 부산시 1호로 국가산림문화자산이 된 ‘괴정동 샘터공원 회화나무’는 도심 속에 존재하는 650년 된 고목이다. 이는 괴정(槐亭)의 한글 지명인 ‘회화나무 정자 마을’이 유래한 나무이기도 하다. 한때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나 오래되고 쇠약해지면서 해제됐으며, 현재는 부산시 보호수로 관리를 받고 있다. 부산시 측은 “특히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단물샘과 공동 빨래터를 아우르는 지역의 역사성과 이를 보전하기 위
부산 영도구 일원에서 관광 약자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여행이 펼쳐진다. 영도문화도시센터(센터장 고윤정)가 기획 주관하고, 이유 사회적 협동조합(대표 양윤정)과 꿈꾸는 베프(대표 김회수)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무장애 예술여행 ‘끄떡없는 여행’이 11일부터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영도구 일원에서 추진된다. 끄떡없는 여행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통해 공감하는 여행이다. 여행약자 위한 ‘끄떡없는 여행’ 11일부터 20일까지 6차례 진행 무장애 여행이란 좁은 의미로는 휠체어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여행지를 뜻하지만, 넓게는 신체적·정신적 제약으로 관광 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관광 약자와 동반 가족까지 포함하는 모두를 위한 여행을 말한다.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도 무장애 여행 대상이다. 이번 ‘끄떡없는 여행’은 부산의 대표적인 예술 여행지이자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된 영도구에서 부산 거주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영도문화도시센터 관계자는 “이번 여행은 ‘모두를 위한 여행, 모두를 위한 도시 문화 정책’ 확보 필요성을 함께 공감하고 확산하는데 주요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여행은 코로나19로 고립감이 높은 장애인들의 우울감을 낮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부처 일부를 세종시로 분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분이 서울에 집중된 서울 공화국이다. 지방은 갈수록 도외시되고 부산의 존재감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사의 최전선이 서울이 아니라 잠시 부산이었던 때도 있었다. 부산을 사랑하는 민속학자 유승훈. 그가 소개하는 부산이 겪어온 파란만장한 이야기보따리 〈부산의 탄생〉은 모두 3부로 구성돼 현대, 근대, 조선의 부산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정치, 경제, 문화를 종횡무진하는 다채로운 이야기에 실감 나는 사진들이 더해져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생생함’과 ‘진짜’ 부산을 만난다. 민속학자 유승훈 ‘파란만장’ 부산 얘기 현대·근대·조선 등 모두 3부로 구성 6·25전쟁 때 3년간 임시수도 큰 역할 근대 조선 관문 기능 등 생생하게 소개 저자는 먼저 현대 부산을 소환한다. 그 지점은 6·25 전쟁이다. 한국전쟁 시절 부산은 대한민국이 절벽으로 추락하기 직전의 ‘막다른 최전선’이었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 했던 6·25 전쟁이 터지자 이승만 정부는 빗속을 뚫고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내려와 부산을 임시수도로 공포했다. 부산이 3년 가까이 대한